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의 싸움, 절반의 승리제867호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딸이 일한 삼성전자도, 국가기관인 근로복지공단조차도 부인한 딸의 산업재해를 법원이 인정했는데도 울지 않았다. 딸이 백혈병을 앓던 2005년부터 6년째 이어진 싸움 끝에 얻은 판결임에도 담담했다. 대신 계속된 싸움을 약속했다. “법원이 오늘 황유미·이숙영에 대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참여냐 보이콧이냐제867호 “고려할 변수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정말 어렵다.”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의 배옥병 상임대표조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총력전으로 맞불을 놓을지, 맞대결을 피하며 상대방의 고사(枯死)를 기다릴지 좀처럼 판단이 서지 않는 듯했다. 피아의 ‘전투 역량’을 정확히 가늠하기 쉽지 않은 탓이었다. 민주노동당의 ...
욕하는 여학생들제866호 개개인의 경험(‘한 시대’란 경험의 둘레와 그 공통의 품질에 의해 공유된다)에 편차가 심하고 기억에도 물매가 있겠지만, 소싯적에 나는 여학생들이 별나게 욕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다. 기껏, ‘이, 머스마야!’ 하는 정도에서 멈췄다. ‘요즘 애들은 못 쓰겠어!’라는 격언(?)이 유구한 역사를 지녔다고 하듯...
가벼운 웃음으로 다진 단단한 인생제866호 “유머는 자기 보존을 위한 투쟁에 필요한 또 하나의 영혼의 무기였다. 유머는, 인간의 기질 중 다른 어떤 것보다도,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우뚝 설 수 있는 능력과 초연함을 줄 수 있다. 단 몇 초 동안만일지라도.”(<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지음, 제일출판사 펴냄) ...
몽정기의 그들제866호 조금 철 지난 이야기이긴 하지만, 10대 성문화를 다룬 영화 <몽정기>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컵라면의 밑바닥을 뚫는다. 그 구멍에 끊는 물을 붓고 면발이 불어터지길 기다린다. 이윽고 컵 용기가 다 찰 정도로 면이 붇는다. 그다음엔 구멍 사이로 성기를 넣고 자위행위를 한다(다만,...
싸코 마트만의 파업 진압 서비스 놓치지 마세요!제866호 “정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싸코 마트, 만능콜 전화 주문 센터입니다.” “아, 여기 대치동인데요. 글쎄 우리 아들이 저녁도 안 먹고 자기 방에 처박혀 게임만 하고 있네요.” “네네, 먼저 주문자 정보 체크하겠습니다. 아드님 성함이 김개동군. 필승고등학교 2학년이시고요.” “맞아요. 내일모레...
영화가 일깨운 역사의 진실제866호 지난 6월10일 오후 일본 도쿄 야스쿠니신사 경내의 전쟁박물관 유슈칸. 경남 사천 출신 한 젊은이의 영령이 친절한 한글 설명과 함께 모셔져 있다. 미쓰야마 부미히로노 미코토(光山博文命)로 불린 이 사내의 본명은 탁경현(卓庚鉉). 1945년 5월11일 자살특공대인 제51진무대로 출격해 오키나와 ...
치커리 키우는 언니에게제866호 그녀의 치커리 때문이다. 강원도에 사는 내가 멀고 먼 부산까지 희망 버스를 타고 간 것은. 그녀 이름 뒤에는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라는 직함이 따라다닌다. 하지만 나는 민주노총 깃발이 휘날리는 집회장엔 갈 생각이 없다. 수직적 위계가 감지되는 어떤 조직도 나는 부담스럽다. 그러니 그녀의 이름 뒤에 ...
‘희망의 버스’는 다시 달린다제866호 지난 4월27일 콜트·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와 함께하는 수요문화제에 참가하려고 서울 홍익대 쪽으로 나갔다. 한국 재벌 순위 120위인 박영호 콜트·콜텍 사장은 인도네시아와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한 뒤 하루아침에 문자로 해고 통지를 보내고 위장폐업을 했다. 4년 전이다. 마침 쌍용자동차 해고 투쟁으로 거리에서...
애타게 진숙씨를 찾아서제866호 이 글을 읽지 않아도 좋다. 글을 읽고 동영상을 볼 시간이 없다면 먼저 영상을 보시길 권한다. 포털 사이트나 유튜브에 들어가 ‘김진숙’을 입력해보시길. 지난 6월11일, 1천여 명이 희망의 버스를 타고 부산 영도의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을 찾아간 날,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씨가 35m 상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