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두렵고 낯선 세상으로 이끄는 영매제1115호 한강과 함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의 공동수상자가 된 번역자 데버러 스미스에 대해 심사위원장인 보이드 톤킨은 “미와 공포의 기묘한(uncanny) 혼재”를 정확한 번역적 판단을 통해 결합시켰다는 점을 극찬했다. <채식주의자>(2007)에 구현된 세계뿐만 아니라 이에 대응되는...
질주하고 노래하며 도전한다제1114호아랍 지역 영화를 통해 한국과 아랍의 접점을 만들어온 아랍영화제가 5월26일~6월1일 서울과 부산에서 동시에 열린다. 올해로 다섯 번째다. 알제리·이집트·튀니지 등 아랍 여러 국가의 영화 15편을 상영하는 이번 아랍영화제에선 특히 아랍 출신 여성감독들의 영화 3편을 선보인다. 개막작 <나와라의...
인디게임을 알려주마제1113호 “은퇴 후에 할 수 있는 게 자영업으로 치킨집이라든가 뻔하지 않습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은퇴자들의 대표적 창업 업종으로 거론했던 곳이 치킨집이다. 그러나 은퇴 뒤 현실도 녹록지 않다. 2013년 기준 대한민국 치킨집 수가 3만6천 곳이다. 치킨집 개업 3년 안에 절반 가까이가 문을 닫는다. ...
마포구 즐거운 ‘돈의 반란’제1112호 서울 마포구는 ‘돈의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까. “4만원어치 주세요.” “여기 있습니다.” 5월11일 밤 9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음식점 ‘두리반’에서 두 종류의 화폐가 오고 갔다. 하나는 전국 어디서나 유통되는 원화, 다른 하나는 마포구 30곳의 가게에서만 현금처럼 쓸 수 있는 ‘공동체가게 이용...
TV, 약자를 향한 두 개의 시선제1111호 “일단 뭐, 한동안 잠깐 또 시끄럽게 한 것에 대해서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tvN <코미디 빅리그> ‘충청도의 힘’에서 한부모가정 자녀 비하 논란으로 한바탕 소란이 일고 난 뒤 열린 채널A <오늘부터 대학생> 제작발표회 자리, 장동민은 자신을 둘러싼 ...
엄빠도 즐거운 ‘육아 레시피’제1110호정부가 부랴부랴(!)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덕분에 이번 어린이날 연휴는 ‘황금 연휴’가 됐다. 뜻밖에 찾아온 기회에 쾌재를 부를 이도 있겠지만, 뜻하지 않게 ‘빨갛게’ 된 날에 벌써 머리가 아픈 부모도 있을 것이다. 대단한 것이든 대수롭지 않은 것이든 누구나 마음속에 어떤 비법 하나쯤은 품고 산다. 제 존재...
가장 큰 위로 “네 잘못이 아니야”제1109호 그는 집안에서 유일하게 고양이 귀와 꼬리를 달고 있는 사람이다. 익명의 웹툰 작가 단지(33)는 만화에서 자신을 그렇게 그린다. 가족 구성원 가운데 늘 다른 존재로 취급받는 사람, 차별을 일상적으로 겪는 사람. 가족은 길게 늘어진 작가의 꼬리를 아프게 밟고도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아 밟고, 또 밟는...
로맨스 판타지의 ‘태양’이었지 말입니다제1108호 KBS <태양의 후예>가 애초 SBS 편성을 고려하던 작품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드라마 데뷔작인 <태양의 남쪽>을 시작으로 근래의 <상속자들>까지, 김은숙 작가 흥행 불패 신화의 중심에는 늘 SBS가 있었기에 신작 역시...
“봄이 그렇게도 좋냐, 이 멍청이들아”제1107호 벚꽃이 만개했다. 이제 속수무책으로 떨어져내릴 것이다. 그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생의 에너지를 전부 걸고 기원한들, 구획되는 시간은 막아설 순 없다. 그래서일까, 그 짧음은 너무 찬란한 것이라고, 굳이 생채기 낼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추앙되며, 끊임없이 찬양돼왔다. 도대체 왜? 십센치(...
맛있는 코뮌, 24시간이 모자라제1106호 “고기를 삼등분해. 육전의 핵심은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거니까, 녹말가루를 살살 묻혀.” 3월28일, 충북 청주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이 운영하는 ‘마을 까페 이따’에서 박영길씨가 공룡 활동가 영은에게 육전 만드는 법을 알려줬다. 삼등분해 녹말가루를 묻힌 ‘비싼’ 부챗살을 달걀에 묻혀 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