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현암 앞에서 나는 왜 작아지는가제840호연습 3주차. 내 실력은 하루하루 아주 조금씩 늘었지만, 향상되는 정도를 그래프로 그린다면 수평에 가까울 것이다. 선생님은 내 실력이 향상되기를 기대하느니 차라리 자연 암벽을 타게 하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 내게 “이번주 일요일에 간현암으로 나오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매일 악몽을 꿨다. ...
모든 전쟁은 범죄다제839호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대단한 호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진 이명박 대통령의 참모들이, 노 전 대통령이 무척 좋아했던 미국 정치드라마 <웨스트윙> DVD를 이 대통령에게 선물해 화제가 된 일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현 정부의 청와대 비서진이 지금까지 했던 몇 안 되는 잘한 일 중 하나라고...
좋은 것은, 짧다면, 두 배로 좋다제839호“깨어나보니 공룡은 아직도 거기에 있었다.” 과테말라 작가 아우쿠스토 몬테로소의 작품 ‘공룡’이다. 이게 다다. 시가 아니고 소설이다. 스페인어 일곱 단어로 된 이 글은 의심의 여지 없이 ‘픽션’으로 인정받았고, 쓰인 단어의 몇백 배 단어를 동원한 작품 해석이 이루어졌고, 수많은 패러디가 바쳐졌다. “공룡이...
방문제839호윤희정 똑똑똑. 리모컨을 쥔 손에 힘이 빠진다. 리모컨을 주울 생각도 못하고 무릎걸음으로 기어가 텔레비전을 끈다. 방 안에 일순 적막이 흐른다. “계십니까?” 현관문을 돌아본다. 그가 왔다. 똑똑똑. “….” “계시는 거 다 압니다.” “…...
음악영화, 이토록 빛나는 순간제839호극장가는 ‘비수기’다. 관객이 망설이는 극장가 앞에는 투자자의 확률의 찜을 벗어나 ‘확신’(<레인보우>의 대사)으로 만들어진 작은 영화들의 간판이 내걸렸다. 올해는 유독 음악영화가 많다. 10만, 100만, 1천만을 노리겠는가. 영화들은 전기 들어온 크리스마스트리의 전구처럼 규칙...
또 그 곡으로 한 해를 마감하실 건가요제839호12월이 되면 전세계 공연장들은 연말을 즐겁게 보내려는 청중을 위해 달콤한 공연을 준비한다. 미국의 각급 학교는 크리스마스부터 새해에 이르는 기간에 꿀맛 같은 일주일간의 겨울방학을 갖는다. 어른들은 이 기간에 아이들에게 좋은 공연물을 보여주려고 애쓴다. 매년 뉴욕시티발레단은 코흐극장에서 12월부터 1월 초반…
고독은 늘 그 자리에 있는 것제839호토니 타키타니는 거의 평생을 혼자 살면서도 한 번도 고독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다. “깊은 습관으로서의 고독에 익숙해진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 앞에 한 여인이 나타나고 토니는 변한다. “고독이 돌연 알 수 없는 무거운 압력으로 그를 짓누르며 고뇌에 빠지게 했다.” 그녀를 만난 뒤에야 고독이 무엇인지를…
자유주의도, 사회주의도 아니다제839호‘사회와 집단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자유주의는 때때로 횡포로 존재한다. 예컨대 경제 논리에 적용된 자유주의는 개인의 경제활동에 대한 국가의 규제를 걷어냈지만, 시장의 자유로운 ‘파괴성’은 잔인한 양극화로 세상을 갈랐다. 자본주의는 어떤가. 산업의 발달과 경제 발전을 부른 자본주의가 …
새책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 외제839호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 노르망 바야르종 지음, 강주헌 옮김, 갈라파고스(02-3142-3797) 펴냄, 1만3500원 여론 조작, 정치인들의 말, 광고의 속임수, 미디어의 정보 조작에 당신은 꿈쩍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세상을 채운 말과 글은 끊임없이 사람으로 하여...
현대판 소작인들의 가난한 투쟁제839호 전쟁인가, 아닌가. 연평도에 떨어진 포탄들은 국민의 입에 연일 오르내리며 ‘전쟁의 위협’으로 되살아났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12월호에서 안영춘 편집장이 말하듯 연평도 포격은 우리가 “60년 가까이 쉬고 있는 상태(휴전)임을 새삼 환기한다”. 한반도가 여전히 휴전임에 반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