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 복면을 벗다제1089호 전세계 정보기술(IT) 기업의 심장부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강태훈(36)씨는 한국에서 한때 복면을 쓴 노동자였다. 2000년 대학교 3학년 때 일을 시작한 그는 당시 고졸이 최종 학력이었다. 강씨를 고용한 업체는 그를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다른 업체에 파견 보냈고, 학력을 숨기기 위해 그는 ...
드론은 우리 편이야?제1088호 무인자동차가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테슬라는 이미 자체 제작 무인차를 모터쇼에도 가지고 나갔다. 구글의 무인차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변을 시험주행 중이다. 한국의 현대자동차도 첫 도로주행에 나섰다. 이미 드론은 마니아층을 넘어 일반인에게도 확산되고 있다. 리모컨으로 움직이는 조그만 비…
아이고, 어쩌다 전세난민이 돼서…제1088호 직장생활 20년, 한 번도 적금을 들어본 적이 없다. 애초 3년만 다니고 그만둘 거니까, 생각했다. 그러나 월급은 쾌감이 없는 마약과 같았다. 직장을 그만둘 용기가 없어도 적금 들 필요가 없었다. 통장에 쌓이는 여분의 월급을 1~2년마다 집어삼키는 하마가 있었다. 각설이처럼 돌아오는 임대차(전세) 계약에 ...
혁신은 혁신을 배신하고제1086호1937년 12월21일. 미국 할리우드의 한 극장에서 영화시사회가 열렸다. 작품 이름은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독일의 그림 형제가 1812년 펴낸 동화집 제1권에 실린 <백설공주>를 각색한 작품이다. 영화 상영이 끝나자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일제...
가장 낮은 일터에 사람이 있다제1085호일터의 풍경이 을씨년스럽다. 늦가을의 쓸쓸함 때문에 만사가 그리 보이는 탓도 있겠지만, 이런 계절적 소회를 애써 제쳐두더라도 막막한 느낌은 넓고도 깊다. 한쪽에서는 정년 보장과 청년고용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임금피크제라는 ‘신의 한 수’가 필요하다고 하고, 이를 마치 나의 일처럼 성심껏 지지…
노량진 공시족의 속마음제1084호 청년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나 빠지지 않는 화제가 ‘취업’이다. 정치인이 있는 곳이면 어디나 빠지지 않는 화제가 ‘일자리’이기도 하다. 그만큼 일자리는 시대의 화두다. 어디서 일하고 어떤 일을 하며 그 보상을 얼마나 어떻게 받느냐는 사실 삶을 규정하는 중요한 기반이다. 산업화 시절 서울이 만원이었던 이유...
그런다고 출산할까제1084호 10월19일 박근혜 정부는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아이를 적게 낳고 노인이 많아져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아이를 더 낳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3차 기본계획을 보면 ‘백화점’식 대책이 나열돼 있다. 내년부터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 한도(수도권 기준)를 ...
기계의 역습, 노동의 각성제1083호 영국의 10대 소녀 메리 셸리는 일행과 함께 프랑스와 독일, 스위스를 여행 중이었다. 어느 날 일행은 지루함을 달래고자 각자 차례대로 돌아가며 아주 무서운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놓는 내기를 했다. 몇 년 뒤 셸리는 이때의 기억을 토대로 독특한 줄거리의 소설 하나를 써내려갔다. 1818년 익명으로 ...
다들 행복의 나라로 갑시다제1080호 성장 귀신이 지배하는 나라가 있다. 식민지에서 해방되어 오로지 경제성장 외길을 달려 100달러도 안 되던 1인당 국민소득을 단기간에 2만5천달러로 끌어올린 나라. 그래도 여전히 성장에 배고픈 나라. ‘경제’를 위해 천연기념물인 산양의 서식처를 앗아가는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나라. 대통령이 입만 열면...
포카혼타스 로맨스의 뒤안엔제1079호 1609년 여름. 한 무리의 백인 이주민들이 인디언 포와탄족 마을을 급습했다. 백인들은 열네댓 살쯤 된 추장의 딸을 포로로 잡았다. 추장은 끝내 몸값 지불을 거부했다. 소녀는 백인 사회에 정착한 ‘최초의 인디언’이 됐다. 소녀의 이름은 마토아카(Matoaka). 포카혼타스라는 이름으로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