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시스템이야, 바보야제827호 언어는 정치다. 이를테면 과거 1970년대의 기억. ‘근로자’와 ‘노동자’. 사전으로는 둘 다 ‘일하는 사람’에 지나지 않지만 그 일하는 사람을 어떤 언어로 호명하느냐 하는 문제는 정치투쟁이자 문화투쟁이었고, 더 본질적으로는 영혼의 문제였다. 그 밖에 또 무엇이 있는가. 애국심이 그렇고 공정이 그렇고 ...
남자의 육체 공격, 여자의 감성 공격제827호 인간의 몸은 세 요소, 즉 머리(지혜와 영성의 센터), 가슴(감성·사랑·관계의 센터), 배(힘·용기·결과·존재의 센터)로 구성됐다. 그중 지혜와 영성의 센터인 머리는 남녀가 같게 생겼으나 배 부분의 성기는 남성이 튀어나왔고, 가슴은 여성이 튀어나왔다는 차이가 있다. 이런 구조를 통해 통찰해볼 수 있는...
어머니는 경계인이었다제827호 송두율 교수만 경계인은 아니다. 나도 만만찮은 경계인이다. 말하자면 나의 가계도는 ‘경계녀+원주민남=경계인 아들’쯤 된다. 어머니는 광주 출신이지만 내가 어려서 먹던 음식은 전라도식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6살께부터 서울에서 살았다. 섬에서 태어나고 자란 남자와 우연히 만나, 아직 쌍발 프로...
[KIN] 〈종이비행기를 날리자, 멀리 오래〉외제827호 종이비행기를 날리자, 멀리 오래 여의도 한강공원 멀티플라자에서 열리는 제2회 코리아컵 종이비행기 대회 함께 모여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행사가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되는 ‘코리아컵 종이비행기 대회’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멀티플라자에서 9월12일(일) 오전 11시에 시작...
열혈남아의 무한 비장 개그제827호 여기나 저기나 근육 자랑이다. 바닷가나 수영장에선 미끈한 비키니보다 탄탄한 ‘식스팩’이 더 뜨거운 시선을 받는다. 새로 꾸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 모여든 젊은 남성들은 <맥심>이 아니라 <맨즈헬스>를 뚫어져라 들여다본다. 남자 연예인들의 웃통 까기 경쟁에는 탤런트·가수...
대화의 기술제827호 어떤 지면에서, 소설가의 급수가 나뉘는 곳 중 하나가 대화 장면이라는 말을 해놓고는 충분히 부연하지 못했다. 그 뒤 마이클 티어노의 <스토리텔링의 비밀>(아우라·2008)에서 이런 구절을 읽었다. “변증법적으로 움직이는 대사(대화)란 곧 행동이다.”(186쪽) 변증법적...
[새책] 〈인권은 대학 가서 누리라고요?〉외제827호〈인권은 대학 가서 누리라고요?〉김민아 지음, 끌레마(02-3142-2887) 펴냄, 1만3800원 청소년을 위한 인권 지침서가 나왔다. 청소년은 가장 고달픈 존재다. 어른도 아이도 아닌 낀 세대, 성장통을 앓으며 정신적인 공황기라는 세대적 특성에 한국적 특성까지 ...
얼굴, 삶과 시대의 초상제827호 대부분의 날 우리는 자신의 혹은 누군가의 얼굴을 바라보고 쓰다듬고 만지며 산다. 그날그날의 감정에 따라 눈·코·입이 비슷한 위치에 놓인 것만으로도 사람들 얼굴이 하나처럼 똑같이 보이는가 하면 때로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 수만큼 다양하게 보이기도 한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게 얼굴이다. 박영택 경기...
경제위기는 진화한다, 사회위기로제827호 바람이 분다. 더운 기운을 조금 덜어낸 바람이 후덥지근한 여름 공기 사이로 언뜻언뜻 고개를 내미는 계절이 찾아왔다. 더위만큼이나 무겁고 갑갑했던 금융위기의 잔상도 바뀌는 계절처럼 사그라지길 바라지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9월호는 안타깝게도 섬뜩한 제목을 들고 나왔다. ‘대재앙 제2막, 사회위기…
달콤쌉싸름한 생활의 발견제827호 1인용 병실 침대에 하트 모양 쿠션이 누워 있다. 찌그러진 모양새가 아픈 모양이다. 쿠션에 달린 팔에 링거도 맞고 있다. 그림이 전하는 메시지가 단번에 읽힌다. “식어버린 사랑아, 링거 맞고 기운 차려라.” 사물을 의인화해 일상생활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작가 허보리가 서울 인사동 토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