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 〈예술영화 전용관들의 합창〉외제784호예술영화 전용관들의 합창 ‘넥스트플러스 영화축제’에 미개봉 신작 100여 편이 관객의 취향과 입맛에 맞춘 프로그램을 극장이 직접 기획하는 ‘넥스트플러스 영화축제’가 11월4~26일 열린다. 전국의 예술영화 전용관들이 중심이 돼 여는 영화제는 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미개봉 신작 영화 10...
뉴욕에서 뉴욕 영화 보기제784호 “내가 뉴욕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거예요, 모두가 어딘가에서 떠나온 사람들이라는 거.” -이자벨, <뉴욕, 아이 러브 유> 중에서 뉴욕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한 나의 대답은 이자벨과 명백히 다르지만, 이 도시 거주민의 상당수가 외지인이라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어디에서 왔는지, ...
바닥 치고 일어선 ‘성공 스토리’의 감동제784호 나는 지난 10월24일 잠실구장에 있었다. 기아와 SK의 한국시리즈 7차전이 열린 날이다. 신문 제작이 없는, 그래서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토요일이었지만 그 경기를 꼭 보고 싶었다. 야구 담당 기자로서 의무감 때문이 아니다. 응원하는 팀이 있어서 간 것은 더더욱 아니다. 나는 기아 타이거즈 팬도,...
간짬뽕으로 집들이를제784호 지난 10월26일 저녁 <한겨레21> 기자 몇몇이 서울 독립문 인근 우리 집을 찾았다. 결혼에 이사까지 했겠다, 겸사겸사 집 구경을 온 것이다. 그 다음 풍경은 안 봐도 비디오. 왁자지껄 웃고, 먹고, 마시고, 떠들고, 게임하고…. 그런 분위기가 한참 달아오른 ...
아기장수도 궁예도 하늘 여는 억새처럼제784호사위가 환해졌다. 고치령으로 오르기 위해 영월로 가는 길에서 아침을 맞았다. 첩첩이 산이다. 산비탈에 기댄 작은 마을의 밤을 지키던 전등은 꺼진 지 오래인데 아침 해는 먼 산을 넘지 못하고 있다. 고치령으로 가는 길은 <정감록>이 일러주었다는 승지 영월정동상류가장난종(寧越正東上流 可臧亂踪)...
소통의 왕, ‘똥’이로소이다제784호 소통 장벽에 뚫린 튼실한 개구멍이 바로 인류 공통 소재 ‘똥’이다. 잘산다고 황금똥 싸나, 똑똑하다고 복잡한 똥 싸나? 네 똥이 내 똥, 거기서 거기니, 걷는 내내 이보다 더 큰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소재도 없었다. 비슷한 처지의 순례자끼리 예의는 5분 정도만 차리면 된다. 그 뒤 어색한 침묵이 밀려올 때마...
우리 시대 마지막 마초제784호 1990년대 초·중반, 술집 심야영업을 금지할 때였다. 이 칼럼에 썼던 카페 주인 염기정이 자정 넘어 영업하다가 걸렸다. 경찰이 영업 허가증을 들고 갔다. 파출소로 오라고 했다. 그 직후에 차승재가 왔다. 염기정 왈, “허가증 뺏겨서 장사 못해.” 차승재가 앞장섰다. 염기정에게 라면 한 박스...
[블로거21] 막장 드라마를 내버려둬라제784호 난 드라마 보기를 좋아한다. 남자들이 TV에서 보는 건 스포츠나 뉴스뿐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드라마를 좋아하는 남자들도 상당히 많다. 내가 보수적이어선지 실험정신이 가득한 드라마는 별로 좋아하지 않고 눈물이 철철 흐르거나 남녀간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가 있거나 엎어지게 웃을 수 있는, 굉장히 통속적인...
핑크색 정책, 배려인가 배제인가제783호 ‘핑크’는 여성의 젠더색이다. 유아 턱받이부터 할머니들이 입는 카디건까지 여성용품에서 핑크는 기본색이다. 여성을 주제로 한 문화행사도 마찬가지. 유방암 퇴치 운동 ‘핑크리본’, 여성영화제 ‘핑크영화제’ 식으로 핑크는 곧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을 상징한다. 2007년부터 ‘여성이 행복...
생명과 용서에 관한 다양한 변주들제783호 사형만큼 복잡한 얼굴을 지닌 제도도 드물다. 누구의 얼굴을 응시하느냐에 따라 사형은 인과응보의 드라마가 되기도 하고, 제도에 의한 살인 같은 비극이 되기도 한다. 사형 하면 떠오르는 영화 <데드 맨 워킹>(1995)처럼 사형수를 돕는 수녀의 시선을 통해 사형수의 인간적 숨결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