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격렬한 담론 전쟁의 한 토막제1038호 노무현 정부 초기의 일이다. 참여정부를 태동시킨 정책 분야의 핵심 인사들 사이에선 한동안 ‘강소국’ 담론이 유행했다. ‘작지만 강한 나라’. 어딘지 모르게, 오랜 세월 동안 잔뜩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펴게 만드는 묘약과도 같은 문구다. 갓 출범한 정부의 자부심을 한껏 드러낼 심산이었는지...
칭찬받고 다짐받고 ‘교시 회동’제1038호밋밋한 만남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를 초청한 11월20일 청와대 회동에 야당은 빠지고, 여당은 보육 예산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언급을 삼간 채 대통령에게 “더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다짐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연말 국회를 앞두고 여야가 자주 만나 조율할 때인데 …
‘공짜 딱지’ 붙이다 대머리 될라제1038호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이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를’이란 이름의 포럼을 발족하자, 새누리당이 곧장 “공짜 포퓰리즘 정책”이란 공세를 퍼부었다. 새정치연합은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을 늘리자는 정책을 새누리당이 왜곡했다고 반발했다. “공짜다” “아니다”란 공방으로 흐르면서 정책의 실효성에 관한 논쟁은 뒷전…
자유롭지 않은 자유무역협정제1037호중국의 ‘대국굴기’(대국으로서 우뚝 선다)를 넘어선 ‘아태(亞太)굴기’의 신호탄일까, 아니면 한반도의 중국 대륙 진출 선제공격일까. 11월10일 아침 중국 베이징에서 전해진 소식은 이런 고민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
점점 높아지는 ‘사회복지세 도입’ 목소리제1037호최근의 ‘무상급식-무상보육 예산’ 논쟁은 박근혜 정부에서 교육복지가 후퇴하는 단면을 보여준 동시에, 돈(국가재정)의 부족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고민도 던져주고 있다. ‘학생들 점심값을 3~5살 아이들 보육비에 쓰자’는 ‘돌려막기 수준’의 정부의 주문으론 지금처럼 사회 갈등만 부추길 수 있다. ‘돌...
‘형·누나 점심값’ 빼내 ‘동생들 보육비’로 쓰자?제1037호‘박근혜계’(친박)를 자임하는 새누리당 중진 의원을 최근 만났다. 무상복지 예산 논란과 관련해 지면에 담기 어려운 그의 거친 표현 몇 개를 걷어내면 대략 세 문장으로 요약된다. “시·도교육감들 정신 차리게 만들어야 한다. 무상급식은 표를 얻으려고 하는 거다. (표를 얻으려는 정책들이 대부분) 다 ...
마음 흔들던 MBC는 이제 없다제1036호‘음수사원 굴정지인’(飮水思源 掘井之人). 물을 마실 때 우물 판 사람의 고마움을 잊지 말라. 지난 9월 입주한 MBC 상암 신사옥 로비에 걸려 있는 액자다. MBC의 한 직원은 이 액자를 볼 때마다 섬뜩하다. “사장이 나에게 하는 말 같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수장학회에 내린 휘호다. 너에게 ...
파격이냐, 역량이냐제1036호통합진보당은 정당해산심판 결정을 앞두고 12월 말까지 새 지도부를 구성한다. 진보당의 얼굴인 이정희 대표가 물러나고 새 인물이 당 전면에 나선다는 뜻이다. 진보당은 11월23일 임시당대회에서 당의 혁신 의지를 보여줄 ‘단결과 혁신안’을 채택한 뒤 한 달간 대표·주요 당직 후보자들의 전국 순회 연설, 전 당원 투표...
독심술로 증거 확보하려나제1036호정계를 떠난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11월4일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통합진보당 쪽 증인으로 나섰다. 최근 투병(급성면역결핍) 중이란 사실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그는 아픈 몸을 끌고 나왔다. 그는 “민노당은 선거를 통해 집권하는 것이 목표였고, 북한의 지령으로 창당된 것이 아니다”라면서, 진보당의 강령이 ...
이게 ‘화장실 갔다온 사람’ 마음?제1036호2015년 정부 예산안을 두고 여야 간 예산 심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 규모는 약 376조원으로 2014년 본예산 대비 5.7% 증가한 수치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보건·복지·고용 예산이 8.5%, 안전 분야 예산이 17.9% 늘어나 그 어느 때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