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대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제783호 몇몇 신문이 전국 학교의 수능 성적을 공개했다. ‘전국 학생의 서열화’라고 비판하지만, 전국의 학교를 지배하는 정글의 법칙에서 나온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다. 학교에 경쟁이 없다면 놀고만 싶어하는 아이들을 무슨 수로 때려잡겠는가. 학교만이 아니다. 사회도 경쟁의 연속이다. 방송사 PD는 방송이 나간 다음날 성적...
[새책] 〈사고와 진리에서 태어나는 도시 〉 외제783호<사고와 진리에서 태어나는 도시>떼오도르 폴 김 지음, 시대의창(02-335-6125) 펴냄, 1만9800원 한국은 어떤 도시를 가도 비슷비슷하다. 역 주변으로 비슷비슷하게 들어선 상가들, 대기업이 짓는 고층 아파트, 전국 체인망의 식당·빵집·커피...
시는 전기공학, 랭보는 감전사한 것제783호 릴케의 말에는 거역할 수 없는 위엄이 있었지만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으려고 애썼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 “시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감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감정이라면 젊을 때 충분히 가지고 있다. 시는 체험이다.”(<말테의 수기>) 무엇을 체험해야 하나. 친절하게도 릴케는,...
남자의 자격지심제783호 지난주에 2박3일 동안 어떤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공연과 공연 사이마다 스폰서 광고가 나오는데 거의 외울 지경. 특히 배우 김명민이 등장하는 보험 CF는 아직도 앵앵거린다. 그 훌륭한 연기력으로 꼬마와 여자의 입장이 되어, 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 절절하게 연기를 한다. 그러자 그걸 바라보던 아저씨들이 ...
[KIN] 〈프랑스 신세대 기수 한국에〉외제783호프랑스 신세대 기수 한국에 ‘우리 시대의 프랑스 영화 특별전’, 데스플레생 감독과 관객의 만남 프랑스 영화의 최근 흐름을 살필 기회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주최하는 ‘우리 시대의 프랑스 영화 특별전’이 11월10~29일 서울 종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이번 영화제는 한국에 정식으로 수입...
폭탄주 퍼포먼스제783호 잔 속에 회오리가 인다. 적당량을 배합한 맥주와 소주, 또는 맥주와 위스키를 손목 스냅을 이용해 잘 섞는다. 이렇게 ‘말아 먹는’ 게 가장 일반적인 폭탄주 제조법. 회오리의 각이 예리할수록, 거품이 예쁘게 생길수록 좌중의 반응은 뜨겁다. 내일이 오지 않을 듯 끝까지 ‘달리는’ 한국식 술문화에 대한 비판은 일단 ...
‘그라운드 밖 팀워크’도 최고다워라제783호 세계적인 축구스타 지네딘 지단이 10월 말 한국을 방문한다. 유소년 축구를 장려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지단은 현재 프랑스 기업 다논의 네이션스컵 글로벌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전세계 10~12살 어린이들이 참가하는 다논 네이션스컵은 스포츠를 통해 어린이에게 꿈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전해주자는 취지...
구글제783호창조에서 검색으로 디지털 시대에 영감을 얻는 법, 구글에 들어가 검색창에 낱말을 타이핑하고 엔터키를 치라 ■ 진중권 자유기고가 문자가 등장하기 이전에 정보를 저장하는 유일한 장소는 두뇌였다. 예나 지금이나 ‘아는 것이 힘’이다. 푸코의 표현을 빌리면 ‘지식과 권력’은 한 몸(savoir...
문명충돌론과 전통술의 종말제783호 새뮤얼 헌팅턴은 그의 저서 <문명의 충돌>에서, 세계를 기독교권·중국·아프리카·아랍 등으로 나눠 조명하고, 앞으로 이슬람교를 중심으로 한 세력과 중국이 크게 부상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런 흐름에서 현재 중동에서 벌어지는 분쟁은 미국을 중심축으로 하는 서구 문명의 진출과 이에 조응하는 아랍...
[블로거21] 죽지 않아, 발라버려제783호 놀라지 마시라. <한겨레21>은 이런 매체다. 40쪽에서 ‘정태춘·박은옥’을 본 뒤 103쪽에서 ‘드렁큰타이거’를 볼 수 있다. 드렁큰타이거 소개는 위키백과를 빌린다. “LA 흑인 폭동 직후인 1992년, LA ‘랩의 뿌리’ 힙합 축제에서 데뷔한 한국인 래퍼 타이거JK에 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