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의 든든한 ‘빽’제991호지난번 자신의 인터뷰 기사를 본 서천석 원장이 내가 오래 기억하면 좋을 짧은 소감을 보내주었다. “제가 한 말보다 더 낫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떻게 들었던 것일까. 어떻게 들어야 하는 것일까. 연이어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또 다른 이를 만나러 가면서 내내 그 말을 생각했다. 그렇게 귀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
프로그램팀 지원자에게 외국인 면접은 왜?제991호“선생님, 남자친구랑 자봤어요?” 당황한 나는 못 들은 척 길을 건넜다.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혼내는 소리가 났다. “어린 게 발랑 까져서.” 나는 서울의 한 사회복지관에서 한 학기 동안 자원봉사를 했다. 공부방에서 저소득층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었다. 대학이 졸업 요건으로 정한 자원봉사 시간인 36시간만 ...
분열의 추억제991호1년에 한 번 우리(노들장애인야학)는 모꼬지를 간다. 강이나 바다를 낀 곳에서 집에 갈 걱정 없이 푸지게 술을 마시며 노는 것이다. 여느 공동체와 마찬가지로 우리에게도 모꼬지는 친목과 단합을 도모하는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다. 문제는 우리의 빛나는 장애출현율과 터무니없이 가난한 주머니 사정. 시즌이 다가와 …
버겁고 불안해 옮겨봤지만…제991호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도 직장인 10명 중 1~2명은 회사를 떠난다. 온라인 취업 포털 ‘사람인’이 기업 409곳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올해 평균 이직률은 15.8%였다. 이직하는 직장인의 절반(53%)이 1년 이하 신입사원이다. 성별과 결혼 여부로 보면 남성(69.3%...
기본기에 필살기까지 다 익히면 나도 될까?제991호 노민호(27·가명)씨는 지난 8월 2주간 보험설계사 교육을 받았다. 후배가 추천한 생명보험회사에서 면접을 보고 생명보험협회 주관 시험을 치렀다. 이나연(23·가명)씨는 면접에서 자꾸 떨어지는 이유를 찾아내려고 지난 11월 면접 컨설팅 업체를 방문했다. 면접 자세와 목소리 훈련을 4시간 받는 데 6...
삼성의 ‘또하나의가족’ 공무원?제990호1938년 삼성상회로 출발한 기업가 이병철은 삼성재벌이라는 기업군을 만든 뒤 죽기에 앞서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노조는 절대 안 된다”는 유언을 남겼다. 죽음을 앞두고서 자신이 쌓아온 부나 업보에 대해 마음을 내려놓고 용서와 화해를 구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기업가 이병철은 노동자의 헌법상 기본권인 단…
국정원 미스터 리제990호나는야 영화인. 시나리오를 써보자. 하지만 아무 아이템이나 쓸 순 없지. 좀 있어 보이게 ‘국가권력’과 ‘감시’ 어때. 하지만 상업적 측면도 고려해야 착한 감독이렷다. ‘국가권력’이 조직적으로 주인공을 누명 씌우고 감시하는 이야기 어때. 그리고 주인공은 그러한 조직적 거대세력에 맞서서 도주하고 끝내 반격하고…
얼마짜리냐, 얼마 동안이냐제990호이은미 - 지난해 2월, 남자친구 주현을 따라 서울 시내 H대학 졸업식의 뒤풀이에 갔다. 양복을 빼입은 주현의 대학 동기들이 반갑게 인사하며 각자 명함을 건넨다. 대기업 입사 한 달차 신입사원인 한 남자가 마치 임원이라도 된 것처럼 거드름을 피운다. “씨, 신입사원 연수교육을 갔는데 왜 대기업에 가는지 알겠...
삼성, 나쁜 남자? 착한 남자?제990호삼성직무적성검사(SSAT·사트) 시험이 있던 10월13일. 서울 강동구 성내중학교의 한 교실에 입실 마감 시간인 아침 8시30분 턱걸이로 도착했다. 아찔했다. 조금 전 인근 강동역에서 낯선 남자와 택시를 합승하는 것을 주저했더라면 시험을 못 치를 뻔했다. 숨을 고른 뒤 주변을 둘러봤다. 교실 ...
호루라기 아저씨의 죽음제990호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사실상 고향 같은 곳을, 떠난 지 20여 년 만에 다녀온 적이 있다. 벌써 10년이 지난 2003년 1월의 일이다. 현재의 경남 창원시 성산구 귀곡동이라는 곳이다. 한국중공업이 들어서기 전에는 마산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했던 귀곡동 구실마을에서 아주 어릴 때부터 자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