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로 개막된 이집트 혁명 2막1장제889호 정리해보자. 2011년 이집트 혁명은 지난 1월25일 시작됐다. 혁명은 피를 먹고 자랐다. 수도 카이로 중심가의 타흐리르(해방) 광장을 비롯해 도처에서 선량한 이들이 스러져갔다. 1981년 안와르 사다트 전 대통령 암살 이후 30년 세월 철권을 휘둘러온 호스니 무바라크를 무릎 꿇리는 데는...
남아공판 국보법 만드는 ANC제889호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대한민국 법률 제5454호에 걸핏하면 등장하는 문구다. 1948년 제정돼 7차례나 개정을 거치면서도 용케 살아남아 12월1일로 예순세 번째 생일은 맞은 이 법의 이름은 ‘국가보안법’이다. 넬슨 만델라의 나라...
21세기판 일본의 외국인혐오증제889호 한국 프로스포츠에서는 외국인 선수를 ‘용병’이라 부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용된 병사’라는 뜻이다. 스포츠 선수를 군사용어로 부르는 것도, 사람을 오직 금전적 계약관계로만 호칭하는 것도 영 마뜩지 않다. 일본에서는 ‘스켓토’(助っ人)라는 말을 쓴다.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반드시 외국인만을…
저항을 디자인하다제889호저항에도 상징물이 필요할까? 지난 9월부터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구호 아래 시작된 시위가 수개월째 진행되고 있다. 그새 옛 평화시위에 등장한 비둘기 로고처럼 상징물도 등장했다. 그래픽디자이너 시모어 콰스트는 동료 디자이너와 함께 상징물을 만들었다....
비틀거리며 전진하는 아랍 민주화제888호 ‘아랍의 봄’이 순항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과 2월 튀니지와 이집트 정권이 붕괴하자 아랍의 ‘민주화 도미노’ 현상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이후 8개월이 지나서야 리비아 사태와 예멘 사태가 종결됐다. 반면 이집트에서는 ‘제2혁명’이라 불리는 반군부 시위가 유혈사태로 이어졌다. 3500...
되살아난 나치 테러의 악몽제888호 “아이들과 전철을 타고 가던 중 독일 여자한테 이유 없는 폭행을 당했습니다. 아이와 얘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담배꽁초가 날아오는 겁니다.” 지난 7월 말 독일 한인 사이트 <베를린 리포트>(www.berlinreport.com)에 올라온 사연이다. 동독 지역 중소...
위기에 빠진 찌아찌아 한글교육제887호 햇볕이 내리쬐는 지난 10월30일 오후 2시께. 한글을 문자로 도입해 관심을 모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남부 부톤섬의 바우바우시 찌아찌아족 마을 소라월리오는 평화로웠다. “안녕하세요!” 동네 어귀에 들어선 한국인을 알아보고 찌아찌아족 아이들이 인사를 건넸다. 악수를 청하자, 수줍게 미소짓던 라스나양사(11)...
브라질 빈민가 탈환 이후제887호 장갑차가 굉음을 내며 움직인다. 하늘 위 요란하게 돌아가는 헬리콥터에서는 저격수가 지상을 향해 총을 겨눈다. 자동소총 등으로 중무장한 특공대 약 3천 명이 골목골목을 장악한다. 브라질 2대 도시 리우데자네이루의 최대 판자촌 호시냐에서 11월13일 새벽에 벌어진 풍경이다. 마약조직의 소굴이 된 이 판자촌을 ...
일본을 폭파한 일본인제886호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이라는 이름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아마도 누구나 자연스럽게 1945년 8월15일 이전인 일제시대에 중국인·조선인·오키나와인, 그리고 혹시 일본인(?) 등등의 동아시아 사람들이 일본 제국주의를 무력으로 무너뜨리려고 만든 급진적인 국제연대 조직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불가사의…
감독 없이 축구하는 EU제886호 “감독 없이 축구 경기를 하는 모양새다.” 지난 10월 초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세계경제 위기와 관련해 <한겨레>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막힌 비유다. 커스티 휴즈 영국 옥스퍼드대학 국제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이렇게 표현했다. “정치와 시장의 대결이라면, 정치가 현재로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