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바로 ‘90년대 록’의 정수제788호 ‘기린다’는 것은 습관이다. 계속해서 쌓여가는 순간은 한때의 찬란한 현실을 어슴푸레한 과거로 보낸다. 그때의 막연한 이미지만이 습관처럼 기려진다. 1994년 4월,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이 자신의 머리에 방아쇠를 당겼을 때 세상은 일순 정전이 됐다. 다시 밝아진 세상에선 오아시스와 라디오헤드가 커트 코베인의...
“공산주의자 살인 장면 없다고 상영금지”제788호 아시아 영화의 뉴웨이브는 1990년대 대만에서 시작해 한국을 거쳐서 필리핀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아시아 영화의 물결은 말레이시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아미르 무하마드 감독(사진)은 말레이시아에서 2000년 최초로 디지털 장편영화 <립스 투 립스>(Lips To ...
환각의 도시를 떠돈 도스토예프스키의 영혼제788호 ‘성 베드로의 도시.’ 1703년 표트르대제가 세운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정신적 삶의 위업’이라 한다. 아무것도 없는 발트해 어귀의 황량한 늪지에 건설된 이곳은 ‘정교적 러시아의 영혼과 유럽의 모더니티가 착종된 이종접합’의 인공도시다. ‘나의 것’과 ‘남의 것’이 뒤섞이면서 만들어낸 ‘이종교배’의 …
[새책] 〈슈퍼 괴짜경제학〉외제788호<슈퍼 괴짜경제학>스티븐 레빗·스티븐 더브너 지음, 안진환 옮김, 웅진지식하우스(02-3670-1570) 펴냄, 1만3천원 ‘경제학계의 인디애나 존스’라 부르는 스티븐 레빗이 성매매 여성, 자살 테러범, 살인 방관자 등 더욱 노골적인 소재를 갖고 다시 돌아...
모자란 듯 즐거운 미국판 ‘세 남자’제788호 남자들은 말한다. “여자가 셋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 여자들은 말해도 좋다. “남자가 셋 모이면 집안이 유치원이다.” 따끈따끈한 미국 드라마가 연일 케이블에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시트콤은 찬밥 신세다. <하우스> <가십걸> 등 ‘따지고 보면 코미디’는 ...
[KIN] 마당놀이, 이번엔 <토정비결>외제788호마당놀이, 이번엔 <토정비결> 이영범·이정섭·강성범 등 새 얼굴 선봬 ‘MBC 마당놀이’가 안성 남사당 놀이패와 함께 새로운 마당놀이 <토정비결>을 선보인다. 11월27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서울 장충체육관 특설무대에서 공연한다. <...
순례길이라고 불량배가 없을쏘냐제788호 순례자라고 인간성 검사받나? 걷다보면 별로 필요한 것도 없고, 남들 배낭이나 내 거나 궁색하긴 매한가지니 탐할거리도 없다. 안면 다 텄는데 삿대질도 못할 일이다. 그래도 별별 군상 다 부대끼는 순례길이니, 안전하다고 해도 뒤로 넘어져 코 깨지는 수가 있다. ‘그래! 오늘 한번 제대로 걸어보는 ...
반갑구나 ‘고향의 맛’제788호 잘 먹고 (잘) 살기가 쉽지 않다. 날씬한 외양이 왠지 불길했던 ‘미쿡쌀’을 큰맘 먹고 사봤다. 밥솥에서부터 찰기 하나 없이 따로 놀던 놈들은, 볶음밥을 만들 땐 프라이팬 위에서 사방으로 흩날려 나를 슬프게 만들었다. 별 생각 없이 밖에서 끼니를 때우다 보니 하루 종일 밀가루에 설탕 덩어리만 ...
[블로거21] 다시 딸 수 없는 ‘누끼’ 4대강 사업제788호 ‘누끼를 딴다’는 말이 있다. 무수한 직업 용어는 대부분 관행적으로 선배들을 통해 얻어지는 경우가 많다. 단어의 출처에 대한 특별한 의심 없이 통하는 의미 그대로,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어느 집단이든 그들만이 사용하는 단어가 있다. 그중 하나다. 디자이너 혹은 그들과 협업의 형태를 띠는 ...
절반의 크기, 두배의 기쁨제787호 싱글족의 삶의 질은 밥상이 좌우한다. 아침은 거르고, 점심은 식당 밥으로 해결하며, 저녁은 술안주로 대충 때우다간 싱글 생활의 위기를 맞기 십상이다. 그래도 싱글들이 어쩔 수 없이 외식에 치중하는 건 낭비가 많아서다. 싱글에게 기존 가정용 식재료는 부담이 되게 마련이다. 식빵 한 묶음, 수박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