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 차별하는 안주 통닭제795호 몇 해 만이었을까. 서울 명동의 ‘섬’을 찾았다. 한동안 떠다니는 섬처럼 살았다. 물이 차면 한 개의 섬이 내 곁에 있었고, 잠을 깨면 그 섬은 또다시 환상 속으로 사라졌다. 거의 10년 만에 낡은 미닫이문을 열고 섬에 도착했다. 저마다 기억하는 전설은 달랐지만, 모든 섬은 하나의 전설로 ...
겨우 남은 자병산, 똑똑히 보라제795호 세상이 열리기 전인 까마득한 옛날, 마고할미가 살았다. 백두산을 베개 삼아 누우면 한라산에 다리가 닿을 정도로 장대한 할머니에겐 아주 귀한 반지가 있었는데 어느 날 그 반지를 잃었다. 그 반지를 찾느라 온 땅을 헤집어 결국은 스스로도 헤집어놓은 땅속에 묻히게 됐다는 게 강원 영월 지역에 전하는 절벽의 유래다. …
옛 애인 흉내 내는 젊은 여자를 만나다제795호 6번 연속으로 딱지 맞았다. 아니 난 그냥 내 나이와 성별을 솔직하게 밝혔을 뿐인데, “대화가 종료되었습니다”라는 문장이 뜬다. 일곱 번째 상대는 “하이” 하더니 다짜고짜 “서울 상계동 24 남. 지금 번개 가능? 27 이하 강북녀만”이란다. 나는 “헐...;;;”이라 쓰고 대화를 종료...
[블로거21] KL과 KL 아닌 곳제795호 몇 해 전 타이에 사는 한국인 친구는 말했다. “타이엔 두 개의 지역이 있어. 방콕과 방콕이 아닌 곳.” 올 초 쿠알라룸푸르(KL)에 갔을 때 말레이시아에 사는 사람도 말했다. “쿠알라룸푸르와 쿠알라룸푸르가 아닌 곳이 있어요.” 한반도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 심각하다, 심대하다. 그러나 동남아 나라의 수도와 ...
‘돌발영상’의 돌발 변화제795호 혹 아시는지 모르겠다. YTN에서는 여전히 <돌발영상>을 방송하고 있다. 자투리 영상을 재치 있게 구성한 4분짜리 <돌발영상>은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과는 다른 독특한 웃음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 검경 등 권력의 핵심도 <돌발영상...
소녀는 디테일로 웃긴다제795호 굴러가는 낙엽만 봐도 자지러지는 게 소녀라고 했나? 요즘은 TV에서 몸빼를 입고 소똥 위를 구르는 게 소녀 아이돌이라고 하더군. 소녀들은 잘 웃는다. 그러나 소녀들도 제법 웃길 줄 안다. ‘분장실의 강 선생님’이나 <청춘불패>처럼 하드코어로 망가져서 웃기는 게 아니다. 그들만의 소소...
조금 덜 애국적인 중국판 블록버스터제794호 쑨원은 중국과 대만, 양 중국에서 존경받는 인물이다. 그는 대만 국민당의 아버지이자 중국 공산당의 친애하는 동지로 추앙된다. 삼민주의를 주창한 쑨원의 사상은 중국이 봉건의 어둠에서 벗어나 현대화의 길을 밝힌 횃불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대만에선 장제스 기념관보다 쑨원 기념관이 사랑받고, 대만 화폐 10...
교육의 룰을 뜯어고치자?제794호 오래된 앨범이나 서랍 속 편지 뭉치에서는 가끔 잊혀져서 다행인 이야기들이 튀어나온다. 초등학교 때까지 어버이날에 꼬박꼬박 부모님께 효도를 맹세하는 카드를 쓰는 착한 어린이였던 나는 얼마 전 그 속에서 부모님이 보실까 두려운 문장을 하나 발견했다. “나중에 꼭 서울대 장학금 받고 가서 효도하겠습니다.” 받아…
자본주의는 똥덩어리제794호 “인간은 사실 서른 살이 넘으면 살아 있다고 할 수 없다. 최선은 적당한 시기에 자신을 죽이는 것이다.”(괴테) “삶의 유용함은 그 길이가 아니라 용도에 있다. 즉 요절한 사람이 외려 오래 살았다고 할 수 있다.”(몽테뉴) <케인즈는 왜 프로이트를 숭배했을까?>(창비 펴냄)를 지은 ...
[새책] 〈지역이라는 아포리아〉외제794호<지역이라는 아포리아>해석과 판단 지음, 산지니(051-504-7070) 펴냄, 1만7천원 ‘아포리아’란 대화법 중 부딪히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말한다. 지역이라는 문제는 왜 아포리아인가? 책을 낸 ‘해석과 판단’은 <문학과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