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와 잭 사이제810호 한 노래를 알게 되는 경로는 인생 경로만큼이나 다양하다. 라디오를 듣다가, 길을 걷다가, 영화를 보다가, 친구의 추천으로, 좋아하는 사람 때문에 등등등. 그중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라는 항목도 포함될 수 있을 텐데, 여기에서 ‘술집’이라 함은 최신 가요를 1위부터 50위까지 밤새 무한 반복...
피로 얼룩진 ‘구제역 청정국’제810호 1월2일 경기 포천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 1월30일까지 총 다섯 개 농가의 소 5956마리가 살처분됐다. 혈청형 ‘A’형 구제역은 81일 만인 3월23일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종식이 선언됐다. 4월8일 인천 강화군에서 구제역이 확인됐다. 이번에는 혈청형 ‘0’형이었다. 사흘 만에 4곳 ...
[새책] 〈허세욱 평전〉외제810호〈허세욱 평전〉 송기역 지음, 삶이보이는창(02-848-3097) 펴냄, 1만2천원〈나를 낮추면 다 즐거워〉 오시은 지음, 이윤엽 그림, 우리교육(02-3142-6770) 펴냄, 8500원〈나는 공산주의자다〉1·2권 허영철 원작, 박건웅 그림, 보리(031-...
국가의 두 얼굴을 생각한다제810호 “이 위기에서 ‘국가적인 것’을 환기한다.” 안영춘 편집장의 말대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5월호는 지면 이곳저곳에서 국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들은 각기 다른 사건과 맥락에서 흘러나와, 시대의 총체적인 위기를 드러낸다. 지금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
시인이여, 가장 마지막까지 울어라제810호 우주에서 벌어지는 일의 원인까지도 계산해내는 세상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 나라의 바다에서 배가 부서져 사람이 46명이나 죽었는데도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한다. 차분하게 사실을 따지기보다는 거만하게 의견을 말하는 데 익숙한 일부 언론은 일찌감치 북한의 침공으로 단정하고 막무가내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
[KIN] 〈쫓고 쫓기는 두 남자〉외제810호쫓고 쫓기는 두 남자국내 첫선 연극 <추적>, 치정극에서 출발하는 생존게임 1971년 토니어워즈에서 작품상을 받은 연극 <추적>이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극작가 앤서니 셰퍼가 쓴 <추적>은 쫓고 쫓기는 두 남자를 다룬 추리심리극이다. ...
굳세어라, 슈메르씨제810호 추억의 외계인 드라마 <브이>(V)가 산뜻한 모습으로 재방문하고 있다. 기대와는 달리 옛날만큼의 짜릿함은 없다. 그동안 외계인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일까. 그리고 이렇게 초우주적인 기술력으로 지구인을 잡아먹으려는 외계인의 이야기는 식상하다. 내게는 <맨인블랙> ...
다리를 긁으며 비스크를 씹다제810호 ‘도문대작’(屠門大嚼). ‘도문’(푸줏간 문)을 바라보고 ‘대작’(질겅질겅 씹다)한다는 뜻이다. 1611년 전라도 바닷가 유배지에 머물던 허균이 썼다. 할 일 없이 창밖을 바라보며 예전에 먹던 음식을 하나하나 적었다. 허균 같은 지식인도 이런 ‘짓’을 한다. 그러니 입맛을 다시며 예전에 ...
즐기면서 주물러라제810호 “권태기가 왔을 때 황홀한 관계를 다시 찾고 싶으면 일주일에 하루, 서로 마사지 하는 시간을 가져라.” 이 문구를 여성잡지에서 발견하고 그대로 했다가 오히려 싸우기만 했다고 불평하는 이야기를 곧잘 듣는다. “아, 글쎄 저는 피곤을 참고 정성껏 힘들게 마사지를 해줬거든요. 그러고 나서 내가 받을 차례...
오은선씨, 거기서 무엇을 보셨나요제810호 19세기 유럽 사람들의 정념 가운데 하나는 ‘환멸스런 세상과의 깨끗한 단절’이었다. 세상은 혼탁하고(프랑스혁명과 나폴레옹 전쟁에 대한 사후 수습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빈회의에 따른 구체제의 복권), 진부해졌으며(빈체제 이후의 지극히 평범하고 나른한 일상문화), 삶의 내면을 충동질하는 ‘사건’은 좀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