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입에 문 제비야, 날자 날자 날자꾸나제1059호누군가는 제비다방이 사라지는 순간을 상상하면서 쓸쓸한 노래를 만들었다. 제비다방에서 늘 불러왔던 노래를 다시 부르고, 힙합 비트 위에서 예술가의 고단한 밥벌이를 논하는 캐릭터도 있다. 그 밖에도 실패한 작업의 후일담부터 확고한 정치적 입장까지 이런저런 한담이 오고 간다. 최근 발매된 <제비다방 컴필레이션 ...
동성 파트너십, 봄바람은 불어도제1058호사이몬(47)과 노이(43)는 타이 방콕 시내 고급 주택가에 사는 게이 커플이다. 두 사람 모두 남부럽지 않은 직장에서 고수익을 올리는 이른바 ‘하이소’(Hi-Society·상류층)다. 영국에서 온 사이몬에게 물었다. 15년간 타이에 살면서 성소수자로서 차별을 느껴본 적이 ...
시간을 통과해 겨우 0점을 향하여제1057호30초 만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요즘 경기도 안산의 이웃들 얘기를 전하는 치유자(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혜신의 눈에 순식간에 눈물이 고였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울어선 안 된다. 지금 여기서 울음을 참고 전해야 할 말들이 있다. 호흡을 고르고, 그녀는 말해야 했다. 안산의 치유공간 ‘이웃’에서 만났던 이들의 깊…
오늘 참 하늘소 보기 좋은 날이다제1056호“곤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눈만 감아도 떠오르는 곤충이 있을 것이다. 어렸을 때는 눈을 감으면 장수풍뎅이가 수액에서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장면이 떠올랐고 조금 지나 본격적으로 곤충을 시작하게 되면서는 멋조롱박딱정벌레가 기어가는 모습을 떠올렸으며 하늘소에 미친 사람이 되면서는 눈을 감기…
우리동생이 생겼어요!제1055호“아프냐? 아프면 아프다고 왜 말을 못하는 거야!” 사랑하는 존재가 아픈데 얼마나 아픈지 몰라 답답한 이들이 있다. 자신을 그들의 “엄마” “아빠” “집사”로 부르는 사람들. “너도 아프냐?” “나도 아프다”. 드라마 주인공인 사람들 얘기만이 아니다. 반려동물이 아프면 반려인도 아프다. 반려인 진정은(37)씨는…
그들은 왜 부채춤을 추었을까?제1054호어쩐지 낯설지 않았다. 그렇게 놀랍지 않았다. 개신교(기독교) 신자들이 지난 3월7일 서울 광화문에서 마크 리퍼트 미국대사의 쾌유를 기원하는 예배를 하면서 북을 치고 부채춤을 췄다는 뉴스를 보고서 그다지 놀랍지 않았다. 이전에 비슷한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28일,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 시민위원...
지금, 그녀에게 한 것이 그들이 한 모든 짓이다제1053호“예쁜 필리핀 여자는 다 한국 남자들 차지지.” 보트에 탄 필리핀 남자는 그렇게 말했다. 2012년 12월, 필리핀 코론이었다. 마침 ‘예쁜’ 필리핀 여성과 한국인 남성 커플이 함께 보트에 있었다. 어여쁜 코론 앞바다, 그의 푸념은 엔진의 굉음에 가려 그들에겐 들리지 않았다. 장년의 필리핀 사내는 그리고 물었다. ...
평범한 이들을 위한 얕은 지식의 전당제1052호‘얕음’이 흠이 아닌 시대가 됐다. ‘얕은 지식’이라고 당당히 내세운 인문교양서가 선택받고 ‘우주에서 가장 얕다’는 콘셉트를 내세운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가 팔린다. 지금 ‘얕음’은 부담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접근성 측면에서 단점보다는 장점이 도드라진다. 반면 한없이 얕아도 될 것 같은 TV 예능프로그…
처세술 위한 TV 가이드제1052호일요일 밤, TV를 트니 한 채널에서 진보 논객으로 잘 알려진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인간 심리 현상에 대해 열심히 설명 중이다. 옆에는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 강용석 변호사가 그의 말을 받아칠 준비를 하고 있다. MBC 시사프로그램 의 한 장면이라 해도 믿을 법한 이 모습은 JTBC 토크쇼 &l...
책 문화 향기로운 그곳, 뉴욕 독립서점을 가다제1051호서점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왼쪽 구석자리에 개 한 마리가 앉아 있다. 거리엔 비가 많이 오고 있고 개에게서 비에 젖은 털 냄새가 난다. 쫓아낼 법도 한데 사람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개는 두 발을 모으고 엎드린 채 편안히 잠들어 있다. 자주 여기서 이런 시간을 보내는가보다. 그 옆에서 8명쯤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