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생초리제836호〈슈퍼스타 K〉 때도 흔들리지 않던 ‘온리 지상파’ 브라운관 텔레비전 고수의 다짐이 흔들리고 있다. 그다지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짐작들 하셨겠지만) 케이블이나 IPTV까지 달면 지상파 본방만 사수해도 텔레비전 앞 붙박이 인생이 그야말로 폐인으로 전락할 게 불 보듯 뻔해서였는데, 아무래도 안 되겠다....
19禁 당신의 판타지를 구원하세요제836호선생님과 학부모가 마주 보고 앉아 있다. 아이의 문제를 말하며 앞쪽으로 손을 모으는 선생님의 바지 위로는 분홍색 속옷이 살짝 비친다. 한복을 수수하게 차려입은 어머니가 놀라며 다리를 꼰다. 그 순간 발목까지 덮은 치맛자락 속 검정 킬힐이 카메라에 잡힌다. ‘실화’ 농담, 진담이 되다 ...
우리는 어찌하다 문자드립에 빠졌나제835호 인구보다 먼저 5천만을 돌파했다. 지난 9월15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5천만 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한국인 4887만 명(올해 추정인구)의 이동전화 보급률이 102.4%에 이르게 된 것이다. 물론 대포폰도 있을 것이다. 이동전화의 기본은 ‘통화’다. ...
상승만 꿈꾸는 도시의 불균형을 보라제835호상아색으로 칠한 벽에 사진이 가지런히 걸려 있을 줄 알았다. ‘전시_xyZ City, 전시 장소_영등포 타임스퀘어 지하 2층 특설 전시장’이라는 전시 소개 문구를 보고 전시장으로 향하는 내내 조금의 의심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타임스퀘어는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 지난해 문을 연 최신식 쇼핑몰이...
초능력을 폭주시킨 자 누구인가제835호 초인(초능력자·강동원)과 규남(고수)은 대조적으로 살아간다. 한 명은 굽어보며 살고 한 명은 바라보며 산다. 초인은 직장을 내려다보는 화려한 오피스텔에 산다. 규남은 창밖으로 지나가는 여자의 다리가 바라보이는 반지하에 산다. 초인은 장난감 같은 세상이 재미가 없어 빌딩이 늘어선 거리를 모형으로 짓는다. ...
먼지 앉은 레퍼토리에 빛을제835호 최근 놀라운 소식 하나가 전해졌다. 세계적인 명성의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가 잘츠부르크 성령강림절 축제의 예술감독으로 위촉됐다는 것이다. 잘츠부르크 성령강림절 페스티벌은 여름에 펼쳐지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과 함께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가 자랑하는 양대 페스티벌 중 하나다. 그동안 이 페스…
[새책] <대동법, 조선 최고의 개혁>제835호 대동법, 조선 최고의 개혁 이정철 지음, 역사비평사(02-741-6125) 펴냄, 2만4천원 글쓴이는 ‘이식위천’(以食爲天), 즉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는 말을 실천으로 옮긴 제도가 조선의 대동법이라고 말한다. 대동법은 현물로 거두던 공물을 쌀로 바꿔 내고 미리...
하루 1천원으로 먹고살아볼까제835호 학창 시절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7개월 정도를 산 적이 있다. 시내의 고층 아파트에 방을 빌려 팽팽 놀다 두 달 만에 가난해진 나는 시드니 중앙역 근처의 낡은 주택으로 집을 옮겨야 했다. 설상가상 그 집은 내가 계약한 뒤 이사 들어가기 전날 밤에 누전으로 불이 나 암담...
문제는 체제야, 바보야제835호 “정치는 경제의 가장 집중적인 표현이다.” 올해 초 그리스를 시작으로 한 유럽의 경제위기와 최근 불거진 프랑스의 연금개혁 반대운동은 레닌의 철 지난 이 경구를 떠오르게 한다. 부르주아 민주주의 체제의 본질이 결국 지배계급의 이익에 복무하기 위한 자본주의경제의 레토릭일 뿐이라는 그의 주장은 이제 흔한 테…
최선을 다해 천진합니다제835호 1972년 부산에서 태어나 거제도에 살다가 2008년에 시인이 되어 얼마 전 첫 시집을 낸 이제니 시인은 ‘분홍 설탕 코끼리’나 ‘독일 사탕 개미’ 같은 것들로 시를 씁니다. 알다시피 영어에는 ‘childish’(유치한)와 ‘childlike’(천진한)가 구별되는데, 시인에게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