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야구 실현은 공정사회 구현보다 어려운가제829호 한국야구위원회(KBO) 산하 상벌위원회는 지난 9월13일 롯데 외야수 카림 가르시아와 두산 투수 이용찬에게 잔여 경기 출전 금지와 함께 각각 300만원·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 징계는 즉각 여론의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거친 행동을 해 두 차례 퇴장당한...
언제 첫 승 하니?제829호아무래도 목표를 수정해야겠다. 야구를 통한 자기수양? 듣기에는 달콤했다. 하지만 2시간을 달려 경기도 포천에 가서, 2시간 경기하고 박살나고, 다시 2시간 운전해서 돌아오는 동안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화를 다스리는 것도 수양일 수 있겠는데, 7연패를 하다 보니 병이 날 것 같다. ...
시간이 없는 사랑의 섬제829호 “며칠인지 몇 시인지도 까먹고 지낸 지가 꽤 되었다. 글을 쓴 지도 오래되었다. 이곳 자연 속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지면서 내 겉모습도 자연과 하나가 되었다. 강물을 더럽히고 싶지 않아 비누와 샴푸를 쓰지 않자 머리는 자연 드레드로 변했고 피부도 더러워졌다. 하지만 무엇이 더러운지 모를 딜레마에 빠졌다. 내 ...
‘위대한 유산’ 할머니의 손맛제828호평양 할머니 식당, 욕쟁이 할매 보신탕, 할매 손칼국수, 강원도 할머니 족발… 그 외 무수한 할머니 식당들. 해방 뒤 할머니의 손끝에서 ‘식당’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졌다. 할머니 얼굴이나 이름이 간판에 새겨진 세 집을 들렀다. 한 분은 살아서 식당 일을 여전히 돕고 있고, 한 분은 노환으로 식당으로의 외출이 힘들...
내가 니 앱이다제828호 집을 나선 지 30분이 조금 지났을 뿐인데, 고속도로는 꼬리를 물고 서 있는 자동차로 가득하다. 엄마는 “밀릴 거 알면서 왜 이 길로 왔어?”라며 화를 내고 아빠는 “당신이 늑장 부려서 그런 거 몰라?”라며 받아친다. 엉금엉금 기어서 도착한 큰집에서 할아버지는 손자를 앉혀놓고 “‘어동육서’가 뭐냐”며 손자...
한국 주류우파의 계보학제828호 여기 한 집안이 있다. 문상 온 동창생이 노골적으로 부러워하는 집안. 서울 토박이에 중산층이며, 딸은 30대 후반에 서교동 집을 물려받는다. ‘홍대 권역인데, 땅값이 얼마야?’라는 감탄이 튀어나오는가? 영화는 그 감탄의 지점에 질문을 들이민다. 당신이 부러워하는 한국 주류 우파는 어떻게 형성되었고, 무엇...
‘대박 성스’ 문자 랠리 중제828호 어울리지는 않지만, 연애소설 읽기가 취미였다. 중학교 때는 신간을 몽땅 빌려 돌려 읽는 계를 조직하기도 했다. 할리퀸류의 서양 연애소설이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웬만한 책대여점 로맨스 서가의 서양 연애소설 자리를 국내 작가들이 채우면서, 섹시한 그리스 남자가 안 나와서가 아니라 한 번 흐름을 놓치고 따라가…
백년 동안의 오해, 일년 동안의 고독제828호 동양인에 대한 서구인의 뿌리 깊은 고정관념은 2010년을 맞은 오늘에도 여전하다. 지나치게 노력하고, 수학을 잘하고,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연주에 능하다는 식의 긍정적 편견이 있는가 하면, 놀 줄 모르는 지루한 꺼벙이인데다, 공부만 아는 괴짜고, 엉큼하고 교활한데다, 지독하게 경쟁적이고, 초인...
“울거나 화내고 싶을 땐 그렇게 해”제828호 지난 9월7일 서울 홍익대 앞 카페가 모인 골목길에서 스피커를 통해 걸쭉한 사투리를 쓰는 남자의 굵직한 음성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최규석이다. 이날 인터넷서점 알라딘과 사계절출판사가 함께 진행한 만화가 최규석의 강연회 및 독자 좌담회는 지하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열렸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울려퍼지는 그 목…
음식과 사랑에 우열은 없다제828호 서양 학자들은 동양을 가리켜 열등하고 보수적이며 믿을 수 없는 집단이라고 분석했다. 그들이 동양을 분석한 기저에는 동양인이란 ‘통제와 분석이 가능한 타자’라는 잔인하고 이기적인 시선도 포함돼 있다. 이에 에드워드 사이드는 <오리엔탈리즘>에서 동양에 대한 서구 사회의 오래된 편견을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