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끝에 착 감기는 진한 국물맛제814호“국수를 먹을 때 중국인은 함께 끓인 채소와 고기 등 건더기를 먹고, 일본인은 면을 먹고, 한국인은 국물을 먹는다”는 말이 있다. 충북 옥천의 ‘생선국수’는 이 말 그대로 육수 맛으로 먹는 국수다. 면을 먹기 위해 육수를 낸 게 아니라 육수를 먹기 위해 국수를 말아 먹는 음식이다. 예로부터 금강 줄기...
슴슴한 한 그릇, 국수 먹는 밤 깊어가길제814호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희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담백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쩡하니 닉은 동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끓는/ ...
아이돌이여, 자신에게 솔직해져라제814호 스타는 대중성을 바탕으로 신비주의를 지향한다. 그들이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고 해서 항상 팬들 곁에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스타로서의 모습과 일상의 모습을 구분함으로써 대중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효과를 낳는다. 그러한 스타의 존재 방식은 분명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하지만 최근 활동하는...
배달의 기수들, 반공교육 나섰네제814호 2010년에 한국전쟁에 참전한 학도병의 실화를 다룬 영화가 개봉된다고 하면 어떤 영화가 상상되는가? 반전 메시지나 한국전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기대했다면 <포화 속으로>를 보지 말기 바란다. <포화 속으로>는 반전이 아닌 반공 메시지를 담은 ‘무용담’이...
뛰는 정치인 위에 나는 국민제814호 연식이 좀 된 컴퓨터 오락 중에 ‘심시티’라는 것이 있다. 발전소, 수도시설, 학교, 소방서, 경찰서, 병원 등을 잘 지어 인구를 늘리고 대기오염 등을 막아 주민의 ‘입지희망도’ 또는 ‘행복도’를 높이는 시뮬레이션이다. 요즈음 아이폰 유저를 빠른 속도로 중독시키고 있다는 ‘위룰’(We R...
개도국 경제에 이단을 허하라제814호 <이단의 경제학>(시대의창 펴냄)은 저자가 ‘스티글리츠 외’로 표기돼 있지만 부연설명이 필요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를 앞세우고 있지만 공저자 5명은 모두 ‘정책대화구상’(IPD·Initiative for Policy Dialogue)...
[새책] 〈클래식 시대를 듣다〉외제814호 <클래식 시대를 듣다>정윤수 지음, 너머북스(02-335-3366) 펴냄, 2만6천원 문화평론가 정윤수는 클래식이 오늘날까지도 큰 공명을 주는 것은 작곡가가 시대를 껴안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당대에 몰입함으로써 당대를 초월한 것이다. 주제는 <...
흔들리네, 삶도 축구도제814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도 6월호에서 월드컵을 피해가진 못했다. 프랑스 언론인 다비드 가르시아는 누구나 알고 있는, 그러나 알 때마다 놀라는 월드컵의 ‘머니 게임’을 추적한다. 축구공 대신 돈뭉치가 굴러다니는 이 경기에서 규칙을 정하고 선수를 고르고 승부마저 결정짓는 존재가 국제축구연맹(...
그래,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제814호 사고와 사건은 다르다. 예컨대 개가 사람을 무는 것이 사고이고 사람이 개를 무는 것이 사건이다.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고는 ‘처리’하는 것이고 사건은 ‘해석’하는 것이다. ‘어떤 개가 어떤 날 어떤 사람을 물었다’라는 평서문에서 끝나는 게 처리이고, ‘그는 도대체 왜 개를 물어야만 했을까?’라...
정말 웃긴데, 글로 표현할 수가 없네제814호 웃음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한다. 깜깜한 영화관이나 자기 안방에서라면 분비물을 토해내며 깔깔대도 좋다. 하나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데서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간 주위의 눈총을 화살처럼 맞으리라. 그래도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보고 있는 중이었다면, <개그콘서트>라도 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