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삔 꽂는 오빠’들의 유쾌한 놀이판제782호 “어머, 얘가 또 ‘삔’ 꽂게 만드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언니들’이 술자리에서 ‘어린 것들’이 열받게 만들면 소매를 걷어붙이면서 해온 농담이다. 이른바 ‘칠공주’ 언니들이 ‘맞장’ 뜨러 갈 때 거침없는 하이킥을 날리기 좋도록, 거동의 자유를 얻기 위해서 교복 치마 아랫단에 ‘삔’(핀)을 꽂…
게이가 만만한가제782호 이성애자라는 사실이 벼슬은 아니라고 늘 생각하지만, 가끔 주위의 게이 친구들이 커밍아웃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덩달아 심란해진다. 공부를 잘해도, 멀쩡히 직장에 다녀도, 마음 맞는 애인이 있어도 그들의 첫 번째 고민은 늘 같다. 부모님께 자신의 정체성을, 존재를 어떻게 알리고 이해시키느냐 하…
장진이 꿈꾸는 나라제782호 아름다운 대한민국. 여야 아니 좌우를 막론하고 쓰는 말이 됐지만, 같은 말에 대한 저마다의 상상은 다르다. 한나라당의 ‘아름다운’과 진보신당의 ‘아름다운’은 어쩌면 반대말에 가깝다. 정당뿐 아니라 개인이 꿈꾸는 아름다운 나라도 저마다 다를 것이다.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대통령이라는 대명사를 ...
기성 세대에의 도발, 그리고 개입제782호 아파트 단지의 쇠락을 파사드(정면) 형식 속에 반복하며 유명해진 정재호는 ‘동양화과 출신’ 작가다. 하지만 그를 정통 동양화론으로 풀이하자니 난처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화폭에 빼곡히 들어찬 아파트 정면상은 이른바 ‘허허로운 여백’을 완벽히 몰아냈고, 아크릴 물감 같은 양이(洋夷)의 화구까지 서슴없이 채용…
미국판 ‘노동 OTL’제782호 현재 캐롤라인의 인생을 정산해본다면 마이너스다. 잘해봐야 ‘0’이다. 그가 게으름을 피웠느냐, 전혀 그렇지 않다. 의사가 “가능한 한 하룻밤 동안 일을 쉬고 휴식을 취하라. 누워서 다리를 쉬게 하라”는 말을 할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의사 말을 듣고 공장에 전화했다가 그는 더 이상 나오지 말라는 전화를 받았다)...
[새책]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 온라인 사이트 〉외제782호<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 www.natmal.com, (주)낱말사 요즘 부쩍 중학교 때 이후로 처음 해보는 일을 하곤 한다. ‘비슷한말 찾기’다. “조사하는 건데 좀더 세게 하는 게 뭐였더라.” 시인이 아니건만 날파리처럼 어른거리기만 하고 잡히...
한없이 만능에 가까운 그의 비애제782호 “팬텀 하이브가의 집사 된 자, 이 정도도 못해서 되겠습니까?” 완벽한 외모의 그 남자가 놀라운 활약을 벌인 뒤 카리스마 넘치는 대사를 내뱉는다. 선생님 몰래 만화책을 넘기던 소녀들은 까악~ 소리를 지를 게 분명하다. 그러나 똑같은 장면 앞에서, 나의 온몸엔 오스스 닭살이 돋고 내 배는 찌릿찌릿하게 당긴다. 웃는…
[KIN] 〈가을에 눈 맞아볼까〉외제782호가을에 눈 맞아볼까 10월31일과 32일 ‘10월에 여는 연인들을 위한 공연’ 겨울에 앞서 미리 눈을 맞을 수 있을까? 10년째 장기 공연 중인 콘서트 <시월에 눈 내리는 마을>에 가면 가능하다. ‘10월에 여는 연인들을 위한 공연’으로 자리매김한 &...
뉴요커 놀이 최고봉제782호 “뉴욕 퍼블릭 라이브러리의 열람실에서/ 모든 영혼은 고요 속에서 과거,/ 혹은 현재, 혹은 미래를 읽어 내려가고 육체는/ 정적 안에 피어나는 상상력에 사로잡힌다.” -리처드 에버하트의 시, ‘열람실, 뉴욕 퍼블릭 라이브러리’ 중에서 일본에선 니혼진 놀이, 런던에선 런더너 놀이, 뉴욕에선 뉴요...
풍기의 삼처럼 소백의 삶처럼제782호 경북 영주의 북편에 붙어 있는 풍기는 한때 조선의 중심을 자처했던 고장이다. 영남 사림파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소수서원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풍기군수 주세붕이 고려 말의 유학자 안향을 제향하고 유생을 가르치기 위해 세운 백운동서원이 바로 소수서원의 시초였다. 소수서원은 명종이 직접 현판을 내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