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은 거액 퇴직금, 노동자는 희망퇴직 종용제1100호 포스코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적자를 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 때부터 국내 1위 철강업체로 그동안 적자를 낸 적이 한번도 없었다. 2015년 경영실적은 연결재무제표(계열사까지 통합해 자본과 이익 등을 따지는 재무제표) 기준으로 당기순손실 96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58조1920억원...
경제예측이라는 점쟁이제1099호이솝우화에 나오는 얘기다. 제 딴에는 세상일을 내다보는 재주가 있다는 점쟁이는 장터에 자리잡고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운세를 보아주었다. 오늘 장사는 어떨지 시시콜콜하게 얘기해주며 마치 그들의 운명이 자신의 손바닥에 달려 있는 양했다. 더러 솔깃한 사람도 있었지만, 점쟁이의 설레발을 못마땅해하는 이들도…
화폐를 드립니다제1095호대공황의 상흔이 아직 가시지 않았던 1936년 8월. 캐나다 서부 앨버타주의 주정부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계획을 발표했다. 주민들에게 종이로 만든 ‘증표’를 나눠주고는 이것으로 1캐나다달러어치 물건을 살 수도 있고, 아니면 정확히 2년이 지난 뒤에 증표 한 장당 1캐나다달러꼴로 바꿔주겠노라는 약속을 내건 ...
아시아나에 드리워진 ‘승자의 저주’제1094호 색동옷을 입힌 대형 여객기 A380이 날아올랐다. A380의 착륙 또는 이륙 장면을 보면 눈을 떼기 힘들다. 날렵하기보다 뚱뚱한데도 하늘을 향해 사뿐히 올라가기 때문이다. A380은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기다. 2층 구조로 되어 있고, 최대 하중 560t의 무게를 견뎌야 하기...
희망, 그놈을 만나러 간다제1094호 “그녀를 만나러 가겠네, 서른 살이 되면.” 성석제의 소설 ‘황금의 나날’을 여는 첫 문장이다. 해가 능청스럽게 바뀔 때마다 나는 이 구절을 애써 떠올린다. 새해 첫 해와 함께 솟아오르는 습관적 냉소 때문이다. ‘지난해’라는 시간은 늘 뜻대로 되지 않은 것이 가득 적힌, 그래서 구겨져 바닥...
노태우-최태원의 얽히고설킨 27년제1094호 “노태우 대통령이 사위를 맞았다.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의 장남 태원(29)군과 노 대통령의 딸 소영(28)양은 13일 상오 청와대 영빈관에서 양가의 친지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현재 국무총리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다. 신랑과 신부는 모두 미국 시카고대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는데 결혼 후에도 미국에서 ...
‘다시 내수’ 두산은 한국의 미래인가제1092호 두산인프라코어는 한국 경제의 축소판이다. 청년까지 내쫓기는 인적 구조조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감소, 보이지 않는 미래 성장동력 등 한국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두산인프라코어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2011년 매출액(연결 기준)은 8조4630억원이었다. 그해 영업...
묻지마 승진, 위험하다고 전해라제1091호 32살과 33살에 대기업 전무가 되는 것. 한국 대기업에서 가능한 이들은 딱 한 부류다. 재벌 총수의 아들이거나 딸이다. 올해 말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인 정몽준씨의 아들 정기선(33)씨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김동관(32)씨가 전무로 승진했다. 삼성그룹에서만 수백 명의 임원 자리...
붉은 심장을 가진 여인에게제1090호영화제의 계절이다. 영화에는 여전히 까막눈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그간 영화 만드느라고 고생한 이들을 모아서 상도 주고 격려하는 잔칫날에는 자연스레 관심이 간다. 말하자면 잿밥에만 관심 있는 셈인데, 그래도 섭섭한 게 있다. 세간의 관심은 늘 누가 상을 받는지, 또 누가 예쁘거나 파격적인 드레스를...
구멍 뚫린 조선업 욕심이 빚은 대참사제1090호 2012년 말 한 통의 전자우편을 받았다. ‘문제의 대우조선 수주 선박 내용’이라는 몇 장의 메모가 담겨 있었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이 2010년에 수주한 ‘초대형 해양플랜트 설치선’ 건조 과정에서 5천억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항공모함보다 큰 이 배는 수주 금액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