꼿꼿한 술, 솔송주제753호 서울 양재동 옛골에서 청계산을 오르다 보면 망경대 못 미쳐 이수봉(貳首峰)이 있다. 이 봉우리에는 지난 2000년 산 아래 상적동 주민들이 세운 이수봉 유래 기념비가 있는데, 그 내용인즉 “조선 연산군 때의 유학자인 정여창(鄭汝昌) 선생이 스승 김종직(金宗直)과 벗 김굉필(金宏弼)이 연루된 무오사화의 변고를 예견...
헤어지는 것부터 시작하는 불륜극제753호 문학작품을 읽다 보면 때로는 형식이 내용을 압도하는 경우가 있다. 영국의 극작가 해럴드 핀터(Harold Pinter·1930~2008)의 희곡 <배신>도 바로 그런 작품이다. 결혼한 남녀의 불륜 혹은 연애의 시작과 일정한 시간의 경과 그리고 열없는 이별의 서사....
시골 작은 길에서 새로운 풍경을 보라제753호 해외와 달리 언어 소통이 자유로운 국내에서 공정여행을 해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공정한 여행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공정여행은 지금까지 해왔던 여행이 잘못됐다는 비판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다. 기존의 여행 방법에 대한 ‘개선’이자, 또 다른 여행 방식에 대한 ‘제안’...
‘야구 월드컵’ 감동이 2푼 부족한 이유제753호 이런 상상을 해본다. 2012년 가을, ‘야구 월드컵’으로 불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 추첨식이 지구촌의 관심 속에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세계 랭킹 3위인 한국은 미국·쿠바·일본과 함께 1그룹에 속해 C조 시드를 배정받는다. 세계 랭킹에 따라 2그룹...
신라에선 승려가 무당?제752호 종교는 인류와 함께 탄생했다. 이미 구석기에 곰 등 특정 동물로 표현되는 신들에게 보호를 빌고, 죽은 자의 주검 옆에 붉은 흙을 발라 사후 신앙의 맹아를 나타내는 일이 있었다. 구석기에 인류와 함께 태어난 종교는 그 뒤로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서 한 번도 사라진 적이 없었다. 오늘날 이북과 같은 일부 ...
도쿄의 먹구름이 서울을 뒤덮다제752호 가족의 위기는 뺑소니 사고처럼 찾아온다. 도쿄의 그 가족은 누구도 특별히 잘못한 일은 없지만 저마다 심각한 위기에 빠진다. 단지 그곳에 있었다는 이유로 사고를 당하는 속수무책의 피해자처럼, 더구나 피해 보상은 물론 원망할 구체적 대상도 찾지 못하는 뺑소니 사고처럼 위기는 찾아온다. 가족을 위기로 몰아넣은…
이거뚜롸, 나도 한때는…제752호 요즘 매주 일요일 밤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는 ‘분장실의 강 선생님’이 차지한다. 한국방송 <개그 콘서트>의 새 코너인 ‘분장실의 강 선생님’은 여자 연기자들만 모인 분장실을 배경으로 그들 사이의 복잡한 서열 관계와 살벌하도록 엄격한 규율을 그리고 있다. 중후하고 우아한 대선배 ‘강 선생님’ ...
[컬처타임] <만우절에 장국영이 그립다면>외제752호 만우절에 거짓말처럼 사라진 사나이, 장궈룽(장국영)을 추모하는 영화제 ‘장국영 메모리얼 필름 페스티벌’이 3월27일~4월23일 서울 허리우드극장, 드림시네마에서 열린다. 2003년 4월1일 만우절에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발 없는 새처럼’ 뛰어내린 장궈룽은 1980~90년대 ...
딸아이의 얼굴제752호 아내의 신음이 유난히 길고 높았다. 아내 손을 움켜쥔 내 손에 힘이 들어갔다. “응애~ 응애~!” 아기 울음소리에 귀가 번뜩 뜨였다. 벽에 걸린 전자시계를 봤다. 2009년 3월5일 새벽 2시20분, 딸아이가 태어났다. 목구멍에서 뜨거운 게 치밀었다. 눈두덩이 뜨거워지고 앞이 뿌옇게 흐려졌다...
뭄바이 테러가 품은 비극제752호 영국 동인도회사에 고용된 인도인 세포이(용병)들이 가혹한 착취와 종교적 분란을 조장하는 통치정책에 맞서 1857년에 일으킨 반란이 ‘세포이 항쟁’이다. 많은 영국 여성이 세포이들에게 성폭행당하고 영국군 장교의 아내가 산 채로 끓는 기름에 넣어졌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영국군은 더욱 잔혹한 보복 살육을 자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