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적이지 않은 평화헌법의 현실제878호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신문 등에 등장하는 화려하게 치장된 공적인 역사 뒤에 가려진 ‘어둠’의 관계가 종종 시간차를 두고 우리 앞에 돌연 나타나 기존의 상식을 뒤집기도 한다.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가 깊으면 깊을수록, 잦으면 잦을수록 빛의 역사는 ...
중동발 ‘외교 쓰나미’ 덮치나제878호 팔레스타인에서 9월8일 한 캠페인이 시작됐다. 이름하여 ‘팔레스타인 국가 194’. 팔레스타인을 유엔의 194번째 회원국으로 승인해달라는 의미가 담긴 이름이다. 이처럼 팔레스타인은 독립국가 승인 신청에 앞서 들떠 있다. 반면 국제정치 무대에서는 팔레스타인의 국가 승인 신청을 놓고 “외교 쓰나미”...
총리 노다는 의원 노다와 다를까제877호 2009년 정권 교체를 이룬 일본 민주당은 기대와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중의원 의석 480석 중 308석 획득이라는 압도적 승리를 거둔 민주당을 보며 일각에서는 제2의 ‘55년 체제’, 즉 민주당의 장기 집권 체제를 맞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집권 3...
하자레에 의한, 기업가를 위한 반부패 운동제877호 안나 하자레(74)의 반부패 운동이 인도판 ‘아랍의 봄’으로까지 격찬받으며 정부와의 싸움에서 1차 승리를 거두었다. 이 운동은 유권자가 세계 최다라는 이유로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국가’로 불리는 인도 민주주의의 적나라한 부패상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이 운동은 ‘아랍의 봄’이 아니다. ‘아랍의 봄’은 튀니지…
타이에서는 환경운동하면 죽는다제876호 7월28일 오전 9시께였다. 타이 중부 사뭇사콘 지방, 타사이 탐본(Tambon·마을 바로 위 단위로 지방정부의 가장 작은 행정단위) 길은 인근 공장으로 출근하는 발걸음들이 총총히 사라진 뒤였다. 그 길로 들어선 오토바이를 탄 사내는 길목 한쪽의 국숫집 앞으로 가, 주인 통낙 사웨친다(...
같은 독재, 다른 개입제876호 리비아의 카다피 체제가 무너지는 데 서방의 군사개입이 큰 구실을 했으니, 시리아에도 군사개입을 할 수 있을까? 시리아 정부는 함정까지 동원해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하고 있다. 지난 3월 중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22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군사개입, 화약고 중동의 도화선? ...
카다피 쫓아낸 R2P의 내일은?제876호 아랍권을 휩쓴 재스민 혁명 뒤 독재자 3명이 권좌에서 쫓겨났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 최고지도자는 반군에 수도 트리폴리를 내줬다. 벤 알리 튀니지 대통령,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도 시민혁명에 일찌감치 물러났다. 3명 모두 쫓겨났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리비아는 국제사회가 군사개입을 했다는 사…
전기가 통해야 남북도 통한다제876호 북-러 정상회담이 열렸다. 6자회담 재개를 합의했다. 원론적이다. 북한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까지 6자회담 재개를 강조하고 있지만, 한-미 양국은 북한의 성의 있는 조처를 요구한다. 더 중요한 합의는 경제협력이다. 바로 철도, 전력, 그리고 가스관 연결 사업이다. 세 사업 모두 공통성이 있다. 바로 ...
9개의 댐에 살길이 막히다제875호 캄보디아에는 프라혹이라는 전통음식이 있다. 리엘이라는 물고기를 잡아 만든 한국의 젓갈과 비슷한 생선 발효식품이다. 리엘을 깨끗하게 씻어 으깬 뒤 소금과 함께 절이면 20일 뒤부터 먹을 수 있고, 길게는 3년까지 보관하며 먹는다. 캄보디아 화폐단위가 리엘인 것을 보면 프라혹이 얼마나 일상적이고도 중요...
오봉에 눈물의 불꽃이 타오르다제875호 3·11 동일본 대지진이 5개월째를 맞은 8월11일 오후 2시46분. 동일본 대참사 집중 피해 지역인 이와테·미야기·후쿠시마 3현에 일제히 사이렌이 울려퍼졌다. 그리고 그때의 추도 묵념은 8월15일을 전후로 한 일본의 ‘오봉’(백중맞이·일본 추석)으로 이어졌다. 때맞춰 귀성객의 대이동이 시작됐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