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약 탔나봐, 나만 좋대제833호 올해만 해도 벌써 세 편이다. 정유미 주연의 <내 깡패 같은 애인> <옥희의 영화> <조금만 더 가까이>가 잇달아 개봉했다. 지난해에는 주연작 <차우> <첩첩산중> <그녀들의 방>을 ...
“현재를 즐겨라, 아님 말고”제832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스페인 수교 60주년을 맞아 ‘전복의 상상, 상상의 전복: 프랑코 정권기 스페인 걸작선’을 선보였다. <부랑자들>(1960), <사냥>(1966), <까마귀 기르기>(1975) 등 카를...
PIFF를 3분으로 만든다면?제832호 잘 찍지도 못하면서 - 부산에서 영화를 찍다 #1. 영화를 찍으란다 “부산에 가서 영화를 찍어보는 건 어때?” “…네?” 농담인 줄 알았다. 하긴 내가 한동안 너무 징징댔다. 부산국제영화제(PIFF) 출장 계획을 잡아놓고 선배에게...
가도 가도 왕십리제832호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댓새 왓으면 죠치// 여드래 스무 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朔望)이면 간다고 햇지/ 가도 가도 왕십리(往十里)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냐거던/ 왕십리 건너가서 울어나다고/ 비마자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 천안(天安...
미술관 안에서 미술계를 풍자하다제832호 1970년 7월 미국 뉴욕현대미술관의 기획전 ‘정보’(Information)에 초청된 좌파 미술가 한스 하케(1936~)는 <뉴욕현대미술관 여론조사>(MOMA Poll)라는 특이한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는 미술관 입장객에게 신분- 미술...
불편해, 그런데 계속 듣고 싶어제832호 ‘어어부 프로젝트’(이하 어어부). 장영규와 백현진으로 구성된 2인조 밴드. 어어부는 특출한 능력을 가진 밴드다.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것. 그들의 음악은 그들의 노래 가사대로 “이빨에 껴 있는 닭고기 조각”처럼 찝찝한 기분을 던져준다. 과연 그 누가 유쾌함의 상징이던 트위스트 김과 &...
변덕스런 키스제832호 플레이오프 5차전. 5-0으로 뒤처지다 5-5를 만들어놓은 삼성 라이온즈의 11번째 공격. 이미 땀 범벅인 두산 투수 임태훈의 투구. 아웃카운트 단 한 개를 남겨놓은 만루. 야구만화에서 만들려고 해도 만들지 못할 극적인 장면이 눈앞에 (정확히 말하면 브라운관 너머에서) 펼쳐지고 있다....
새책〈도덕, 정치를 말하다〉외제832호 도덕, 정치를 말하다 조지 레이코프 지음, 손대오 옮김, 김영사(031-955-3100) 펴냄, 2만2천원 조지 레이코프는 도덕의 프레임으로 현실 정치의 재구성을 말해온 언어학자다. <도덕, 정치를 말하다>에서는 보수와 진보의 기원과 갈등의 원인을 탐구했다. ...
낯선 이의 행복에 왜 감동하는가제832호 드디어 69일 만에 마지막 광부가 땅 위로 올라왔다. 예~. 태평양 건너 칠레에서 매몰됐던 광부 33명이 한명 한명 구출되는 장면은 〈CNN〉 등을 통해 전세계에 중계돼 수백만 명이 함께 가슴 졸이고 또 환호했다. 여기 <유러피언 드림> <소유의 종말&...
나는 명석 망석 부리붕석?제832호 언젠가 고교 동창들이 모인 자리였다. 다들 오랜만에 만난 터라, 정겹고도 독한 별명들을 불러댔다. 그러다 한 녀석이 “내 별명을 지은 게 누구였더라” 하며 없는 머리를 긁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나둘 기억을 떠올리기 시작했는데, 알고 보니 동창생들 별명의 90%를 지어낸 범인이 바로 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