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디지만 착실한 민주화의 길제870호 지난 7월7일 한국 외교통상부는 ‘모로코 헌법 개정 국민투표 관련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발표했다. “우리 정부는 헌법 개정을 통해 권력분립, 국민의 권리와 자유 강화 등을 위한 모하메드 6세 국왕의 개혁 조치를 높이 평가하며, 향후 총선 등의 과정을 통해 모로코 국민의 여망이 실현될 수 있기...
민주화는 한판의 승부가 아니다제870호 민주화는 한판의 승부가 아니다. 그만큼 민주주의 실현은 멀고 험하다. ‘아랍의 봄’을 불태웠던 민주화의 열기도 딱 그러하다. 과일상 청년의 분신자살로 불타오른 ‘재스민 혁명’으로 1월14일 튀니지 벤 알리 대통령이 해외로 달아난 지 6개월이 지났다. 지금 그 뜨겁던 민주화 열기는 어느덧 뜨뜻미지근하게 식어가…
타이, 심판의 날 이후제869호“2006년 쿠데타 이후 기득권층이 벌인 행태에 대해 절반 이상의 유권자들이 대굴욕을 선사한 것이다.” 7월3일 밤, 총선에서 야당인 푸에아타이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한 윤곽이 드러나자 티티난 퐁수디락 쭐랄롱꼰대 교수는 촌평의 대가다운 논평을 날렸다. 그는 “이건 기득권층이 거부하지 못할 ‘뉴타일랜드’ 다”라…
지금 지구촌은 전범 특별재판 중제869호 잊히지 않는다. 2009년 가을, 비행기가 서서히 내려앉던 창밖으로 보이던 그곳의 풍경을. 나지막한 산들 사이로 자리잡은 분지. 해질 무렵, 언덕 위 작은 집들의 굴뚝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수도 사라예보다. 10만 명 넘게 숨진 보스니아 내전(1992~9...
권력자와 부자만 위하는 더러운 세상제868호 2011년 7월1일 중국 공산당이 창당 90돌을 맞았다. 지난 세기 서구 열강의 침략과 수탈을 당했던 상처받은 용 중국은 이제 미국과 어깨를 겨루는 세계 초강대국이 되었다. 하지만 빈부격차와 부정부패는 오히려 더 심각해지고 있다. 공산당 창당 90돌 축제로 흥청거리는 베이징의 뒷골목에서, 각박한 생존경쟁에 ...
마침내 신이 된 혁명가제868호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실타래를 일렬로 풀어놓은 것 같은 긴 ‘사람 줄’이 치렁치렁 늘어서 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달려와도 1시간 이상 줄 서는 건 기본이다. 노인에서부터 중·장년층, 처녀·총각, 꼬마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목을 길게 뺀 채 하염없이 차례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
뿌리 뽑힌 사람들제868호성찰적 글쓰기로 한국 사회에 많은 울림을 던져온 서경식 도쿄경제대 교수가 최근 후쿠시마 원전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느낀 점을 <한겨레21>에 보내와 이를 싣습니다. _편집자 3월11일 대지진이 발생한 지 100일이 지났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는 도무지 수습될 ...
결국은 탁신의 귀국 문제다제867호 7월3일 타이 총선이 주목받는 핵심 이유는 한 인물, 바로 탁신 친나왓 전 총리(2001년 2월~2006년 9월 재임) 때문이다. 탁신의 여동생 잉락 친나왓(44)이 이끄는 제1야당 푸에아타이당이 승리해 정권이 교체되면, 잉락이 타이의 첫 여성 총리에 오르게 된다. 정치 경험이 전무해 ...
붉은 열기로 가득한 타이 총선제867호 6월17일 아침 8시께 타이 방콕 시내 타일랜드 문화센터 전철역. 부정부패 혐의로 해외 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 잉락 친나왓(44)과 그가 이끄는 제1야당 푸에아타이당 후보 20여 명이 나타났다. 경호원이 있는지 없는지 몰려드는 시민들을 아무도 막지 않았다. 전날인 1...
기로에 선 위기의 유로존제867호 지난해 5월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 지원으로 봉합될 듯 보였던 그리스의 재정위기는 유로존을 넘어 이제는 전세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받고 나서 6개월 뒤에는 ‘켈틱 타이거’(Celtic Tiger)로 칭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