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살인을 남들이 모르게 하라제787호 원죄가 있는 사내가 있다. 아내의 친구와 불륜에 빠진 자신 때문에 아이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남편이다. 아내도 남편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부부는 멀어진다. 그렇게 위기의 부부로 지내던 어느 날, 아내가 정성스레 립스틱을 바르고 평소에 아끼는 귀고리를 하고 집을 나선다. 이날 형사인 남편은 조직폭력배 2인자…
깨고 싶지 않은 꿈제787호 10년 전 내 꿈은 H.O.T 숙소 화장실의 슬리퍼였다. 여고생 십중팔구는 H.O.T 아니면 젝스키스의 팬으로 정확하게 갈리던, <아이 러브 스타>나 <토마토> 같은 잡지를 사서 자기가 좋아하는 멤버의 사진을 잘라 나누다 양면에 각각 다른 멤버의 얼굴이 ...
헬로 인디? 땡큐 지상파!제787호 최근 한국 대중음악계의 이슈를 거론할 때 ‘인디신(Scene)의 성장과 약진’을 빼놓을 수 없다. 장기하의 대중적 성공 때문만은 아니다. 적어도 2008년과 2009년 사이에는 인디신에서 등장한 앨범과 홍익대 앞을 근거지로 삼고 있는 음악가의 양적 팽창과 질적 성장이 동시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
길이 만들어준 ‘얼치기 가족’제787호 같은 길을 걸으며 부대끼니 순례자끼리 끈끈해지기 마련이다. 특히 헐렁한 사람들하고 각별하게 엮여 나중엔 유사 가족같이 됐다. 자기 집에서부터 3개월 넘게 걸어 산신령 몰골인 벨기에인 윌름(53)이 아빠, 그의 오랜 친구 얀(52)이 엄마, 나와 똥 단어 수집 전문가 이스라엘 여자 아디,...
벌거벗은 난민의 생명에서 탈주하라제787호 “우리의 정치적 전통에서 핵심에 놓인 주권과 제헌권력이라는 개념을 버리든가 처음부터 다시 사유해야 한다.” 현실 사회주의 몰락 이후 서양 정치철학의 근원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하는 이탈리아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의 주장이다. ‘주권권력’과 ‘벌거벗은 생명’이라는 새로운 정치철학적 범주를 제시한 <...
[새책] 〈인간시대 르네상스〉제787호<인간시대 르네상스>박홍규 지음, 필맥(02-392-4491) 펴냄, 2만원 “자연에 대한 지배, 최대 생산의 추구로 상징되는 자본주의가 부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르네상스로 돌아가야 한다. 천민자본주의와 획일적 대중문화에 젖어버린 우리에게는 르네...
‘흰 가면’ 에 숨은 인도 지식인제787호 인도 히말라야 산중 칼림퐁의 한 저택에 소년병들이 침입한다. 소년들은 물건을 강탈하고 집주인인 퇴직 판사에게 모욕감을 안겨준 뒤 돌아간다. 언뜻 단순하게 보이는 이 사건에는 인도의 계층·민족·역사·정치 등 모든 문제가 섞여 있다. 이 장면을 매개로 작가는 식민지 시절 영국과 현재의 미국, 그리고 인도의 칼림퐁…
‘밀덕후’가 뒤집어놓은 전쟁제787호 소년들에게 전쟁놀이만큼 재미있는 게 있나? 30년 전의 아버지는 지게 작대기가 따발총인 양 두두두두 소리를 내며 친구들에게 갈겨댔다. 10년 전의 삼촌은 수십 명의 병사들을 번갯불로 지져 죽이는 ‘스타크래프트’ 게임에 빠져 재수를 해야 했다. 오늘의 아이들에게는 더욱 많은 도구들이 있다. 애니...
[KIN] 〈대안영상 완전정복〉외제787호대안영상 완전정복 미디어극장 아이공이 여는 ‘대안영상 키치 퍼레이드’ 대안영상의 핵심을 모은 ‘아듀! 2009 특별기획전-대안영상 키치 퍼레이드’가 12월3~13일 서울 홍대 앞 미디어극장 ‘아이공’에서 열린다. 이번 기획전은 2000년대 초까지 홍대 앞을 정의하던 키치문화...
386 세대의 추억 놀이제787호 “30여 년 만에 친구를 만나 가슴이 벌렁거립니다.”(chk1327) ‘오십을 바라보는 대머리 아저씨’를 순식간에 아이로 만들어버린 건 다름 아닌 <클로버문고의 향수>(한국만화영상진흥원 펴냄)라는 책 한 권. 클로버문고 각권에 대한 정보와 창간 당시의 발간사, 표지, 내지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