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희망을 보았다제882호 다국적 거대 영화들 사이에서 작은 영화들은 마이너리티도, 아웃사이더도 아니었다. 지난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저예산 3D 입체영화 <물고기>, 초단기 제작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5천만원에 제작된 <로맨...
웰메이드 부산 영화의 힘제881호지역 영화는 사투리를 쓰는 인물이 나오고 지역 풍광이 그럴듯하게 나오는 영화가 아니다. 지역 영화란 지역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영화인들이 그 지역의 영화적 인프라를 활용해 제작한 영화를 가리킨다. 부산에서는 이런 영화를 ‘메이드 인 부산 영화’라 부른다. 창조적 작업을 위한 기반도시 매년 11월 말이면 ...
생각은 글로벌하게, 영화는 로컬하게제881호 “서울 노원구 공릉동, 월계동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나꼼수’에서 이 멘트가 웃긴 이유는 ‘화자의 꼼수’ 때문이다. 소선거구를 채택하는데다 지역감정마저 작동하는 한국의 정치인에게 지역 기반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으랴. 지역 기반은 영화에서도 중요하다. 선거판의 표심이나, 박스오피스의 티켓심이나 다르…
우리 동네 총각네 커피가게가 떴네제880호 ‘’ ‘손님’이라는 말에 왜 ‘님’이 붙는지 알았다. 보고 싶어서, 그리워서, 가버리는 뒷모습에 애가 타서 ‘님’이다. 9월28일 낮 12시30분. 점심시간이 벌써 절반은 지났는데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한켠에 서 있는 주황색 커피 트럭에는 사람 그림자도 비치지 않았다. 커피 트럭을 타고 전국...
담백하고 아름다운 독학의 시간제879호 “모두가 대학을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명문대 재학생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1993년생들의 대학입시 거부운동을 주도하는 ‘투명 가방끈들의 모임’의 요구 가운데 하나다. “입시가 배움 자체를 더럽혔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대로 배웠다면 재밌고 흥미로워서 배움...
활과 검으로 관객의 판타지를 겨누다제878호 강호에 칼 부딪는 소리가 요란하다. 영화 <최종병기 활>, 연극 <됴화만발>, 드라마 <무사 백동수> 등 무협물들이 각기 무공을 선보이고 있다. 기개도 드높다. 영화 <최종병기 활>은 지난 9월13일 개봉 35...
콘서트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다제877호 지난 8월30일 저녁 서울 홍익대 앞 가톨릭청년회관 1층 카페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테이블마다 수도복을 입은 사람들과 어린 아이, 나이 지긋한 사람들과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았다. 카페에 모인 사람이 100명이 넘어갈 즈음 작은 콘서트가 시작됐다. ‘평화를 말하다, 생명을 노래하다’는 ...
집회 현장에 흥겨운 난장을 벌이다제876호 요즘 집회는 신상 문화들이 뜨는 공간이다.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섞이는 곳이다. 인디밴드 허클베리핀, 브로콜리 너마저, 좋아서 하는 밴드 등의 퍼포먼스와 연주가 오랫동안 민중가수 자리를 지켜온 꽃다지, 연영석의 노래와 섞이고, 무키무키 만만수 같은 정체불명 ‘캐발랄’ 밴드들이 대학생 율동패들과 한자...
서울, 문화지도가 넓어진다제875호 연극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밴드 공연은 서울 마포구 홍익대 주변, 클래식 공연이나 뮤지컬은 서울 강남, 미술은 종로구 인사동이나 사간동이다. 문화예술은 장르별로 서울 안의 특정 지역에 ‘상징성’을 갖고 있다. 그만큼 공연장이나 전시장이 몰려 있고, 그 안에서 하나의 판이 만들어진다. 문화예술이 몰려...
마당을 나온 애니, 소중한 꿈을 꾸다제874호 <라이온 킹>에서 아버지 사자 무파사는 아들 심바에게 속삭였다. “네가 누구인지 기억하렴. 넌 나의 아들이란다. 그리고 진정한 왕이란다.” 그러나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 청둥오리 알을 품어 자기 새끼처럼 보호하고 키운 잎싹은 청둥오리 초록이에게 소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