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봉쇄에 병든 가자지구 아이들제1216호벌써 11년째다. 2007년 이스라엘의 봉쇄가 시작된 뒤, 가자지구는 ‘지상 최대 감옥’으로 변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불법 무기 반입을 막겠다며 장벽을 쌓았지만, 형기 없는 수감생활에 가로막힌 건 팔레스타인 주민 200만 명의 삶이었다. 폭탄과 최루탄이 일상이 되고, 식수와 전기...
<태국 쿠데타 4주년, 집회현장에 가다>제1213호 2018년 5월22일은 태국의 현 총리인 쁘라윳 전 육군참모총장이 쿠데타로 잉락 총리를 몰아내고 정권을 장악한 지 4년이 되는 날입니다. 한겨레21 이재호 기자가 현장을 찾았습니다. 이재호 기자가 있는 현장은 태국 수도 방콕 시내 탐마삿 대학 인근입니다. 정부청사로 행진하는 인파는 태국의 정치...
화약고에 불붙인 미국제1213호 “우리 연합국 국민들은 일생 중에 두 번이나 말할 수 없는 슬픔을 인류에게 가져온 전쟁의 불행에서 다음 세대를 구하고, 기본적 인권, 인간의 존엄 및 가치, 남녀 및 대소 각국의 평등권에 대한 신념을 재확인하며….” 1945년 6월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스시코에서 합의하고, 같은 ...
한 방에 ‘훅 간’ 아베제1205호 아베 정권이 흔들리고 있다. 3월 중순 발표된 각 언론의 여론조사를 보면, 내각 지지율이 30% 전후로 폭락했음이 확인된다. 아베 신조 총리가 ‘레임덕 상태’에 빠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보는 견해도 적지 않다. 국회 앞에선 날마다 많은 시민이 모여 “아베 퇴진”을 외친다. 아베 정권 발족(...
트럼프, 한반도 걸고 도박 나서나제1204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북-미 정상회담 수용 소식을 들은 미국 조야(정부와 민간)의 반응은 그야말로 ‘충격’ 자체였다. 평창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해빙되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고위급 접촉도 시도됐지만 불발됐을 때도, 정의용 국가안보…
로힝야 학살을 기록하는 사람들제1203호 아시아 분쟁 지역의 피해자와 활동가를 지원하는 시민단체 ‘아시아 인권평화 디딤돌’(아디·ADI)이 전하는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캠프의 상황은 참담하다. 지난해 8월 말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에 탄압과 학살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90만 명이 고향을 등지고 방글라데시 난민캠프로 흘러든 것으로 추산된다. 난민이 늘…
“아빠, 어디 있어요?” 로힝야의 절규제1203호 2017년 8월30일, 무함마드 파룩(40)의 세상은 무너졌다. 며칠 전부터 들이닥칠 것이라던 군인들이 잠잠해 긴장을 늦춘 날이었다. 아침 8시, 200여 명의 군인이 마을로 진격했다. 파룩은 아이들과 아내를 데리고 강변으로 내달렸다. 전날 마을행정관은 ‘유사시에 강변에 모여 있으...
‘시황제’ 납시오제1202호 2월25일 오후 중국 관영통신사인 <신화사> 영문판의 짧은 속보 하나가 세계를 뒤흔들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중국 헌법에서 국가주석과 국가부주석의 재임 이상을 제한한다는 규정을 폐지하기로 공식 제안했다는 내용이었다. 바로 뒤 중문판에 공개된 헌법수정안 전문은 총 21개 의견으로,...
‘열강’ 싸움에 ‘동구타’ 터진다제1202호 시리아 내전이 3월15일이면 만 7년이 된다. 바샤르 아사드 정권을 반대하는 민주화 시위로 촉발된 시리아 내전은, 이제 주변 열강들이 발을 담그는 위험스러운 국제전의 문턱에 와 있다. 아사드 정권에 대한 반독재·민주화운동은 중동 지역의 시아파 대 수니파 분쟁으로 겉모습을 바꿔 진행돼왔지만, 이제 중동의 세력...
로힝야 난민을 만나다제1184호 10월14일. 아직 아침 6시인데 햇볕이 사정없이 머리 위로 쏟아졌다. 체감 온도는 벌써 35℃. 저 멀리 오른쪽으로 벵골만을 마주하는 해안가는 파도가 거세지만, 미얀마와 방글라데시의 국경을 형성하는 나프강이 벵골만과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샤포리디프의 주변 파도는 잔잔했다. 섬으로 가는 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