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임춘애’ 김하나에 거는 기대제785호 지난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09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김덕현 선수 등 19명의 선수를 출전시켰지만 단 한 명도 본선에 오르지 못하는 치욕을 당했다. 초라한 성적에 앞서 또 다른 걱정 소리가 들려왔다.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대구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홈에서 벌어지는 세계대회에서...
허기진 ‘마감 좀비’들의 순례제785호 눈이 벌겋다. 나무젓가락으로 허연 오징어회를 집어 눈처럼 뻘건 초장에 푹 찍는다. 새벽 3시. 내가 오징어회를 먹는 건지, 오징어회가 나를 먹는 건지 알 수 없다. 알 수 없다면 원샷이다. 푸른 소주병이 쌓여간다. 아름다운 나의 20대는 이런 풍경으로 마무리됐다. <한겨레21...
고전적 술집 ‘주막’의 근대성제785호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술을 마신다는 행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로부터 특별한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것을 함축한다. 대개 술자리에서 손님은 상징적으로 초대자의 가족공동체로 받아들여진다. 주인·손님을 불문하고 참석자 모두는 최소한 술 마시는 동안만은 성공을 축하하며, 건강을 기원하며, 서로의 우애와 친목을 …
당신의 여행이 책이 되도록제784호 “여행책을 내고 싶습니다.” 출판사 ‘시공사’ 여행팀 에디터인 권희대 차장은 이런 제목의 전자우편을 자주 받는다. ‘어디를 다녀왔다’ ‘이런 여행정보는 서점에 없는 것 같던데…’ 등으로 시작하는 여행후기를 담은 전자우편이다. 내용은 달라도 구애의 목적은 같다. 자신의 책을 내고 여행작가가 되고 싶다는 …
마이클, 영원히 돌아오다제784호 1980년대가 돌아왔다. 스팽글이 샤방샤방하게 달린 쫄바지도, 어깨뽕이 들어간 가죽점퍼도, 블링블링한 철제 장신구도 2009년의 거리로 돌아왔다. 여기저기서 떠드는 80년대, 80년대 패션. 그러나 그들이 따라 하는 뽕재킷을 유행시킨, 쫄바지의 원조인 사람은 여기에 없다. 그래도 세상...
복수의 왕국제784호 어릴 때 엄마 몰래 읽던 책들 가운데 지금도 단연 기억에 남는 것은 시드니 셸던의 소설들이다. 그의 소설에는 늘 엄청난 시련을 겪은 뒤 화려하게 변신하고 세상을 향해 복수하는 여자들이 등장했다. 그들이 마음만 먹으면 세상에 안 넘어오는 남자는 없었고, 무너뜨릴 수 없는 기업은 없었으며, 모든 계획은 완벽하게...
일본·한국 우익, 차이가 더 크다제784호우익이란 무엇인가? 역사적 고찰이건 이념에 대한 분석이건 한국의 ‘우익’을 전면적으로 다룬 책은 드물다. 우익이라면 민족주의나 보수주의보다는 곧장 반공주의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이 한국적 현실이다. 이러한 특수성이 우익의 본질에 대한 진지한 물음까지도 봉쇄해버린 것은 아닐까? 일본의 평론가 마쓰모토 겐…
[새책] 〈1마일 속의 우주 〉외제784호〈1마일 속의 우주〉 쳇 레이모 지음, 김혜원 옮김, 사이언스북스(02-517-4263) 펴냄, 1만1천원 쳇 레이모 교수는 미 스톤힐대학의 물리학·천문학 교수다. 그는 37년 동안 매일 매사추세츠 노스이스턴 마을의 집에서 대학까지 걸어갔다. 거리는 1마일, 1.6...
늙어간다는 것, 이 무력감제784호 한 멋진 남자가 있다. 가족주의와 종교에서 자유로운 미국의 유대인 이민자 3세대로, 유명 광고회사의 아트디렉터로 성공했고,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으며, 타고난 예술적 감수성을 가져 그림을 잘 그리고, 매력적인 외모에, 지성적이고 합리적이라 많은 여자들이 따랐던 그런 남자. 뉴욕에 살면서도 9·11 사건의 ...
피학·가학 풀세트제784호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집에 안 들어오는 주인님요.” “시계야 시계야,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착하니?” “집에 들어와서 조용히 잠만 자는 주인님요.” “비데야 비데야,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더럽니?” “제가 뱉은 물을 저한테 다시 뿌리는 주인님요.” <개그콘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