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신해혁명을 망쳤는가제882호 지난 10월1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쑨원의 대형 초상화가 걸렸다. 오전 10시.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포함한 9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과 한때 사망설로 세계 언론을 달군 장쩌민 전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고 경건한 기념대회가 시작됐다. 뿌연 안개와 먼지가 뒤엉킨 최악의 연무가 베이징 하늘을 뒤덮...
2011 vs 1968제882호1968년 1월8일, 프랑스 체육청소년부 장관인 프랑수아 미소프는 파리 낭테르대학을 찾았다. 이 대학의 새 수영장 완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행사가 끝난 뒤 대학을 떠나려던 장관은 한 떼의 학생들과 마주 섰다. 학생들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리 가운데 빨강머리의 한 학생이 걸어나와 장관에게 물었다....
굿바이, 잡스제881호 “띵똥.” 지난 10월6일 이른 아침, 7.3km/h로 빠르게 걸었고 기분 좋게 땀에 젖었다. “소식 들었어? 잡스가 죽었대.” 아내의 문자는 신호음과 함께 아이폰의 3.5인치 스크린 동영상을 갈랐다. 물끄러미 아이폰을 응시했다. 한 사물에 ‘갖고 싶다’는 욕망을 투사해 ‘득템’...
잡스보다 아름다운제881호 “월가를 점거하라”는 시위로 미국이 들썩이던 지난 10월5일(현지시각)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의 심장이 멈췄다. 잡스라는 디지털시대 영웅의 죽음은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애플 마니아뿐만 아니라 지구촌이 안타까움과 추모로 들썩였다. 잡스가 지구촌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불러일으킨 혁…
귀환한 차르, 제2의 스탈린 꿈꾸나?제880호 2006년께부터였다. 2000년 5월 취임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08년 5월 두 번째 임기가 끝나기 전에 3선 연임을 금지한 헌법을 뜯어고칠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다. 그러다 2007년 초 푸틴이 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총리로 물러나겠다고 밝힌 ...
“인터넷 민주주의가 우리의 힘”제880호 독일 해적당이 인터넷 시대의 차세대 정치세력으로 떠올랐다. 해적당은 9월18일 치러진 베를린 시장 및 시의회 선거에서 8.9%를 득표해 시의회 진출에 성공했다. 창당한 지 5년 남짓 된 신생 정당이 광역의회에 처음으로 진출한 것이다. 베를린이라는 도시의 특수성도 작용했다. 베를린은 독일의 다른 도시들보다 ...
차별 속에도 삶은 계속된다제879호 제2차 조선학교 폐쇄령이 공포된 1949년 10월19일, 아이치현 경찰들이 조선학교에서 아이들을 끌어내고 있다. 곤봉을 든 경찰들이 건물 안쪽을 가리키며 소리치고 있고, 아이들은 잔뜩 겁을 먹은 표정이다. 학교에서 쫓겨난 그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이 흑백사진은 자이니치(재일동포)...
아파치무라를 아시나요?제879호 “조선인들 잡으려고 개를 풀었어. 많이 죽었지. 개? 순사보고 개라 안 하나. 개가 오면 파이프를 타고 오다가 강에 떨어져서는 빠져 죽었어. 쇠를 짊어지고 있으니까 무겁잖아. 사람 셋이 팔로 둘러쌀 만큼 이만한 파이프 있잖아. 오다가 못 봤어?”(오사카 아파치마을 거주자 김복순씨) ...
“피노체트냐 아옌데냐 문제가 아니다”제879호 에르난 브란테스 주한 칠레대사는 칠레 시위와 관련해 학생들의 교육비 부담이 크다고 인정하면서도, 정부 재정 균형을 고려할 때 교육에만 투자를 확대하기는 어려운 여건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9월21일 서울 중구 주한 칠레대사관에서 진행됐다. -과도한 교육비 부담이 문제가 돼왔기 때문에 이번...
성장은 너의 것, 저항은 나의 길제879호 역사학과 199만7천페소(약 457만원), 화학과 285만6천페소(653만원), 법학과 321만8천페소(734만원). 국립 칠레대학교 학부의 한 해 등록금이다. 칠레의 한 달 최저임금이 17만2천페소(약 39만원)다.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등록금을 댈 수 없다.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