생각하는 그 남자를 생각한다제1185호 양천구 목2동 505번지, B02호 반지하에 틀어박혀 오랫동안 생각 중인 남자가 있다. 생각은 오로지 ‘그 일’에 머물러 있다. ‘그 일’이 벌어진 ‘그날’의 자신을 이해할 수 없어서, 남자는 단순한 삶을 살고자 결심했다. 가구도 조명도 없앤, 텅 빈 거나 마찬가지인 집에서 생각을 이어가느라 종일 앉아...
장애의 문턱 깎는 기술제1184호 “신은 인간에게 먹거리를 보냈고, 악마는 요리사를 보냈다.”(톨스토이) 음식의 유혹은 요리에서 발원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악마는 누구에게나 유혹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시각장애인이나 저시력자에게 요리는 또 다른 문턱이다. 요리나 TV 보기, 책 읽기 같은 평범한 일상도 저시력자에겐 녹록지 않은 일이다....
곰의 편에 설 때제1184호때는 2040년. 북극의 얼음이 거의 녹아버린 ‘대해빙’을 겪은 뒤, 영국엔 콜레라가 창궐한다. 황폐한 땅에 남은 동물이라곤 다람쥐와 쥐·비둘기뿐이다. 강과 개천은 병균으로 오염됐다. 몸을 씻기는커녕 마실 물조차 없다. 사람들은 오염된 물에 표백제를 섞고 끓여 수증기만 모아 입술을 축인다. 상류...
비타협주의자와 안전제일주의자의 빅피처제1184호 “나 술 끊을 거야. 살이 너무 쪘어. 다시는 술 안 마실 테니 그리 알아.” 지난 토요일 오전, 와잎이 선언했다. 난 내 귀를 의심했다. 제정신이니? 아직 술 안 깼니? 그렇다고 하더라도 와잎을 안 지 20여 년, 금주 선언은 처음(이라 쓰려니까 살짝 불안한 것도 사실)이었다....
콩가루의 추석제1184호 추석이든 설날이든 명절 때 나는 아무 데도 안 간다. 친정도 없고 시댁도 없기 때문이다. 명절에 차례도 안 지내고 함께 모이지도 않는 집안을 ‘콩가루 집안’이라 한다면 나는 콩가루 집안 출신의 콩가루다. 이런 내 사정을 아는 사람들, 특히 또래 여성들은 나를 얼마나 부러워하는지 모른다. 콩가루에...
칼바람 이겨낸 건 ‘아재놀이’ 덕분?제1184호 텐트 안은 생각보다 따뜻했다. 가을답지 않게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다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이었다. 더구나 제주시 조천읍 산턱에 있는 ‘교래자연휴양림’은 숲으로 둘러싸여 한여름에도 서늘하다고 알려진 곳이다. 저렴한 가격에 더운물도 콸콸 하필 우리가 가을 캠핑을 떠난 10월12일은 오후까지...
이 바다에 나와 게, 보말만 남았다제1184호 대도시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것치곤 낚시에 조금 일찍 입문했다. 중학교 1학년 때, 같은 반 친구가 대전 갑천에서 낚시를 한다고 했다. 그에게 장비 가격대와 낚시점 위치를 물어보곤 바로 장비를 갖췄다. 나만의 포인트를 찾았다. 충남 논산시 벌곡면 대둔산 줄기에 맞닿은 하천가였다. 얕은 물과 깊은 물이 ...
왔노라, 먹었노라, 낚였노라제1184호낚시 열풍이 심상찮다. 최근 연안을 중심으로 바다낚시를 즐기는 이가 부쩍 늘고 있다. 제주는 무늬오징어 낚시꾼들의 성지로 소문이 나며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낚시 전문잡지들이 앞다퉈 제주 무늬오징어 낚시를 표지이야기로 내세우는 배경이다. 가짜 미끼인 ‘루어’를 이용해 고기를 낚는 무늬오징어 낚시는 지…
‘싱글맘의 날’을 아시나요제1184호 지난 9월 미혼모 단체 ‘인트리’에서 개최한 좌담회에 참석했다. 미혼부모 연구를 진행하는 일본 도요대 교수와 우리나라 미혼모들이 만나는 자리였다. 이곳에서 미혼모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한 미혼모는 아이의 생부가 양육비 지급은 않고 면접교섭권을 수시로 행사하는 현실을 개탄했다. 빼앗듯이 아이…
네가 없으면 우리가 아니야제1184호 미국 하드록 밴드 미스터빅(MR. BIG)의 드러머 팻 토피가 무대 중앙 드럼 세트로 올라선 순간, 1500여 관객은 우레 같은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다. 드러머가 단지 드럼 앞에 앉았을 뿐인데, 사람들은 왜 그토록 열광했을까? 고등학교 시절 무척 좋아했지만, 언젠가부터 잊어버린 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