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잡지, 소리없이 분주한제903호 <칼방귀> <에로에로> <당신의 속셈학원> <록셔리> <도미노> <헤드에이크(두통)>… 제목조차 잡스럽다. 개성 있는 이름으로 존재 가치를 주장하는 독립잡지들이다. 그런데 최근 독립...
언니가 돌아왔다제902호 이효리의 탄생 이효리에 대한 우리의 이야기는 종종 어떤 장면들에서 출발하기 마련이다. 전역일을 얼마 남기지 않은 선임병이 나를 포함한 12명의 중대원을 집합시켰다. 그리고 이미 퇴근하고 비어 있는 중대장실의 문을 열어젖혔다. 지금부터 전투력 향상을 위한 정신교육 자료 ...
돌아온 3040, 젊음의 행진제901호 “마음은 그곳을 달려가고 있지만 가슴이 떨려오네.” 비트가 빨라진다. 20년 전처럼 가슴은 떨리지 않지만 대신 심장이 뛴다. 음악이 무지막지한 수준의 데시벨로 고막을 울려대고 엉덩이를 두드리는 덕분이다. 옆 테이블의 사람들은 벌써 흔들기 시작했다. 이상우의 ‘피노키오춤’이 저렇게 박자가 빠른 줄 예전엔 몰…
나의 스마트 컨슈머 은퇴기제900호 돈만 벌어서는 안 된다. 월급만으로는 전셋값 따라가기 어려운 직장인을 지배하는 강박이다. 정확히 10년 전 ‘10억원 만들기’로 시작한 재테크 유행은 지금 ‘스마트 컨슈머’를 향해 숨차게 달리고 있다. 요즘 화두는 ‘현명한 소비’다. 재테크 동호회는 신용카드 서비스와 할인 내역을 비교하는 정보로 넘쳐...
저 치밀한 농담과 장난을 처벌하라제899호 ‘북한을 사랑한 남자’ ‘대한민국을 증오한 남자’, 박정근은 사진사다. 1988년 3월 서울 종로에서 태어났다. 2012년 1월31일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북한 체제를 찬양·고무했다는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24살짜리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달콤 쌉싸름한 윈도 초콜릿의 세계제898호 고백하건대 기자는 단것을 싫어한다. 해마다 돌아오는 무슨무슨 ‘데이’가 특별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그건 아내도 마찬가지여서, 연애할 때부터 그런 날에는 초콜릿 대신 삼겹살이나 곱창을 구우며 서로의 빈 잔에 소주를 부어주곤 했다. 그런데 초콜릿을 취재하고, 또 기사를 써야 한다니! 황망한 일이다. 동네 편의…
정체불명이라 더 재미있네제897호 이것은 다큐멘터리인가 예능인가. ‘다큐멘터리 시트콤’을 표방한 문화방송 파일럿 프로그램 <미래소년 코드박>은 뜻밖의 수확임이 분명해 보인다. 스튜디오 토크쇼와 시트콤, 시민과 전문가의 진지하고도 생생한 인터뷰를 버무렸다. 다큐멘터리의 형식과 문법을 빌려온 기존의 ‘페이크 다큐멘터리’(모큐...
살아 있는 시체들, 죽지도 않고 또 왔네제896호 “집단으로 대응하라. 규율을 지켜라. 경계를 늦추지 마라. 가이드를 활용하라. 기지를 설치하고 후방 지원을 확보하라. 일광 시간을 이용하라. 탈출로를 준비하라. 적이 제 발로 다가오게 하라. 노크는 필수 예절이다. 철저히 소탕하라. 교신을 유지하라… 단독 행동을 삼가라.” 죽어도 죽지 않은...
19세 미만 청소년들은 보지 마시오제895호 2008년부터 인터넷 포털 사이트 야후코리아에서 <열혈초등학교>를 연재해온 귀귀 작가는 애초 “작가는 만화로 말하는 게 맞다”며 “연재 중인 <열혈초등학교>에서 내 생각을 밝히고 독자와 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1월10일 갑작스럽게 야후코리아가 ...
검열을 중단하라제895호 수십 년 전 어린이날과 청소년의 날이 돌아오면 불량식품과 만화를 함께 쌓아두고 화형식을 벌이는 행사가 열렸다. 만화가들은 일부 폭력적인 장면을 묘사하는 웹툰을 두고 시작된 최근의 논란이 웹툰 전체에 대한 단속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한다. 좀체 움직이지 않던 만화가들은 귀귀 작가의 연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