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와 삶을 이어 학생과 시민을 이어제1042호그곳에서 <한겨레21>을 읽었던 학생은 <한겨레21> 기자가 되어 그곳을 찾았다. ‘학문사상의 자유쟁취, 진보적 학문의 대중화’. 입구에 걸린 간판은 유구한 세월을 견디고 그곳에 있었다. 마치 잠깐 어딘가 여행을 하고 돌아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변하지 않았다. 입구를 열고...
길냥이 찍는 신문배달부 ‘찰카기 아저씨’제1041호“길동아!” 12월10일 아침 6시. 길고양이 사진가 김하연(44)씨가 집 나간 장자라도 만난 것처럼 ‘길동이’를 불렀다. 이날의 신문배달을 4분의 3쯤 마친 무렵이었다.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 한켠에 자리한 빌라에 신문을 넣고 나오는데 주차된 신문배달 오토바이 옆으로 길동이가 번쩍 나타났다. ...
시와 랩의 연결고리제1040호“저는 오늘 랩을 안 할 거예요.” 래퍼 키비(kebee)가 말했다. 시적인 가사, 감성적인 랩을 하는 뮤지션이면서 힙합 레이블 소울컴퍼니의 설립자였던 키비는 랩을 하는 대신 자신이 써온 글을 읽겠다고 했다. “평소에도 제가 살면서 느낀 이야기들을 랩으로 많이 써요. 셰인 코이잔의 &...
‘진지’보다 ‘재미’ 결국 만화 아닙니까!제1039호만화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직접 만화를 그려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현직 의사가 만화를 그리거나, 혹은 의사가 만화를 그리다 아예 직업을 만화 쪽으로 바꿨다면? 지난 11월26일 만화를 그리는 의사 만화가 3명을 동시에 만났다. 서로 연락은 하고 있었지만 그들도 10년 만에 모인다고 했다. 정민석 ...
할머니에게 배우는 ‘인생의 걸음마’제1038호‘꿈꾸는 할멈’ 김옥란(62)씨는 환갑에 블로그를 시작했다. ‘꿈꾸는 할멈’은 할멈이 직접 지은 블로그 이름이다. 요리선생으로 살아온 지 30년. 1만 개의 레시피가 관리를 맡긴 사람의 연락 두절로 다 사라졌다. 60여 년의 세월을 살아온 할멈은 화내는 건 뒷전이고 그 레시피를 복원해야겠다는 생각에 블로...
“난 영원히 욕먹는 사람이야”제1037호“제주도 자연이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제주도 부동산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게 씁쓸하다.” JTBC의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썰전>에서 허지웅이 한 말이다. 이효리를 비롯한 여러 뮤지션·배우·작가들이 제주도로 향하고 그에 따라 부동산 투자 열풍이 함께 부는 현상에 대한 이야기 중이...
머무름 없이 이어질 그의 따뜻한 당부제1036호뮤지션 시와는 음반을 내기 전에 작은 공연을 계속한다. 그녀의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인 곳에서 발표할 노래를 먼저 부른다. 그리고 당부한다. “이 노래를 음반으로 듣고 싶은 분들은 투자자가 되어주세요.” 그렇게 음반을 같이 만든 이들의 이름이 최근에 발표된 음반 <머무름 없이 이어지다>에 빼곡...
그를 이해해야 알 수 있는 ‘90년대 아이들’제1035호웹진 <웨이브> 후배들과 저녁을 먹고 있었다. 알림 설정을 해둔 뉴스 앱이 속보를 전송했다. ‘신해철 사망’이란 제목. 함께 있던 후배들도 말이 없었다. 심란하긴 했지만 심각한 건 아니었다. 그들과 헤어지고 5분도 지나지 않아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서울 마포구 당인리발전소 부근...
우리의 ‘영원한 마왕’제1035호2014년 10월27일 저녁 8시19분. 1990년대 대중문화 황금기의 한 축을 담당했고, 2014년까지 20여 년 동안 음악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건재했던, 그리고 체제에 곱게 순응하지 않았던 한 대중음악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신해철은 음악을 통해 늘 인생, 행복, ...
내가 만난 최초의 ‘자유인’, 그대에게 제1035호나는 그를 좋아했다. 그리고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한때이건, 지금까지이건 우리는 모두 그의 팬이었다. 추종적 수준에서 그를 섬기느냐, 아니면 그의 노래가 과하다고 하다가도 어떤 순간이 오면 그의 노래를 열창하느냐 정도의 차이였다. 모두 기억하니, 그 형이 깔리는 목소리로 새벽을 지배하던 때를.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