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서울로 데려가주세요제1013호<무진기행>을 기억하는가. 서울에서 성악을 전공했지만 무진에서 교사로 일하며 남자들 앞에서 <목포의 눈물>을 성악풍으로 부르던 인숙은 서울에서 잠시 내려온 유부남 윤희중에게 “서울로 데려가달라”며 살갑게 안겼다. 인숙과 동침한 윤희중은 인숙을 서울로 데려갈 듯이 말했지만, 아내의 전보를 ...
인간이 인간인 이유제1012호 작가 기계가 있다면 나는 아직 데뷔를 하지 못한 시나리오작가다. 지난해 가을부터 드라마 기획사와 계약을 하고 16부작 스릴러 드라마를 쓰고 있는데, 전체 줄거리와 1~2부 대본까지 쓰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 3~4부를 쓰려고 하니 5번씩 고쳐쓴 이전까지의 작업이 애초에 잘못되었다는...
이방인, 두 개의 이름을 가진제1011호그들에게는 두 개의 이름이 있다. 남자의 본명(으로 추정되는 이름)은 전정식, 벨기에 이름은 융. 여자의 이름은 김명실, 그의 프랑스 이름은 세실이다. 1960~70년대에 국내 아동복지시설에서는 아이들을 입양 보내며 임의로 이름을 붙이곤 했다. 발견한 경찰관의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두 개의...
시와 소설이 숨어 있는 방제1009호갑작스레 큰 상실을 겪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길이 없다. “내 주변의 사람들은 아마도 곰곰이 생각하는 것 같다(어쩐지 그런 것 같다). 나의 슬픔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를. 하지만 한 사람이 직접 당한 슬픔의 타격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측정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이 우습고 말도 안 되는 시도).” 프랑스의...
불륜, 강남 부자의 속살을 드러내다제1008호홍보는 이것으로 하지만 사실은 저것을 말하고 싶은, 영화와 드라마는 많다. JTBC 월·화 미니시리즈 <밀회>는 ‘불륜’으로 홍보됐다. 마흔 살 여자와 스무 살 남자의 ‘불륜’, 시청자를 텔레비전 앞으로 일단 불러야 하니까 그렇다. 물론 거짓은 아니다. 엄연히 불륜이 있다. 음악대학을 ...
남자들, TV로 헤쳐 모여!제1007호<우정의 무대> 이후 처음이었다. TV 스피커에서 이렇게 낮고 굵은 방청객 함성이 터져나온 것은. “널~ 사랑해, 죽는 날까지” 플라워의 멤버 고유진이 남성들의 노래방 애창곡 1순위인 <엔드리스>(Endless)를 부르며 등장하자 방청객 250명이...
사회 갈등 돌아보고 배우 연기에 취하고제1006호보고 싶은 영화를 리스트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하필 그 영화가 빵빵한 배급사를 끼고 있지 못하거나, 마케팅 예산이 부족한 작은 영화였다면 어영부영하다 놓치기 십상이다. 영화계 안팎에서 활동하는 김봉석 대중문화평론가, 황진미 영화평론가, 김지현 시나리오작가가 극장에서 일찍 사라져 아쉬웠거나 작지만 힘을 내주…
〈씨, 베토벤〉을 구원해주소서제1006호바야흐로 한국 영화 전성기다. 1천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 1년에 두 편씩 나오고 지난해 한국 영화 관객만 1억2천만 명에 이르렀다. 명절에 영화를 함께 보는 것은 자연스런 가족 행사가 되었고, 40~50대 관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기존의 20대 위주 마케팅 전략에 일대 변화도 가져왔다. 하지...
이렇게 웃기면 앙~돼요, 돼요, 돼요제1005호토요일의 남자와 일요일의 여자가 있다. 일요일의 영희씨와 토요일의 민교씨는 요즘 눈에 띄는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다. 웃기기에 그리 완벽한 외모는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캐릭터에 몰입하는 순간, 보는 사람도 캐릭터에 빨려들고 만다. 서서히 쌓은 내공으로 은근한 주목을 받는 영희씨와 민교씨, ...
우리가 몰랐던 발리우드제1004호*영화 <런치박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인도에는 수많은 ‘왈라’들이 있다. 인도를 방문한 적이 있다면 만나지 않을 수 없었을,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개조한 인력거를 모는 릭샤왈라를 비롯해 길에서 인도 전통차 ‘차이’를 파는 차이왈라, 인도식 요구르트를 파는 라시왈라, 빨래공 도비왈라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