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특별한 날, 한 편의 ‘시’가 된, 도시‘락’제963호흔한 김밥 도시락은 재미가 없다. 달걀말이 반찬도 진 부하다. 급식 세대 이전에 학창시절을 보낸 도시락 세대 를 중심으로 도시락 트렌드가 다시 쓰이고 있다. 대형 서 점에는 세상의 반찬 가짓수만큼이나 많은 도시락 책들 이 진열돼 있다. 요리책 코너에 따로 마련된 도시락 섹션 에는 상황·메뉴별로 도시락 책이 빽빽...
인생은 미생이더라제962호 ‘내게 허락된 불빛이…. 그런 게 있을까, 내게.’ 2012년 초, 고졸 출신 20대 청년 장그래는 서울의 빌딩숲 야경을 내려다보며 이렇게 읊조렸다. 국내 굴지의 종합상사 ‘원인터내셔널’ 낙하산 인턴으로 출근하기 전날 밤이었다. 바둑 신동이던 그는 11살 때부터 7년간 한국기원 ...
얘들아, 섹스 쫌 이야기하자제961호그들을 만나기 전에 떠오른 산울림 노래가 있다. “내가 고백을 하면 아마 놀랄 거야~ 깜짝 놀랄 거야~.” 그렇게 놀라지 않을까. 무려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이라니 말이다. 줄여서 ‘대리인’이라고 부르는 모임의 10대들을 두 번 만났다. 지난 5월7일 서울 종로에서 쥬리(18)·윤희(18)·이응(1...
“A의 애인은 남성 비청소년, 나의 X는 여성청소년”제961호기자는 “충격적”이라고 하지 못해 “새롭다”고 에둘러 말했고, 그들은 “새롭게 보일 수는 있지만,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들의 일상이란 것이다.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대리인)은 지난 4월부터 ‘나는 처녀가 아니다- 청소년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발칙한 페이스 선언’ 운동을 벌였다. 5월8일까지 2…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제960호<파이 이야기>의 작가 얀 마텔은 2007년 4월부터 2011년 2월까지, 47개월간 자국 캐나다의 총리 스티븐 하퍼에게 편지를 보냈다. <기네스북>을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으로 꼽는 총리에게 얀 마텔은 가장 작가적이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문화예술과 고요한 ...
슬프고 따뜻한 독신의 식탁제959호“밥은 슬프고 따뜻하고 존엄하고 비루하다. 밥이라는 주어는 어떤 술어든 다 수용할 수 있다. 그만큼 밥은 전체 또는 삶”이라고 정끝별 시인이 썼다. 올 초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가족구조와 주거특성 변화’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의 비중은 2012년 기준 25.3%다. 네 집 건너 한 가구씩 혼자...
‘길티플레저’ 알랑가 몰라제958호“당신이 오늘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줄 수 있다.” 1825년 <미식예찬>을 써서 미식문화의 원류가 된 프랑스인 브리야사바랭은 그렇게 말했다. 오늘날, 우리는 이렇게 빗대 말할 수 있겠다. “당신이 오늘 무엇을 보았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겁없이 ‘남장여자’를 찾아서제957호여성국극에 대한 첫인상은 강렬함이었다. 낡은 잡지 속, 남자인지 여자인지 성별조차 모호한 인물들이 짙은 화장과 화려한 전통복장을 한 채, 그윽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사진은 나의 마음속에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켰다. 남장여자? 여성국극? 1950년대? 대체 이건 뭐지? 이렇게 흥미진진한 소재...
누구나 날 수 있다, 싸게제956호누구는 그걸 ‘만우절 이벤트’라 불렀지만, 혹시나 하는 이들은 역시나 몰려들었다. 만우절 다음날인 4월2일 새벽 1시, ‘Free Seat’(공짜 항공표)란 이름을 단 에어아시아 프로모션이 시작됐다. 인터넷 접속 속도가 빠른 동네 PC방에 정좌하고 에어아시아 홈페이지(airasia.c...
여성의 생애가 지닌 서사의 힘제955호“형님 형님 사촌 형님 시집살이 어떱디까/ 이애 이애 그 말 마라 시집살이 개집살이/ 앞밭에는 당추 심고 뒷밭에는 고추 심어/ 고추 당추 맵다 해도 시집살이 더 맵더라.” 시집살이의 고단함을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 이 민요는 경북 경산 지방 부녀자들에게 구전되는 <시집살이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