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주잔 최고의 파트너 ‘굴전’제792호 한밤에 소주 생각이 날 때면 냉장실과 냉동실 문을 번갈아 열어 적당한 안줏거리를 찾는다. 냉장고마저 허기를 느낄 때는 요리를 하기보다 라면을 끓이거나 냉동 만두를 튀기기도 하지만 웬만하면 삼간다. 살찐다. 평소 실험정신이 투철하다 보니 별의별 것을 다 만들어봤다. 당근과 양파, 호박 등 채소를 기름에 볶다가 …
돈 3만원으로 뭘 할 수 있냐고?제792호피곤하고 우울한 시대다. 온갖 몰염치와 악다구니가 난무한다. 하지만 시대가 그렇다고 개인의 삶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가진 것은 없더라도 웃으며 사는 게 행복의 지름길 아니겠는가. <한겨레21> 제1회 ‘손바닥 문학상’ 수상자인 한혜경씨가 가난하지만 즐겁게 사는 법을 연재한다. 편집자 ...
대간 칼바람이 차다만 스산한 세파에 비할까제792호 그냥 물길이 보고 싶었다. 4대강 바닥을 파헤치기 시작한 이후 내내 편치 않던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다. 백두대간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남한강은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에서 한 올로 얽혔다. 다른 길을 걸어온 이들의 만남은 언제나 낯설기 마련이다. 그러나 5천 년 넘도록 그들의 행로는 변한 적이 없다. 역류...
조건영처럼 늙어라제792호 조건영(63)은 건축가이지만, 내가 그와 만난 건 건축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때 나는 기자였는데, 기사와도 관련이 없다. 오로지 단골 술집(첫 회에 소개한 ‘소설’)이 같았고, 거기 옆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는 인생의 대선배(그는 나보다 16살 많다)를 보고 잠깐 합석해 인사차 술 한두 잔 마시...
‘여배우 약진’ 왜 아무도 말 안 하지?제791호 나무 하나로 숲을 이룰 수는 없는 법. 올해의 문화계 숲도 크고 작은 나무들이 어우러져 이뤄졌다. 두 명의 전직 대통령과 한 명의 팝황제가 떠났고, 불황과 신종 플루까지 더해져 문화계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공연계는 신종 플루로 인해 각종 행사와 공연이 취소되면서 타격을 받았다. 음악계는 이제 다시...
제가 진정 그 길을 걸었단 말입니까제791호 믿을 건가 말 건가? 막판까지 헷갈렸다. 지난 7월6일 아침 9시에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를 떠나는 비행기를 타야 했다. 6시께 알베르게를 나서는데 대문이 잠겨 있었다. 담장은 내 키보다 1.5배는 높아 보였다. 게다가 끝에는 뾰족한 작은 창들이 박혀 있었다. 알베르게에서는 들고 날 수 있는 시각이 ...
방구석 빵꾸똥꾸들아, 극장 가자구제791호 전통적으로 12월 극장가는 여름 성수기 못지않게 관객이 꽉 들어찬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겨울방학 덕분이다. 올겨울에도 뛰어난 영상기술을 앞세운 할리우드 영화와 다양한 장르에서 깊이를 더한 한국 영화들이 관객몰이를 위해 경쟁 중이다. 3D 실사영화 <아바타>, 올해 마지막 한국...
구설에 오른 ‘명가’제791호 2009년 방송가에 떠돈 온갖 소문과 뒷담화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새해에 방송될 한국방송 드라마 <명가>다. 제작진의 말에 따르면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에 비견할 한국의 명문가 경주 최씨 집안 이야기”라고 한다. 요즘 말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경주 최씨 가문을 통해 정당하고...
후회로 요동치는 ‘수많은 그때’제791호 <길은 복잡하지 않다>(철수와영희 펴냄)에서 이갑용은 “1987년 노동자대투쟁의 의의는 새벽 출근이 사라지고 주말 잔업, 철야·특근이 없어지고 마음과 몸에 여유가 많아지는 것”이라며 “임금 상승에 따른 노동자의 높은 구매력이 문화·연예 산업 발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한...
[새책] 〈안녕 헌법-대한시민 으뜸교양 헌법 톺아보기〉외제791호 <안녕 헌법-대한시민 으뜸교양 헌법 톺아보기>차병직·윤재왕·윤지영 지음, 지안(02-322-3575) 펴냄, 1만5천원 법제처가 운영하는 ‘국가법령정보센터’(www.law.go.kr)에 접속해 검색창에 ‘헌법’ 두 글자를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