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을 넘어 사악함으로제1130호 내 인생 최악의 여름은 1994년이었지만, 올해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단언컨대 2016년이 내 인생에서 가장 더웠다. 가뜩이나 높은 불쾌지수를 더 높여준 건 국민안전처에서 보낸 긴급재난문자였다. 물에 젖은 파뿌리처럼 지쳐갈 때쯤 요란한 진동음과 함께 문자가 날아온다. “폭염주의보(경보)...
“막상 선거 보면 고향이래도 찍는 사람 별로 없더라”제1129호2017년 대통령선거까지 1년3개월 남짓 남았다. 차기 대통령을 거론하는 보도는 부쩍 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이른바 ‘잠룡’들이 한가위를 앞두고 대선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 시작했다. ‘성공한 멘토’ ‘전 대통령의 왼팔’ ‘인지도 높은 시장...
누구는 된다, 안 된다제1129호 실제이건 상상이건, ‘명절 민심’은 언제나 굵직한 선거의 첫 번째 변곡점으로 읽힌다. 명절은 여야 모두가 격렬한 ‘정신승리’로 스스로들을 위로하는 때다. 지난 4월, 뜻밖의 ‘야대여소’ 정국이 열린 데는 그에 앞서 벌어진 설 밥상의 대화가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가가호호 밥상머리의 대화들에서 …
18세 선거권이 전부는 아니지만제1128호 군인을 ‘군복 입은 시민’으로 규정하면 군 인권이 보인다. 청소년을 ‘교복 입은 시민’으로 보면 참정권 인식이 달라진다(‘교복을 입지 않은 시민’인 탈학교 청소년도 마찬가지다). 18세 선거권, 오래된 과제다. 선거권도 없는 ‘18 세상’이라고 일찍이 지난 세기 청소년운동은 외쳤다. 20대 국회의원...
두 괴물의 싸움제1128호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았던 일이 이 정권에서 또 현실이 됐다. 강고한 동맹으로 여겨졌던 박근혜 정권과 <조선일보>가 한판 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분연히 떨쳐 일어난 <조선일보>에 놀라 잠시 주춤한 권력은 자세를 가다듬고 두세 번의 잽을 날린 뒤 강력한 훅 한 방으...
극혐정국의 긴 터널제1128호 ‘공안정국’ ‘안개정국’ 같은 말은 오랫동안 한국 정치의 어떤 전형적 국면을 가리키는 말로 애용되어왔다. 하지만 요즘 같은 시국에 저런 말은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모두가 악취에 코를 움켜쥐고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지켜봐야 하는 이 상황을 뭐라 불러야 할까? ‘극혐정국’ 아닐까. 청와대 민정수석 ...
“자본주의 보완하려면 기본소득 정책으로”제1128호 이재명 성남시장은 거침이 없었다. 인터뷰 내내 “박근혜 정부가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가 하는 짓”을 한다거나,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군) 2~6위가 연합하면 1위(문재인 전 대표)를 제칠 것 같다”는 ‘돌직구’가 이어졌다. “이런 얘기 다 써도 돼요. 사실인데, 뭐.” 다른 정치인이었다면 황급...
북극성, 사드의 맹점을 밝히다제1127호<한겨레21>은 지난 몇 년 동안 보도한 사드 관련 기사를 엄선해 9월 초 전자책을 냅니다. 전자책은 <한겨레21> 정기독자에게만 제공합니다. 사드가 무엇인지, 과연 사드가 북한의 미사일을 억제하는 데 효율적인 무기인지, 미국의 동북아 전략은 평택-강정-사드를 통해 ...
‘우병우’라는 시험지 앞에 선 검찰제1127호결국 검찰에게 칼자루가 주어졌다. 검찰은 의경인 아들 보직 특혜 의혹과 가족 기업인 ‘정강’의 회삿돈 횡령 혐의를 사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에 대한 감찰 내용 누설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동시에 수사하는 특별수사팀을 꾸리기로 했다고 8월23일 밝혔다. 초유의 민정수석 수사 ...
좌수남 우철성제1127호 자칭 보수주의자들이 틈만 나면 꺼내는 단어가 ‘법치’다. 주로 어떤 시위나 농성을 강경 진압하고 싶을 때 쓴다. 요즘에는 ‘떼법’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와 말썽이다. 법이라는 수단이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무조건 머릿수로 밀어붙여 억지 주장을 관철한다는 거다. 그러나 최근 법을 신경 쓰지 않는 건 오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