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함께라면제751호 청천벽력의 소식을 들은 건, 일병 계급장을 갓 달았을 때였다. “형, 아버지가…, 백혈병이래.” 전화선을 타고 온 동생의 목소리는 젖어 있었다. 1년여 뒤, 이번엔 긴급한 연락을 받고 휴가를 나왔다. 병석에서 지독히도 깡마른 아버지께 병장 계급장을 보여드렸다. 그날 밤, 아버지는 다시는 눈을 뜨지 못하...
[컬처타임] <영웅, 전쟁광, 인간 이순신 >외제751호 “싸움이 급하다. 단 한 명의 조선 수군도 동요해서는 아니 된다.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 영웅 이순신을 새롭게 조명한 뮤지컬이 무대에 오른다. 4월17일부터 5월3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이순신>은 해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영웅보다 인간적인 고뇌에 빠진 이순...
미국 공동체주의의 몰락제751호 미국 영화 <그랜 토리노>의 주인공 월트 코왈스키(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그르렁거릴 일만 남은 노인이다. 필요할 때만 전화 거는 자식들은 정이 뚝뚝 떨어지고, 거주하는 주택단지를 아시아인들이 장악하기 시작하면서 마음을 나눌 이웃도 사라져간다. 그런 그를 찾아오는 것은 ‘애송이 신부’뿐...
[새책]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외제751호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안도현 지음, 한겨레출판(02-6383-1607) 펴냄, 1만2천원 <한겨레>에 연재된 안도현 시인의 시작법 ‘시와 연애하는 법’을 손질하고 보태 묶었다. 시를 쓰는 태도부터 단어 선택까지 알려주는 ...
베스트셀러는 제 이름을 부른다제751호 경기 고양시 화정에 있는 한 일식집은 가게의 ‘베스트셀러’ 메뉴를 한켠에 붙여놓는다. 주문량도 옆에 적어놓았다. 처음에 갔을 때는 그날 먹고 싶은 것을 시켰는데, 여러 번 방문하면서 1·2위에 랭크되는 것으로 주문이 수렴해갔다. 1위는 초밥 세트, 2위는 튀김우동이다. 메밀이 먹고 싶어 갔을 때는...
술, 물과 불의 상생제751호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는 ‘물은 만물의 근원’이라고 주장하였다. 또 생명체를 구성하는 여러 물질 중에서도 생명체 중량의 70~80%를 물이 차지하고 있으니, 물은 곧 생명의 모태인 것이다. 그러므로 위성을 쏘아 달, 화성 등 태양계의 별들을 탐사할 때도 생명체의 가능성을 물의 존재 여부와 관련...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비행기는 왜 왼쪽 문으로만 타나요?제751호 비행기를 타면 왼쪽 문으로만 탑니다. 오른쪽에도 문이 있는데, 왜 왼쪽으로만 타는지 궁금합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김동수) → 그렇죠. 공항에 가보면 모든 승객은 비행기 왼쪽 문만 이용합니다. 오른쪽에는 문이 없냐? 그것도 아닙니다. 멀쩡한 오른쪽 문은 놔둔 채 왼쪽 문을 이용할 뿐입니다....
착해지자, 작정하고 떠난 8박9일제751호 그들이 왔다. <한겨레21>이 749호 Why Not ‘초콜릿처럼 여행도 착하게’ 편에서 보도한 대로, 국제민주연대의 ‘윈난 소수민족 체험 공정여행’ 참가자 32명이 지난 3월1일 8박9일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국내 최초’의 공정여행 패키지 프로그램이다. ‘착한 ...
정조의 편지제751호 조선 정조(재위 1776~1800)의 18세기는 애틋한 그리움이다. 유럽에서 문화국가의 전범으로 르네상스기의 베네치아·피렌체를 그리워하듯, 21세기 한국인들은 ‘문화로 싱그러웠던’ 정조 시대를 못내 아쉬워한다. 군주·관료·지식인들이 당파를 넘어 예술과 사상을 논하고, 문예정신이 국정의 화두였던 시절...
그대 이름은 엄마, 엄마, 엄마제750호 엄마 품에 안겨 울고파 부르기만 해도 그리움과 정겨움이 묻어나는 ‘엄마’가 경기 불황의 해결사로 떴다. 연극·출판·공연 할 것 없이 삶에 지친 이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소재는 엄마다. 사람들의 마음 치유사로 나선 작가들도 엄마의 도움을 받았다. 소설가 신경숙은 여러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