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에 못박다제862호 자신의 존재와 그 가치를 증명하는 방식은 천차만별일 게다. 물론 지금은, 돌이킬 수 없이, 돈이다. 돈이면 거의 모든 미인들을 벗기고, 거의 모든 신(神)들을 호출하며, 부모도 죽이고, 대통령도 만들며, 미소와 영혼도 판다. 전통적으로 남자들은 적든 많든 권력(지배력)을 추구하며, 이로써 자신의 삶을 ...
아이들을 위한 더 넓은 사랑의 마당제862호 툭하면 ‘어린이집 원장의 은밀한 비밀’이 파헤쳐지고, 인터넷 기사만으로도 부모들을 분노케 하는 사연이 줄을 잇는 인터넷 특종시대. 그러나 전북 전주시 효자동 주택가에 자리한 ‘빛샘 가정어린이집’은 그런 이야기와 관계없이 장애아동과 다문화가정 아동들까지 포괄하는 통합교육을 사랑으로 실천하고 있다. “저…
손만 잡고 자는 오빠들 커밍아웃하라제862호 서울시청 앞에서 대학 선배인 S형을 만났다. 근 10년 만이었다. 까무잡잡한 얼굴은 나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었다. “너 잘 만났다. 지금 애인 있느냐?” “아뇨. 인연도 안 생기고… 요즘은 아예 욕구도….” “그럼 그렇지. 서명 좀 해라.” 그가 건넨 종이에는 ‘성적소수자 권리청원을 위한 100만인...
성숙한 청년, 꼰대들을 타이르다제862호 서울에서도 학생 인권의 꽃망울이 무르익고 있다. 지난 5월12일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 등 4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이하 서울본부)는 “주민발의의 성사 조건인 서울시 전체 유권자의 1%(8만1855명)를 넘겨 8만5...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제862호 한옥마을로 유명한 서울 북촌. 봄이 무르익자 머리를 맞댄 한옥 처마와 좁은 골목길 담장 위로 담쟁이덩굴이 타고 오른다.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나들이 나온 가족과 연인들도 골목길의 정취를 연방 카메라에 담는다. 그런데 최근 북촌에 ‘유해식물 담쟁이를 제거해준다’는 펼침막이 나붙었다. 펼침막을 내건 단체...
담쟁이 타고 오른 논쟁의 벽제862호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이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수필가 이양하가 ‘신록예찬’을 쓴 5월이다. 대학본부로 쓰이는 언더우드관은 학교도 언제 심었는지 그 연혁을 모른다는 담쟁이가 아우성치며 건물 전체를 덮었다. 3층 건물과 중앙 5층 높이의 탑은 수만 장의 ‘깻잎’으로 빼곡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
‘테러와의 전쟁’이 죽인 인권제862호 “평화는 목표이자 수단이다.” 빈라덴은 죽었지만 테러와 분쟁은 죽지 않은 오늘날의 세계에서 현대 평화 연구의 창시자 요한 갈퉁의 이 말은 더 새롭게 와닿는다. 이제는 진부한 표현이 됐지만, 분명 9·11 테러는 세계를 그 이전과 이후로 나누는 분기점이었다. 지난 10년 세계는 ‘테러와의 전쟁...
개나리는 법 없이 핀다제861호 노랗다. 개나리가 속절없이 피었다. 무너져내린 슬레이트 지붕, 휑하니 뚫려버린 시멘트벽을 어찌하지 못하고 저 혼자 노랗다. 아직 남아 있는 한 집에서 우렁차게 울려나오는 투쟁가는 자꾸만 허공에 발을 헛디디고 만다. 2008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집들이 철거된 터라 동네 반은 이미 폐허 상태다....
사학비리의 지름길을 막아라제861호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1월8일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에 대한 국회 청문회가 열렸다. 출범한 지 근 3년 만에 처음으로 사분위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출석 요구에 응한 것이다. 그간 사분위는 조선대·세종대·상지대·광운대 등 임시이사 파견 대학들의 정상화를 심의해 비리로 물러난 옛 재단들을 속속 복귀…
봉건사학왕국으로 회귀하나제861호 한국은 숭고한 교육 사업가들의 나라다.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의 4년제 대학 179곳 가운데 사립대는 152곳으로 전체의 84.9%에 이른다. 국립대는 25곳, 공립대는 2곳밖에 안 된다. 사립대 비율이 유례없이 높다. 교육 현장에 공공의 자본보다 개인의 자본이 깊숙이 개입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