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를 개조하라 삶을 개조하라제990호우리에게 집이란 무엇인가? 투기꾼에게는 재테크의 수단이자 신분 상승의 사다리고, 유부남에게는 한번 나오면 들어가기 싫은 ‘집구석’이며, 주부들에겐 하면 표 안 나고 안 하면 표 나는 지긋지긋한 살림터인 집은, 1인 가구에겐 잠만 자는 ‘자취방’이거나 적막한 공간일 뿐이다. 결국 도시생활자에게 집이란 육신...
잔치는 아직 시작도 못해본제989호서른, 잔치는 아직 시작도 못해봤다. “정신병원에 있는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약해서 상처받기 쉬워. 굳이 남들보다 열심히 살 이유를 못 느끼지. 멋지지 않니? 부양해야 할 가족도 없고, 미래에 대한 기대도 없어. 나랑 비슷한 것 같아.” -<창피해> 중 김꽃비의 대사 최근 개봉...
“진정한 잉여가 가상 잉여를 만들어냈다”제989호-왜 ‘자발적으로 순응하는 사람들’을 주목하게 되었나. 지난 대선에서 사람들이 개인적 좌절에 빠져드는 것을 많이 봤다. 이명박 정부 때는 사람들이 약간 짜증스럽게 회피하는 식이었다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사람들이 이 선거를 개인화하는 게 흥미로웠다. 그게 일종의 기폭제가 되었고 공저자인 김은산 선생과 ...
어른이 되지 못한 어른들의 시대제989호드라마 <미래의 선택> 주인공 나미래(윤은혜)의 미래는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방송작가를 꿈꾸지만 특출한 구석이 없다. 꿈만 꾸고 별다른 준비도 없이 세월을 보내다 막내 작가로 들어가기 민망할 만큼 나이만 먹었다. 대기업 콜센터 계약직 사원으로 일하던 32살 나미래는, 시도 때도 없이 전화...
무엇을 하자, 무엇도 하지 말자제988호수능은 끝났으나 세상은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세상과의 만남은 이제 시작이다. 고등학교 3학년, 아니 19살들이 모여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작업장 학교 하자센터가 기획한 자리다. 30명의 스프링캠프 참가자를 몸으로 이끄는 청년 멘토도 함께했다. 지난 11월19일 오후 2시, 서울 영등...
자격 없는 예술가들의 ‘자격’제987호서로에게 기대는 자, 기대하는 자, 기다려주는 자. ‘네시이십분’은 그런 모임이다. 예술하는 젊은 친구들이 모였다. 예술하는, 어감이 묘하다. 문화작업자가 낫겠다. ‘기억발전소’라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숨결, ‘네시이십분’이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준과 은(준은 노래와 시를 만들고 은은 블로그에 ...
추억은 비싸지 않다제986호“여행자로는 프로니까요.” 지난 11월4일 서울 홍익대 인근 연남동, ‘꿈꾸는 고래’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이선용씨는 “제가 정말 숙소는 잘 골라요”라며 웃었다. 30개국을 여행하며 익힌 숙소 고르는 노하우를 자신이 만든 게스트하우스에 녹였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치밀하게 검색하고. 여행을 떠나...
응답하라, 고통 없는 청춘의 연애여제985호잊고도 살 만한 이야기는 편안하다. 잊었다가 다시 생각나면, 아련하다. 어떤 노래로, 어떤 영화로, 어떤 인물로 문득 생각나는 시절. 지독한 그리움보다는 문득 스치는 아련함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의 tvN 주말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는...
짐 안 되는 집, 작지만 넓은제984호취재 중 어느 여행자에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여행을 하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물건에 옥죄어 사는지 경험할 수 있다. 여행 가방 하나면 충분한 삶인 것을 우리는 매일 왜 그렇게 많은 것들을 짊어지고 살아야 하나.” 스몰하우스 운동에 관한 책 <작은 집을 권하다>(책읽는수요일 펴냄...
세상의 노라들을 응원하노라제983호대문이 덜커덕, 하고 잠기는 소리가 나더니 막이 내린다. 하지만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저는 하나의 인간이에요, 당신과 똑같은. 그렇지 않다면 저는 최소한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어요”라고 외치고 나간 이 여인은 남편 헬메르에게 ‘종달새’로 불리며 인형 취급을 받던 노라다. 허위와 위선의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