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같은 만화를 바라나요?제895호 심의는 표현의 자유와 항상 긴장관계에 있어야 한다. 심의가 쉽게 이기는 사회는 불안하다. 소란을 피하려고 만화가들이 예의 바르고 도덕적인 모범생만을 묘사한다면? 교과서와 다름없는 만화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상상력의 유쾌함도, 발랄함도, 때론 황당함도, 그를 통한 카타르시스도 모두 거세된 교과서....
이것은 문제적 만화입니까?제895호 학교 폭력의 책임을 인터넷 연재만화(웹툰)에 묻는 것에 대한 논란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월6일과 7일 <문화일보>와 <조선일보>는 “왕따와 동급생 폭행 장면 등을 희화화하는 폭력적 성향의 웹툰이 학원 폭력을 부추기고 있다”며 “폭력을 가르칠 우려가 ...
‘슈퍼을’들이 사는 방법제894호 낮에는 “회사와 함께 장렬하게 소멸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라고 외치고, 밤에는 “나는 예전엔 좀더 괜찮은 사람이었던 것 같아. 꿈이랄 게 없어. 잘 먹고 잘 사는 게 내 꿈일까”(<뮤지컬 )라고 한탄한다. 면접 볼 땐 “내가 어떤 일을 얼마큼 잘할...
부조리한 현실에 쫄지 마제893호 정지영 감독의 오랜만의 연출 복귀작인 <부러진 화살>의 진짜 힘은 영화를 보고 나면 실제 사건의 전후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좀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거꾸로 말하면 영화 속에서 문성근이 연기하는 판사가 잘 쓰는 말대로 ‘실체적 사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알려주는 데는 ...
살아 있는 집에 살다제891호 지금이야 집값이 강을 따라 나뉘지만 예전엔 한데 섞여 있었나 보다. 차 한 대 지나기 어려운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좁은 골목길엔 큰 집과 작은 집이 엮여 있다. 꼬불한 길을 지나 더 좁은 골목 안쪽, 들창이 커다란 집이 눈에 꽂힌다. 69.2㎡(21평)의 좁은 땅에 지은 36....
풍자를 말하는 자 죄 없으니…제890호 “풍자하되 조롱하지 않겠다.” 케이블채널 TvN의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코리아>(SNLK·Saturday Night Live KOREA)의 각본과 연출을 맡으며 시사풍자 코미디쇼에 도전한 영화감독 장진의 포부다. 학비를 벌려고 SBS 예능 프로...
작은 집이 좋다제889호 큰 집이 버거워졌다. 서울 마포의 한 부동산에는 최근 일주일 사이 ‘평수를 줄여 이사갈 수 있겠느냐’는 문의가 3건 있었다고 한다. 서울 뉴타운 지역에는 기존 대형 평형을 중소형으로 바꾸는 평형 조정 바람이 번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은퇴한 세대가 늘자 나타난 현상이다. 게다가 1...
종이 울리고 여자는 주먹을 날렸다제888호 경기가 시작되기 전 링은 아직 조용했다. 지상에서 높이 1m, 로프 4가닥으로 둘러진 25㎡ 사각지대를 링이라 부른다. 링에서 난타전이 벌어질 때 사람은 존재가 아니라 힘이다. 그러나 ‘한국 아마추어 복싱 국가선발전’을 이틀 앞둔 11월16일, 선수들은 아직 링 밖에 있었다. 1...
내 사랑 내 칫솔 내 곁에제888호 1997년 대선이 처참하게 끝난 이후 모두가 진보정당 건설을 외면했다. 권영길 당시 민주노총 위원장만이 진보정당 건설에 앞장설 각오를 밝히고 있었다. 겨우 15명 안팎의 사람들만 그의 주변에 남았다. 사람은 없고 할 일은 많은 탓에 나에게는 언론부장, 조직부장, 학생사업단장, 청년실업운동본부 상황...
만화 살롱으로 초대합니다제887호 “저는 시골 출신이라 어릴 때 만화를 주로 담 밑에서 친구들과 봤어요. 집에서 한 권씩 빼돌려서 친구들과 숨가쁘게 돌려 읽으며 ‘야 빨리 봐’ ‘그다음엔 어떻게 됐대?’ 그러면서요. 함께 만화를 볼 때의 정서적 유대감을 요즘 아이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만화가 김홍모(40)씨는 역시 만화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