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처월드’제933호 “동생이 갖고 싶다던 푸들이 너다. 잡종인 줄 알면서도 사줬다. 그런데 왜 주인보고 짖는 것이냐.” 드라마 <추적자>에서 전노민(서영욱 역)은 김상중(강동윤 역)에게 이렇게 말한다. 어디서 많이 듣던 대사다. 15년 전 영화 <올가미>에서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남자’ 레벨업, 남자잡지 전성시대제932호 “카우보이 벨트는 멀쩡한 사람도 우스꽝스럽게 만든다. 제발 카우보이에게 양보하라. 번쩍이는 금목걸이와 장교 반지 또한 아저씨의 상징.”('긱' 10월호) 아저씨의 상징을 버릴 줄 아는 남자라면 레벨1. “깊게 팬 주름과 희끗한 머리가 ‘연륜의 미’를 상징함을 부정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번데...
20대의 性, 잘 하고 있습니까?제931호 “라면 먹고 갈래.” 이 말에 이렇게나 많은 뜻이 있는 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그러니깐 결론은, 여자들도 이 사실을 다 알고 있는 거죠? 그렇죠? →댓글1: 안 그런 경우도 많아요. 오판으로 전자발찌 차는 일 없도록 주의 요망. 썸녀가 컴퓨터 고장났다고 해서 자취방을 방문...
아우성 무성한 耳 트위터 대나무숲제930호무엇이든 손만 대면 황금으로 만들어버리는 비극의 왕 미다스에게는 또 하나 치명적인 점이 있었다. 그의 귀는 당나귀 귀처럼 길게 늘어져 있었다. 미다스왕은 모자로 귀를 가리고 다녔지만 자신의 이발사에게만은 이를 숨길 수 없었다. 미다스는 이발사에게 이 사실을 남들에게 알렸다가는 사형을 당할 것이라고 말했고, …
‘쿨’하고 ‘프리’한 유부남들의 귀환제929호처음 이 회사에 들어와 일하며 나에겐 세 가지 소원이 있었다. 첫째는 거성 박명수의 흑채를 진짜 홈쇼핑에서 팔아보는 것. 둘째, 사업가이자 패션계의 이단아 노홍철의 신기한 ‘아템’들과 독특한 ‘빠숑’ 세계를 방송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뭐가 될진 모르겠지만 일단 무조건 UV를 방송에 출연시키는 것. 사실 내 …
광장의 외침보다 동네에서 수다를제928호 주부 강세정(34)씨는 요즘 카카오스토리에 심취해 있다. 5살 난 아들을 키우는 그는 그전에는 싸이월드를 자주 찾았다. 쌓이는 아이 사진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정리도 할 겸, 자주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과 말도 섞을 겸 해서다. 지난 4월부터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사진과 글은 93건. 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
유진상가, 비루하고 데데한 유신 건축물의 비애제927호 유진상가는 서울 서북권역의 교통 요충인 홍은동 네거리에 있다. 폭 50m의 입면부는 통일로와 면하고, 5층 높이의 상자형 몸체가 세검정길을 따라 200m 남짓 이어진다. 1970년 지어졌으니 햇수로 42. 사람이라면 불혹의 완숙함이 느껴질 법한 나이지만 이곳을 감도는 건 쇠진과 몰락의 기운...
지옥으로 가는 스쿨버스제926호 부모 세대는 학교를 ‘닫힌 교문’으로, ‘죽은 시인의 사회’로 기억한다. 지금 아이들은 학교를 ‘정글’이라 부른다. 야생성도 자생력도 잃은 아이들이 배회하는 폭력과 경쟁의 정글이다. 학원폭력과 집단괴롭힘, 자살 문제로 얼룩진 학교를 적나라하게 그린 영화들이 관객을 찾았다. 미국에서 만들어졌지만 ...
캠핑 카페, 캠핑으로 가는 정거장제925호 게으른 자에게 도시에서의 여름은 고역이다. 설령 휴가가 찾아왔다 하더라도 떠날 엄두를 내지 못하고 고민만 하다 어영부영 찜통더위에 익어버리게 마련이다. 부지런한 자에게도 도시에서의 여름은 고역이다. 시원하고 공기 맑던 휴가지에서의 달콤한 추억이 자꾸만 일상을 방해한다.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 개울가에 텐트…
1994년, 그해 여름은 뜨거웠네제924호 태양이 펄펄 끓는다. 비도 오지 않는 2012년의 무더위는 두고두고 1994년과 비교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1994년의 압승이다. 38.4℃라는 1994년 7월24일 서울 최고기온은 아직 경신되지 않았다. 우리는 그해 여름을 무엇으로 견뎠나. 당시 더위에 취약한 도시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