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술의 향에 취하네제872호 한국은 ‘소맥 독재국’이다. 국세청에서 2010년 술 출고량을 조사해보니 맥주와 소주의 시장 비중이 77%다. 최근 막걸리 유행에 힘입어 막걸리 점유율이 12%를 차지했다지만 1990년대 막걸리가 11%였던 것을 생각해보면 20년 걸려 돌고 돌아 제자리인 셈이다. 배상면주가 배영호 사장...
록 페스티벌, 네 멋대로 해라제871호 1999년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이 열릴 때만 해도 사람들은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폭우로 공중분해된 공연이 한동안 비극적 악몽이자 오래된 향수처럼 회자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페스티벌이 2006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로 부활하고 다음해엔 비슷한 규모의 그랜드민트페스티벌이 시작...
물맛 찾아 여행을 떠나다제870호 윗입술을 적신다. 입을 다물면 아랫입술도 촉촉해진다. 혀끝에서 시작해 마치 파도가 밀려가듯 순식간에 입 안쪽까지 젖는다. 혀뿌리를 지나 목구멍을 넘어간다. 목구멍이라는 낭떠러지에서 끝도 없는 저 아래로 폭포가 쏟아지는 것처럼 식도를 타고 내려간다. 그러고 나면 이번엔 속에서부터 만족스러움을 알리는 짧은...
TOP밴드씨, 제 점수는요~제869호 ‘서바이벌·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서바이벌을 허하라!’ 현재 방송 중이거나 최근 2개월 전후로 종영했거나 방송 예정인 서바이벌·오디션 프로그램을 꼽아보니 15개나 된다.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댄싱 위드 더 스타> <우리들의 일밤-나는...
어쨌든 결론은 음악이다제868호 ‘밴드’가 대세다. 과장을 조금 보태서 ‘틀면’ 나온다. 한국방송의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 <톱(TOP)밴드>는 수백 팀의 밴드 중 단 하나의 밴드를 가려내느라 바쁘다. 각양각색의 밴드가 합격과 탈락 사이에서 울고 웃는다. 문화방송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원시인처럼 먹고 마시고 운동하라제867호 지난 10년간 다이어트를 멈추지 않았던 사람이 있다면 적어도 30가지의 다이어트 방법은 통달했으리라. 날씬한 몸에 대한 집착보다 더 무서운 것은 새로움에 대한 강박이다. 그런데 요즘 몸 만들기 시장에서 “더 이상 새로운 몸 만들기는 없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다이어트든, 근육이든 기본으로 ...
케이팝, 진단이 필요해제866호 2000년 2월 H.O.T가 중국 베이징에서 1만2천 명의 관객을 동원한 콘서트를 열었을 때, 2002년 3월 보아가 한국인 최초로 일본 오리콘 싱글차트 1위에 올랐을 때, 2002년 한국방송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욘사마’ 신드롬을 일으켰을 때, 2...
예술가들의 도시 탈출제865호 만화가는 요새 펜보다 호미를 자주 든다. 앞마당 작은 텃밭에서 만화가는 기르는 작물을 설명했다. 배추, 상추, 파, 호박은 기본이다. 캐모마일과 허브, 둥굴레도 있다. 그는 1990년대 초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식물은 도감으로 배웠다. 국화과에 속하는 캐모마일의 작은 꽃잎을 따서 ...
나의 레드 다이어리를 공개합니다제864호 1. 언제 어떤 상황에서 시작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2. 관련 지식을 제아무리 많이 알고 있다고 해도 막상 닥치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3. 가족이나 친구 등 도와줄 누군가를 찾게 된다. 4. 이게 정상인지 끝없이 의심하게 된다. 5. 그 시기가 지나면 죽을 때까지 ...
타인의 시선으로 쓴 한국 독후감제863호 “계급화되고 남성 중심적인 신유교 사회”(<미슐랭 그린가이드>), “사회적으로 어울리고 품위를 지키려면 눈치를 발달시켜 다른 사람들의 분위기를 알아채는 것이 필수”(<문 핸드북 사우스 코리아>), “잘 차려입어야 더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서울&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