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비리는 처벌하지 못한다?제869호 학교 예산·결산 보고서 위·변조, 출석 일수를 채우지 못한 미자격 졸업(부정졸업), 기자재 구입비 횡령 등 경기 안산의 A고등학교에 대한 <한겨레21>의 보도(848호 표지이야기 ‘벼랑 끝 15명의 졸업 희망가’ 참조)가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한겨레21>...
‘진짜 사나이’ 부르며 기합받는 필리핀 한진중 노동자제869호 필리핀에도 ‘희망 버스’가 떴다. 한진중공업 수비크조선소의 열악한 노동환경 때문에 현지 노동·종교단체가 마닐라~수비크 간 110km에 이르는 거리를 40여 대의 희망 버스로 행진했다.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경춘(49)씨도 함께했다. 그가 한국의 한진중공업 노동자의 눈으로 바라본 필리핀 한진중공업의 노동 ...
몰래 들은 회의, 관건은 보고 라인제869호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의 민주당 비공개 회의 녹취록 공개로 촉발된 도청 의혹 사건이, 의혹의 핵심 고리인 한 의원이 국회 일정을 이유로 외유 중인 가운데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민주당의 고발로 이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7월8일 오전 도청과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방송 장아무개 기자의 집을 압…
상투어, 혹은 대중시대의 윤리제868호 “그래도 리베이트를 받지 않는 의사가 받은 의사보다는 많겠지요.” 어느 방송의 뉴스 앵커가 마무리 발언으로 한 말이다. 그도 ‘말할 수 없는 현실’을 앞두고 할 말이 좀 궁했을 것이다. 복거일씨의 지적처럼, 그가 세상사를 좀더 바르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전달하려 애쓰는 사람이라면 그런 상투어는 대중을 상대하는…
입시계 아이돌을 아느냐제868호 하위문화라는 게 어디 날라리 청소년들에게만 존재하겠는가. 범생이들에게도 하위문화는 있다. 당장 잘나가고 싶어 안달 난 녀석들이 ‘찐’(일진+이진+삼진 등등) 행세를 하고 있을 때, 이 친구들은 그저 얌전히 앉아 공부만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이들도 묵묵히 어떤 문화를 만들어내곤 한다....
처절한 고난 고결한 생애제868호 후드득 빗방울이 등을 적셨다. 한 평 반 남짓한 작은 가게 문을 열고 섰을 때다. “이른 장마가 온다더니….” 최수범(55)씨는 상대적으로 더욱 아늑하게 느껴지는 가게 안에서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본다. “아침 장사는 글렀구나.” 그래도 찌푸린 얼굴은 아니다. 언제나처럼 즐거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한국 교회를 위한 해외 선교제868호 1998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 교회의 큰 화두 중 하나는, 어울리지 않게도, 해외 선교였다. 시민사회에는 ‘단군 이래 최대 재앙’이라는 말이 유행했는데 교회에는 ‘세계 2위의 선교대국’이라는 말이 널리 회자됐고, 교회마다 해외 선교사를 파송·지원하는 붐이 일었으며, 심지어 너도나도 해외 단기...
“브래지어 벗으실래요?”제867호 브래지어를 입지 않은 지 오래됐다. 처음 엄마가 브래지어를 사다준 날은, 봉긋하게 솟아오른 젖가슴이 가려야 할 정도가 됐다는 게 괜히 뿌듯했던 것도 같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벗은 게 참 편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래도 두꺼운 옷을 입는 겨울에나 브래지어를 입지 않을 수 있었다. 사시사철 브래지어를 ...
우리 안에 갇힌 야생의 위용제867호 주먹이 운다. 세상을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약한 자와 강한 자를 부리나케 잘 구분한다. 일등과 꼴찌를 알아보고 약한 자에게 강하게, 강한 자에겐 약하게 군다. 약함과 강함의 차별을 두고 볼 수 없는 사람들은 저항을 꿈꾼다. 그러다 때로 ‘위장’의 힘을 노린다. 강하고 무서워 보이...
인생 최후의 보루인 동반자 아내를 얻다제867호 지금의 젊은이들은 스스로를 ‘삼포세대’라고 부른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자조적인 선언이다. 비싼 대학 등록금과 아르바이트에 치여 시간도 돈도 없다. 허덕이는 그 과정을 유예하려고 휴학도 하고 군대도 간다. 학자금 대출의 빚더미 위에서 청춘의 정열과 낭만은 코웃음이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