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손에 꺾인 비운의 ‘혁명가’제1189호 김한(金翰)이 출옥했다. 일본 도쿄 도요타마형무소에서 형기를 모두 마치고 옥문을 나섰다. 1927년 4월24일이었다.① 41살, 장년기에 접어드는 연령이었다. 이 형무소는 도쿄 서북쪽 교외에 있는 신설 형무소였다. 주로 사상범을 가두는 것으로 유명했다. 체포된 때가 1923년 1월28...
신라는 삼국을 통일했는가제1189호 우리 역사에 대한 한국 사학계의 미화와 과장, 혹은 왜곡의 대표적 사례는 ‘신라인들이 삼국을 통일했다고 자부했다’는 믿음이다. 신라의 삼국 통일은 정설이다. 모든 한국사 교과서에도 그리 적혀 있다. 물론 신라의 삼국 통일을 반박하는 학자가 소수이지만 있다. 이들조차 ‘신라인들이 삼국을 통일했다고 ...
대안 콘텐츠 탄생? 또 다른 열정페이?제1189호 JTBC 주말 예능 <전체관람가>가 정확히 어떤 프로그램인지를 설명하자면 얘기가 길어진다. 프로그램 소개글도 좀 장황하다. 공식 누리집에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대중매체인 영화와 방송”이 만난 “최초의 콜라보 블록버스터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쓰여 있다. 구태...
남 탓하다 날샌 게임업계제1189호 1999년부터 신문사에서 게임을 담당했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를 발판으로 PC방이 당구장을 대체하던 때였다. 일간지에 게임 지면이 생겼는데, 나보고 그 면을 채우라고 했다. 덕분에 낮에는 테헤란로, 밤에는 신림동 PC방에서 온라인게임 초창기를 목격했다. ‘초고속통신망’의 ...
<두 어른> 외 신간 소개제1188호두 어른 백기완·문정현 지음, 오마이북 펴냄, 1만5천원 ‘일’이 터질 때마다, 이 어른들은 백발을 휘날리며 등장한다. ‘늙지 않는 패기의 투사’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과 ‘길 위의 신부’ 문정현. 두 사람이 비정규직 노동자 쉼터 ‘꿀잠’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 나눈 대담을 엮어 책으로 ...
꽃보다 장작제1188호북유럽 사람들에게 나무는 특별하다. 그들은 거대한 물푸레나무 위그드라실의 가지가 세상을 감싸고 여기에서 최초의 인간이 생겨났다는 창조 신화를 갖고 있다. 영하 20℃는 예사로운 이들에게 나무는 폭풍 등의 자연재해로 전력 공급이 중단됐을 때 버틸 수 있는 생존의 보루이기도 하다. 노르웨이의 한 시인은 “갓 벤 …
벌의 멸종, 인류의 멸망제1188호 벌이 우리 주변에서 사라진다는 건 아직 먼 미래의 일일 것이다. 하지만 몇 해 전 국내 토종벌 농가의 90%를 싹쓸이했던 낭충봉아부패병(애벌레가 썩어서 죽는 병)은 양봉 농가에 공포의 대상이었다. 엄혹한 겨울과 전염병 탓에 한 해를 건강히 넘기는 여왕벌의 존재는 예전보다 더 귀해졌다. 벌과 수분(종자식물에서...
천기저귀 쓰는 게 사치인 나라제1188호 아내가 빨래를 개다 깜빡 졸았다. 얼마 전 천기저귀를 사용하면서 빨래양이 곱절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수북이 쌓인 천들을 앞에 두고 노곤한 몸으로 한 장씩 개다보니 졸음이 쏟아진 모양이다. 생후 8개월에 접어든 도담이가 기어다니면서 우리 손도 덩달아 분주해졌는데, 기저귀를 일회용에서 천으로 바꾼 게 괜한...
물휘파람 사커와 페인트 산낙지제1188호 아들아. 아비 얼굴에 발 올려놓고 잘도 자는 무심한 사커야. 아비 얼굴이 축구공처럼 둥글기로서니 발로 차면 쓰나. 그나저나 축구하고 와서 샤워하는 거 같더니만 발은 안 씻었느냐. 술기운인지 족기운인지 무지 혼곤하구나. 네가 태어났을 때 엄마 아빠는 널 어찌 안아야 하는지 안절부절못했다. 네게 세상...
블록체인의 두 얼굴제1188호 블록체인은 혁명이다. 블록체인은 ‘플랫폼’의 존재 이유에 근본적 의문을 제기한다. 서비스와 재화를 매개하는 플랫폼을 건너뛰고, 개인끼리 직접 거래(P2P)하자고 말한다. 개인 간 거래 증명은 블록체인 알고리즘이 맡는다. 이 시스템을 돌리는 데는 거대한 컴퓨팅 자원이 들어간다. 슈퍼컴퓨터나 서버 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