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현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제825호 주작문이 열리면서 궁을 지키는 무사 8명이 문지방을 넘는다. 궁의 남문, 우리로 치자면 경복궁의 들머리인 광화문쯤 되는 곳이다. 열리는 문 너머로 일본 특유의 짙푸른 산세와 하늘이 그대로 드러난다. 뜨거운 한여름이지만 고층 건물의 방해를 받지 않으면서 확보된 시선이 시원한 느낌을 준다. 일본 나라현 ...
착한 여자의 자격만 보여줘제825호 골드미스가 갔다. 그리고 영웅호‘걸’이 왔다. SBS <일요일이 좋다> ‘영웅호걸’의 여자들은 ‘골드미스가 간다’의 여자들과 사뭇 달라 보인다. 그들은 선후배를 가리지 않고 인지도가 높은 출연자만 들어갈 수 있는 ‘잘나가는 팀’에 속하려 하고, 나이와 연예계 경력 중 무엇을 ...
위기의 경제, 위기로 치료하라제825호세계경제는 지금 회복 중일까.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침체 일로를 걸었던 금융시장의 현재는 바닥을 쳤던 2008년보다는 훨씬 나아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반짝이는 회복세 뒤에는 반전처럼 섬뜩한 전망들이 그림자처럼 드리워 있다.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경기가 회복세 이후 다시 하강...
[새책] 〈아주 평범한 사람들〉외제825호〈아주 평범한 사람들〉 크리스토퍼 R. 브라우닝 지음, 이진모 옮김, 책과함께(02-335-1982) 펴냄, 2만2천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에서 유대인 집단 학살을 실제로 수행한 ‘101예비경찰대대’를 분석했다. 홀로코스트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미국의 역사학자 크리스토...
생, 하염없는 뒷모습 같은 것제825호 세상을 먼저 떠나는 사람들, 그들은 늘 멋대로 떠난다. 32살의 여인이 있다. 7년 전에 남편과 사별했고 3년 전에 재혼했다. “다미오씨는 차분하고 부드러운 성격의 사람이고,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도모코도 저를 잘 따릅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저는 아내와 젖먹이를 버리고 멋대로 죽어버린 당신에게...
청년실신 시대, 차라리 깔깔 웃어주자제825호 “당신에게도 토템이 있습니까?” 영화 <인셉션> 속의 ‘토템’은 디캐프리오가 돌리는 팽이처럼 자기가 꿈꾸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작은 소지품을 말한다. 내게도 토템이 있다. 날씨는 구웠다가 쪘다가 사람을 잡고, 하는 일은 뒤엉켜 헛짓의 연속이고, 믿었던 친구들은 ‘악마를 보았다’가 되어버릴 ...
[KIN] 〈우리는 그림자가 아니니까요〉외제825호우리는 그림자가 아니니까요 이주노동자의 삶과 애환 다룬 23편 9월 4~5일 ‘이주노동자영화제’ 이주노동자의 삶과 애환을 다룬 작품을 선보이는 이주노동자영화제가 오는 9월4~5일 이틀간 서울 혜화동 대학로CGV에서 열린다. 이주노동자의방송 WTV가 주최하는 이번 영화제의 슬로건은...
시간에 집착하지 마세요, 알 덴테제825호 알 덴테를 무시한 사람도 있다. 빌 버포드라는 미국 기자다. “프레시 파스타(생파스타)는 말린 것보다 덜 까다롭고 요리의 주안점도 다르다. 알 덴테니 하는 것엔 신경을 쓰지 않는데, 탱글탱글한 씹는 맛보다 부드럽게 투항하는 느낌을 중시한다.” 버포드의 책 <앗 뜨거워>에서 이 구절을 읽으며 알 ...
섹스, 음양합일을 위한 몸짓제825호 인류 역사를 통해 그 수많은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내는 남녀의 만남. 그 영원한 과제에서 남녀, 즉 음양은 어떻게 다를까? 구조·형상·상징·숫자의 깊은 의미를 연구하는 동양의 상수학(象數學) 개념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만약 겉으로 봐서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리는 사람이 있다면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옷을 벗겨 ...
“한국 권투의 침체, 권투계가 자초한 일”제825호 대한민국 복싱의 새로운 희망 김지훈(23·경기 일산 주엽체육관)은 광복절 아침(미국 현지시각 8월14일 저녁)에 열린 국제복싱연맹(IBF) 라이트급 챔피언결정전에서 멕시코의 미겔 바스케스에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현지에서 붙은 ‘볼케이노’(활화산)라는 별명답게 공격적인 자세가 돋보였으나, 상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