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하자, “생축”제988호“생일 축하해!” “오빠, 생일 축하해!” 수화기 너머로 오랜만에 듣는 후배의 목소리. 반가움보다는 어색함이 앞섰다. “고맙다”고 말하면서도 ‘얘는 왜 굳이 카톡으로 해도 될 얘기를 전화로 할까’ 생각했다. “카톡으로 생일 축하하면 정 없잖아. 이러면서 오랜만에 목소리도 듣고 그런 거지.” 멍하...
패관문학 보며 힐링 중제987호6주 전 전자우편 한 통을 받았다. 발신인은 “창간 때부터 독자”였다는 이력 소개와 함께 “술 한잔 먹은 김에 내질러본다. 내 이름 석 자도 <한겨레21>에 실리는 영광을 누려보고 싶다”며 독자 단박인터뷰의 취재를 청해왔다(이런 요청 환영한다). 인상적인 것은 “한때는 정치적 변화...
986호를 읽고제987호이민정 분리와 박탈 분리와 박탈. 984호 ‘형제복지원’과 986호 ‘에이즈환자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시설의 문제’를 두 단어로 요약한 것이다. 26년 전 형제복지원에서 자행됐던 끔찍한 일들은 2013년 현재 ㅅ요양병원에서 반복되고 있다. ‘분리’의 법칙이 발견되는 것이 비단 힘없는 장애인, 전염병 ...
아직도 책을 혼자 읽으시나요?제987호그 옛날 책은 혼자 읽는 물건이 아니었다. 책값이 비싸기도 했거니와 여러 사람이 모여 일정한 리듬을 타며 같이 읽는 문화가 있었다. 심지어 전문적으로 책을 읽어주는 사람도 있었고, 한국에도 전기수(傳奇)라고 불리며 책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었다. 사상가 리 호이나키에 따르면, 12세기까지 서구사회에서 독서는 ...
말을 좋아하는 여자제986호<한겨레> 1년 정기구독 사은품으로 <한겨레21> 12주 구독권이 딸려왔다. 추석 때 처음 배달된 <한겨레21>의 ‘한가위 퀴즈큰잔치’를 보고 서둘러 풀었다. 취업준비생 최재열(25)씨가 2013년 들어 최고로 집중한 일이다. 결과는 남성...
985를 읽고제986호천호성 사실 그리 궁금하지 않다 무슨 일로 <한겨레21>이 이렇게 파래졌나? 민주당 이야기였다. 아참, 9월부터 민주당은 파란색이 되었지. 그간 관심이 없어 몰랐다. 이번호를 통해 조금은 알게 됐다. 민주당이 왜 이기지 못하는지, 왜 잊혀지는지 말이다. 민주당은 정치 전반에서...
고구마는 혼자 먹지 말자제986호300년 전 통신사 자격으로 대마도에 갔던 조엄은 처음으로 ‘고구마’를 재배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는 고구마가 하나도 버릴 게 없는 훌륭한 식량임을 알아보고 ‘구황작물’로 활용하기 위해 이 기묘한 물건을 들여온다. 그 옛날 가난한 백성을 위한 음식에 불과했던 고구마의 지위가 지금은 몸짱 열풍과 함께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