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국정 농단 넘어서기 어려웠어라제1143호 정치가 드라마보다 쫄깃하고, 청문회는 예능 프로그램보다 짜릿했다. 광장의 스펙터클이 스크린의 상상력을 압도해버린 해에 대중문화를 결산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두통이 났다. 취재보도와 육아에 치여 “1년에 영화 한 편 보기도 어렵다”고 아우성치는 <한겨레21> 기자들에게 지금, 여기 ...
수많은 삶의 편린들 한땀 한땀제1142호 “세월호 이전과 이후는 같을 수 없어.” “제주도 여행 진행하며 알던 청해진해운 사무장님 시신이 발견됐어. 이 사건이 나랑 연결돼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 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 사건을 잊지 말고.” 세 명이 둘러앉아 있다. 이야기를 나누며 손을 분주히 움직인다. 한코 한코 ...
‘내일의 희망’을 부르리라제1140호 “너는 듣고 있는가. 분노한 민중의 노래. 다시는 노예처럼 살 수 없다 외치는 소리. 심장박동 요동쳐 북소리 되어 울리네. 내일이 열려 밝은 아침이 오리라.” 서설이 내린 11월26일 서울 광화문광장. 검은색 옷을 입은 뮤지컬 배우 32명이 5차 촛불집회 무대에 올랐다. 11월18일 열린 ...
남기남의 국정농담제1139호그냥 비행기를 탔다고 생각하자.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을 건너, 신세계로 가려면 고단한 비행을 견뎌야 한다. 역시 뭔가를 하는 이에게 답이 있다. ‘하야체조’를 만든 이들은 “동작마다 특별한 의미가 있냐”는 질문에 “그냥 몸을 푸는 거다”라고 답했다. 지루한 비행에 다리 혈류가 막히는 것을 막기 위해 몸풀기를...
2016년 광화문 ‘브금’은요제1138호 언제나 광장에는 노래가 있다. 1980년 5월 광주도청 앞 광장에서는 <애국가>와 <훌라송>이 울려퍼졌고, 1987년 6월 서울시청 광장에서는 <아침이슬>과 <그날이 오면>이 간절한 민주화의 염원을 대신했다. 200...
그리움으로 부르는 희망가제1137호 극장가에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는 영화가 있다. <무현, 두 도시 이야기>(전인환 감독·10월26일 개봉). 개봉 첫날 31개 스크린, 상영 횟수는 67회에 불과했다. 스크린당 평균 하루 2회 상영이라면, 관객이 거의 들지 않는 이른 아침 시간이나 심야 상영 때 ...
“최태민·최순실, 무당 아니다”제1136호 공주와 무녀. 정교일치 시대에 어울릴 법한 단어 조합이지만, 2016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 중 하나로 떠올랐다. 단어가 칭하는 당사자들은 스스로 연관성을 인정한 적이 한 번도 없으나, “미끼를 물어분” 미디어·네티즌의 상상력은 무한확장하고 있다. 소설 ‘공주전’, 한시 ‘박공주헌정시’...
걱정 말아요 아름다운 그대제1134호 1985년 9월1일, 척박한 한국 록음악에 ‘들국화’가 꽃피었다. 전인권(보컬), 조덕환(기타), 최성원(베이스), 허성욱(키보드)이 만든 밴드 ‘들국화’가 이날 발표한 첫 앨범 <행진>은 엄청난 것이었다. 당시 음악평론가 이백천은 “어떤 공감을 통해 각자 나름으로...
‘신상’ 다이어트에 솔깃? 이 또한 지나가리라제1133호 ‘다이어트의 통념을 뒤집었다’ ‘비약과 현혹이다’. 탄수화물 섭취 비중을 줄이고 양질의 지방을 마음껏 섭취하는 것으로 다이어트 성공은 물론 당뇨병 등 질병까지 치유했다는 다양한 나라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한 ‘지방의 누명’ 편 이후 ‘고지방·저탄수화물’ 식이요법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온 국민이 1년 …
함께 가서 맘껏 따로 놀아라제1132호 연일 사람들로 붐빈다는 스타필드 하남을 평일 오전에 둘러봤다. 쇼핑몰이라는 곳을 걸어본 지 참으로 오랜만이다. 비교적 한적한 가운데 층별로 상점가를 따라 이동하면서 머릿속에 인지된 쇼핑몰들을 떠올려보니 그 차이가 확연하다. 그야말로 ‘쇼핑 테마파크’라는 이름에 걸맞은 곳이다. 백화점은 물론 창고형 이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