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대체 왜 온 거야?제780호 왜 그 고생길에 너도나도 간다고 나설까? 스페인 북부 도시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로 이어지는 순례길이 뜨거운 여행지로 떠올랐다. 대체 거기에 뭐가 있기에 깨달음을 얻겠다며 다들 나서는지 알아보려 김소민 기자가 지난 5월27일부터 7월4일까지 39일 동안 7~8kg 가방을 메고 카미노데산티아고를 걸어...
지겹지 않나, 내가 변하자제780호 “세상이 지겹게 안 변하는 데엔 이유가 있을 거다. 내가 변하자.” 그 말에 꽂혀서 시작된 인연이 만 10년이 됐다. 1999년 내가 <한겨레>에서 영화 담당 기자를 할 때였다. 장선우 감독과 박광수 감독의 대담에서 장 감독이 그 말을 했다. ‘지겹게’라는 부사가 더없이 실감났다...
혁명도 개혁도 아닌 ‘제3의 길’?제779호억압적 사회체제, 끝이 보이지 않는 부정부패의 만연. 이런 상황에서 혹자는 혁명을 주장하고 혹자는 개량을 말한다. 일시에 근본적으로 사회구조를 변혁할 것인가, 혹은 점진적으로 잘못된 점을 고쳐나갈 것인가는 사회의 모순을 몸으로 겪고 살아야 했던 많은 사람들의 고민이었다. 그런데 과연 그 두 가지 방법이 전부일…
문화연대 10년, 그들의 장수 비결제779호 문화연대는 여러 개의 얼굴을 가졌다. 최근에 문화연대가 함께한 행사만 보아도 그렇다. 문화연대는 8월29일 기타를 만드는 콜트·콜택 해고 노동자와 함께하는 모던록 페스티벌을 인천에서 열었다. 이렇게 노동자와 연대하나 싶으면 아이돌 스타와 관련된 토론회도 열었다. 8월14일, 서울 프란체스코 교육회관에서 주최한…
건축이여, 함무라비를 두려워하라제779호 건축의 역사, 정확히는 건축법의 역사에는 뜻밖에도 함무라비왕이 가장 먼저 등장한다. 함무라비왕이 제정한 함무라비법전에 건축 관련 항목도 들어 었었기 때문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이 법전의 기본 정신은 물론 건축에 대해서도 철두철미하다. “건축한 이가 집을 제대로 짓지 않아 집이 무너져 ...
눈물의 봉우리가 사라진 박진표 멜로제779호 박진표 감독의 장기는 순정한 인물의 눈물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것이다. <너는 내 운명>에서 순박한 농촌 총각은 구치소 창살 너머의 연인을 향해 다가가려 애쓰며 짐승 같은 울음을 터뜨렸다. 게다가 창살 너머의 연인은 단순한 질병이 아닌 사회적 낙인이 찍힌 에이즈에 걸린 여성이었다. &l...
빵점짜리 ‘편성 영업’제779호‘편성 영업’이라는 말은, 방송사들이 드라마를 직접 만들지 않고 외주 제작사들로부터 공급받아 방송하면서 생긴 방송가 신조어다. 드라마 제작사들이 준비 중인 드라마를 때맞춰 방송할 수 있도록 방송사와 편성 계약을 맺는 일이, 여느 제품 영업과 마찬가지로 치열하고 험난하다는 얘기다. 방송이 안 된 드라마는 무용…
제프리 쇼제779호‘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체험 미디어 아티스트 제프리 쇼, 현실과 가상 사이의 초박막 위에서 새로운 세계·신체의 디자이너가 되다 ■ 진중권 자유기고가 언젠가 독일 카를스루에의 ‘미디어와 예술센터’(ZKM)에 갔다가 미술사책에서 사진으로나 보던 제프리 쇼의 <읽을 수 있는 도시&...
소설가의 삶엔 소설 같은 일들이제779호 소설가에겐 소설 같은 일들이 벌어진다. 바야흐로 이야기는 본명으로 시작한다. “여수에 황준선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소설가는 ‘형’이라 불렀고 사람들은 아무리 빨아도 제 색깔로 돌아갈 것 같지 않은 옷을 입은 그를 ‘거지’라고 불렀다. 담배도 풀빵도 서너 개씩 줘도 하나면 족한 황씨는 직업의식이 투박한 이…
[새책] 〈유혹하는 에디터〉외제779호 <유혹하는 에디터> 고경태 지음, 한겨레출판(02-6383-1608) 펴냄, 1만5천원 고경태 전 <한겨레21> 편집장(현 <씨네21> 편집장)이 ‘자서전’을 썼다. ‘일중독’ 편집장이 어떻게 짬을 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