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들을 더 미치게 할 것인가제923호 그것은 순례길이었다. 7월27일 금요일, 오전부터 지독한 뙤약볕이 내리쬐었다. 바람 한 점 불지 않았다. 공기는 숨 쉴 틈 없는 열기로 조밀하게 채워졌다. 그런 진공관 같은 공간을 걷는 이들이 있었다. 교통 표지판에서 ‘지산리조트’라는 글자가 보이는 순간부터, 길은 그러기를 작정이라도 한 듯 막히기 시작했다....
‘록페’에 서는 밴드의 자세제923호 글 김인수(밴드 ‘크라잉넛’) 놀지 않는 록페스티벌(이하 록페), 상상도 할 수 없다. 록페에서는 정말 모두가 ‘놀고 있다’. 관객도, 밴드도, 기획하는 제작진들까지도. 이번 지산에서 한국의 뮤지션들은 들국화의 공연에 와서 합창하고 리암은 스톤 로지스가 공연할때 춤을 추고, 픽시스가 공연했던...
‘록 스피릿’ 없는 록 페스티벌제923호 글 무키무키 (밴드 ‘무키무키 만만수’) 음악 하는 연예인을 보고 싶다면 이효리와 정재영이 진행하는 SBS <유&아이> 방청석 티켓을 구해 애인과 보러 가면 된다. 거기엔 시원한 에어컨도 나온다. 멋지게 꾸미고 춤을 추고 싶다면 서울 ...
마침내 ‘26년’을 보았다제922호 7월21일 오후 3시, 햇볕은 사나운 기세를 떨치고 있었다. 혹독한 더위였다. 대전시 산성치안센터 안은 더욱 그랬다. 카메라만으로 꽉 차는 좁은 파출소에서는 12월22일 한겨울의 장면을 촬영 중이었다. “컷!” 사인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배우 한혜진과 이상훈이 두꺼운 외투와 털옷을 입은 채 난롯...
이 식당의 주인이 누구더라?제920호 집밥이 집을 나갔다. 국민 건강·영양 조사를 보면, 2010년 우리나라 사람들의 16%가 하루 1번은 밖에서 밥을 먹었다. 10대는 38%가, 20대는 43%가 매일 꼬박꼬박 외식을 한다. 집에서 밥 먹을 때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배달식이나 레토르트, 냉동식품 ...
아주 먼 곳에 예술가들이 산다제919호 “월정사. 그곳은 아주 먼 곳이다”라고 시인 고은은 썼다. 그곳에 가면 아무리 백치라도 지혜를 만나고 아무리 욕망이 많은 사람도 욕망을 죽인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도 했다. 서울에서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까지 200km를 좀 넘는 거리, 멀면 얼마나 멀다고. 멀다고 한 것은 오대산 탓이다. 출가의 다른 ...
춤추고 노래하는, 여기는 졸업할 수 없는 학교제918호‘SM타운 아이돌 종합선물세트’의 뚜껑이 열렸다. 6월21일 개봉한 영화 <아이 엠>은 SM 소속 7개 그룹 32명의 연예인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연습생이 무대에 서기까지’라는 부제가 강조한 바,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드라마적 다큐멘터리로 ...
f(x) 루나의 목소리를 구분하겠는가제918호 에프엑스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몇 년간 자사의 스타 그룹과 가수들의 신곡을 외국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채웠다.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보아 등의 신곡 크레디트를 보면 (주로 북유럽 계열의 성과 이름을 가진) 외국 작곡가들이 심심찮게 올라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완제품’, ...
굿바이, 야후 웹툰제917호 운명적 만남은 동네 서점에서 이뤄졌다. 도서관에 가려면 지하철로 집에서 다섯 정거장도 넘게 가야 했다. 집에는 교훈적인 내용으로 목을 죄는 위인전과 동화책만 빼곡했다. 그리하여, 1993년 11살 어린이 S는 동네 서점을 도서관 삼기로 했다. 만화잡지 <보물섬>과 &l...
이것은 드라마가 아니다?제916호 두 개의 세계가 있다. 당신이 지금 눈 뜨고 숨 쉬고 발 딛고 선 현실과 지금 바라보고 있는 모니터 뒤, 0과 1로 이뤄진 세계. 두 편의 드라마가 있다. 악에 받치는 현실을 좇는 SBS 월·화 드라마 <추적자>, 그리고 또 다른 세상, 사이버세계에서 감춰진 증거를 좇는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