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야구장만 좋아지면 뭐하나요”제1105호 외야석에 한 청년이 서서 야구를 보고 있었다. 새로 만든 야구장인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외야석은 뛰는 선수를 가깝게 보기에 좋다. 외야 양쪽 끝을 둥글게 연결해 담을 만드는 다른 구장과 달리 라이온즈파크는 직선으로 연결한다. 국내에 첫선을 보인 팔각형 야구장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이 “홈런이 쉽게...
동성애 십자가를 밟고 가라제1104호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성경 구절처럼 한국 개신교 일부의 ‘동성애 반대’의 끝은 모르겠으나, 미약한 시작에 견줘 오늘이 창대한 것은 확실하다. 2007~2008년 차별금지법 반대를 시작으로 본격 조직되기 시작한 동성애 반대는 개신교 ‘일부’의 행동에 가까웠다. ‘며느리...
살아남은 2등의 슬픔 아니 기쁨제1103호 스포츠는 가치의 무대가 아니다. 스포츠의 목적은 오로지 승부를 가르는 데 있다. 모든 건 승리로 입증된다. ‘1등보다 아름다운 2등’이라는 말은 승부의 결과를 애써 낭만의 영역으로 강등하는 미학적 논리일 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승부의 세계에서 2등에 만족했던 이는 없었다. 간단하다. 누구에게나, 어떤...
다시 쓰는 ‘박근혜 비유집’제1102호박근혜 대통령의 정책 비유를 담은 <사람 나고 법 났지, 법 나고 사람 났나요: 정책을 만드는 대통령의 비유>가 2월25일 발간(취임 3년 기념)됐다. ‘어록집’이 아닌 ‘비유집’을 낸 대통령은 처음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대통령의 비유 표현을 모은 책자 발간을 통해 국민과의...
‘에코’라는 기호를 기리다제1101호도서관이 눈을 감았다. 박람강기 무불통지(博覽强記 無不通知). 엄청난 독서와 뛰어난 기억,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살아 있는 도서관’. 말의 뜻 그대로 르네상스적 지식인. 생전 자신의 책으로 도서관을 만들고파 했던 사람. 움베르토 에코(1932~2016). 이탈리아 볼로냐대...
박근혜 대통령님, 왜 그러셨어요?제1100호2월25일이면 박근혜 대통령 취임 만 3년이 됩니다. ‘박근혜’가 제목에 붙은 동화책은 네 권입니다. 만화책도 한 권 있습니다. 모두 지난 대선 직전인 2012년 9월30일부터 취임 직후인 2013년 3월4일 사이에 출간됐습니다. 대통령에 도전하는 박근혜 후보의 삶과 이력을 초등학생 독자에게 ...
한옥을 알면 진보가 된다제1099호한옥은 야릇한 말이다. 이 말은 서양식 건물(양옥)에 대립해 생겨났다. 1970년대부터 쓰인 말로 추정한다. 그전까지 한옥이란 말은 거의 쓰이지 않았다. 한옥의 정의도 야릇하다. 한옥에 대한 법률적 정의는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2014년 6월 제정)에 나온다. “주요 구조가 ...
두어라, 차라리 아름다운제1098호산행 일정을 잡았는데 비가 오면 계획을 취소해야 할까? 명산(名山)을 찾는 산악회는 대부분 취소하지만, 백두대간이나 정맥을 타는 산악회는 기후에 관계없이 진행한다. 폭우로 위험한 정도가 아니라면 굳이 취소해야 할 이유가 없다. 웬만큼 비가 와서는 그런 정도로 위험하지 않다. 오히려 호젓하고 여유 있는 ...
한숨 나오게 하는 타자제1098호 솔직히 말하자면, 다른 팀의 팬 입장에서 2011년 이전 LG 트윈스 박병호(사진 왼쪽)는 그냥 쉬어가는 타자였다. 고등학교 때 초유의 4연타석 홈런을 날렸고, LG에 1차 지명된 유망주였지만 프로 입단 이후에는 매년 2할을 넘기는 것이 버거워 보이던 수준 이하의 타자였다. 볼넷과 삼진...
혼자서는 바로잡지 못한다제1098호 아버지는 치매였다. ‘서촌 여대생 살인 사건’의 최초 목격자인 서재혁(전광렬)은 자신이 어떤 이유로 그 시간, 그 장소에 있었는지를 전혀 기억하지 못해 범인으로 몰리고 만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들은 기억천재였다. 한 번 본 것은 잊지 않는 절대기억의 소유자인 서진우(유승호)는 아버지 재혁의 누명을 벗기려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