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위해 야구장을 짓자제825호 한겨레신문사 야구단인 ‘야구하니’가 첫 승을 향한 집념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구력 10년의 ‘돈키호테’를 만나 ‘1점차’로 진 뒤다. 사회인 야구에서는 점수와 상관없이 승자가 “1점차로 이겼다”고 겸양을 보이는데 점수를 세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벌어질 경우 그 겸양은 더 커 보인다. 핸드볼 점수를 내주고 야…
“임수경이니까 임수경으로 살아”제825호 내게 1989년 여름은 유달리 더웠다. 그해 3월 한겨레신문사에 들어가, 경찰 수습기자로 여름을 나야 했기 때문이다. 경찰서에서 자고, 병원 응급실, 유치장 등을 돌아다니며 ‘기자질이 나한테 맞는 건가’ 의심하던, 가뜩이나 덥던 그 여름에 대학생 한 명이 온 나라를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임수경이라는 ...
무녀의 남편, 학자의 아내제824호소녀는 시름시름 아팠다. 학교 들어갈 나이가 됐어도 일어나 앉지 못했다. 열기 어린 눈을 뜨고 소녀는 꿈을 꿨다.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다 보였다. 오빠가 ‘라면땅’을 어디에 감췄는지도 보였다. 잠들지 않았는데 낯선 형체가 자꾸 눈에 어른거리는 것을 소녀는 꿈이라고만 생각했다. 정순덕(44·이하 정) 8살 ...
한반도에 귀신이 돌아왔다제824호 종교인·종교학자·인류학자 등 8명이 최근 귀신 책을 썼다. <우리에게 귀신은 무엇인가>(모시는사람들)는 귀신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을 한데 녹여 새로운 ‘귀신 담론’을 연구하려는 책이다. 이들은 기독교·불교·유교를 가리지 않고 모든 종교가 악마, 마, 귀신 등의 초자연적 존재를 인정했다...
영등위 보시고는, 자르라 합신다제824호영화 <악마를 보았다>가 등급 논란 끝에 지난 8월12일 개봉했다. 두 차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 사실상 극장 상영이 어려웠던 영화는 편집과 재심의를 거쳐 개봉 하루 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고 겨우 세상에 나왔다. 지난 8월11일 기자시사회에서 김지운 감독은 “영화가 개봉하는...
시청률 높을 탁 시청률 구할 구제824호 “탁구라 지으면 되겠구만. 높을 탁에 구할 구!” 신문을 보던 회장님이 아들의 이름을 이렇게 점지하셨다. 한국방송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밤 9시55분)가 높은 시청률을 구가하며 ‘시청률 왕’이 되었다. 8월4일 수요일 17회 방송분에서 40%(TNmS 조사)...
구질구질하지 않은 딴따라 인생제824호 <붉은 노을>이 이문세가 아니라 빅뱅 노래이고, <제주도의 푸른 밤>이 최성원 노래가 아니라 성시경 노래라고 알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그럴 때가 되었지 이해하면서도 놀라게 된다. 며칠 전 지식검색 사이트에서 “드라마에서 배두나 이름이 왜 글로리아인가요”라는 질문을 ...
“몰라 몰라 언니 맘을 정말 몰라~”제824호 소녀시대가 ‘오빠, 오빠’ 하면 우렁찬 목소리로 ‘소! 녀! 시! 대!’라고 응원한다. 이런 풍경이 눈에 익을 정도로, 그동안 걸그룹에 관한 논의는 주로 남성팬에 대한 이야기로 집중됐다. 그러나 여기에는 사각지대가 있다. 이를테면 아이돌신의 여성팬들은 걸그룹과 어떤 의미를 주고받을까. 시기하고 질투할까...
당신에게 잘 보이기 위해 소비한다제824호매일 숨을 쉬듯 소비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는 기본이요, 낭비는 선택 사항이다. 기업의 눈에 씀씀이가 큰 사람은 아름답다. 그런데 매달 날아오는 카드 청구서에 목이 죄이면서도 우리가 소비를 줄이지 못하는 이유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소비 행태를 스스로도 아름답다고 여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 뉴멕...
[새책] 〈반대자의 초상〉외제824호〈반대자의 초상〉테리 이글턴 지음, 김지선 옮김, 이매진(02-3141-1917) 펴냄, 1만7천원 영국의 마르크스주의 문학이론가인 테리 이글턴이 매체에 기고한 칼럼들을 묶었다. 수많은 작가와 사상가들에 대한 통찰이 들어 있다. 책의 제목에 등장하는 ‘반대자’는 영국에 살면서 영국에 ...